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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남자

불안한 남자

신견식 | | 2013년 1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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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608쪽 | 690g | 140*210*35mm
ISBN13 9788901161204
ISBN10 8901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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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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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헨닝 망켈 Henning Mankell
1948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스웨덴 북부의 헤르예달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헨닝 망켈은 16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17세에 무대 조연출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여러 편의 희곡을 쓴 후에야 1973년 첫 소설 『발파공(Bergsprangaren)』을 발표하는데, 이후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그곳에서 제2의 고향을 발견하고 나서 지금까지 스웨덴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연출가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부터는 모잠비크에서 극단을 운영하며, 스스로 표현했듯이 ‘한쪽 발은 모래에, 다른 쪽 발은 눈에’ 묻고 살면서 ‘잊혀진 대륙’ 아프리카의 특수성과 아름다움을 서구에 널리 알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헨닝 망켈은 『얼굴 없는 살인자들』을 시작으로 쿠르트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불안한 남자』는 발란데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헨닝 망켈이 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이 팔리고, 4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리가의 개들』『다섯 번째 여자』『방화벽』『하얀 암사자』『미소 지은 남자』『이탈리아 구두』『불의 비밀』『빨간 리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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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남은 삶이 10년일지 20년일지 모르지만 지금보다 더 늙는 것 말고는 달리 겪을 일이 없었다. 젊음은 너무나도 먼 기억이고 중년은 이제 지나갔다. 무대 뒤에 서 있다가 세 번째 막이나 마지막 막이 열려서 무대에 오르면 모든 줄거리가 밝혀지고 영웅이 드러나며 악당이 죽을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어떻게든 비극적인 배역을 맡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웃으면서 무대를 떠날 수만 있다면 그뿐이었다. --- pp.78~79

‘다들 기다리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정말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존재라는 굴뚝에서 나와 말 그대로 연기처럼 종적을 감춰버렸다. 만약 송장이 되어 어디선가 썩고 있다면? 아니면 바로 지금 저녁을 먹고 있을까? 다른 행성에서, 다른 이름으로, 내가 모르는 유명인과 함께 식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p.133

비가 연신 자동차 지붕을 사납게 두드렸다. 거품 속에 갇힌 듯이 거기에 앉아, 사라진 두 사람을 둘러싼 사건의 속내를 들여다보려고 애썼다. 호칸이 먼저 종적을 감추었거나 범죄 또는 사고의 희생자가 되어버렸다 할지라도, 루이스의 실종이 반드시 그 사건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이런 지혜 또한 정신적 지주였던 뤼드베리가 물려준 것이었다. 내막이 밝혀진 사건들을 보면 인과관계가 뒤집힌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일어난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건의 결말이 아니라 시작이었던 것이다. 머릿속의 나침반이 고장 난 듯 자침이 뱅글뱅글 돌기만 했다. --- pp.168~169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범죄도 거의 이전 세대에서 저질렀던 악행이 되풀이되는 수준이었다. 그 뿌리를 캐보면 금전 관계, 질투나 앙갚음 따위가 매달려 있기 십상이었다. 앞선 세대의 수많은 선배 경찰관, 군수, 행정관, 검사 등이 똑같은 관찰을 했다. 오늘날 기술적으로는 분명히 실마리를 잡기가 한결 손쉬워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깜냥이야말로 마지막 자물쇠를 푸는 열쇠였다. --- p.208

다른 건 몰라도 어떤 한 가지가 명백하게 보이는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든지 간에 다 호칸에서 비롯되었으며, 마침표를 찍어야 할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루이스는 최근 들어 미심쩍은 구석이 보이긴 했으나, 처음과 끝 사이의 이음매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지금으로서는 예전에 유르스홀름 연회장에서 발란데르 앞에 서 있던 호칸이 정말로 불안한 표정이었다는 것만이 반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였다.
‘모든 것은 불안한 남자에서 비롯된 일이야.’ 그래야만 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 pp.335~336

냉전이라든가 스웨덴 군부 내에서 중립과 비동맹 노선 또는 나토 회원국 가입 필요성을 두고 생기는 의견 분열에 관한 얘기를 들었을 때를 돌이켜보니, 자신이 살아왔던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적은가 싶었다. 예전에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얄팍한 지식을 지금 와서 벌충하기란 물론 불가능했다. 이 세상에 관해 이제는 뒤를 돌아보는 통찰에서만 배울 수 있을 뿐이었다. 발란데르는 이것이 자기 세대의 특징인지 음울하게 자문했다. 살아가던 세상도, 끊임없이 요동치던 정치 상황도 상관없다는 방관 또는 적대감. 아니면 자신의 세대가 분열되어 있었을까? 참여하려던 사람들과 수수방관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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