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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리아드

사이버리아드

: 심너울의 사이버리아드 다시 쓰기

FoP 클래식 시리즈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3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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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40쪽 | 482g | 114*189*35mm
ISBN13 9791159923685
ISBN10 1159923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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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좋아. 자연(Nature)을 만들어봐.”
클라파우치우시가 말했다.
기계가 윙 소리를 내자 트루를의 앞마당은 순식간에 자연사학자(naturalist)들로 가득 찼다. 그들은 논쟁하고, 각자 두꺼운 책을 출판해대고, 자기 것이 아닌 다른 책들은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먼 곳에는 불타는 장작더미가 보였다. 그 위에는 조물주 Nature에 대한 순교자들이 지글지글 타고 있었다. 천둥이 치고, 이상한 버섯 모양 구름 기둥이 피어올랐다. 모두가 동시에 떠들어댔고 아무도 남의 말을 듣지 않았다. 온갖 종류의 계약서, 항소장, 소환장과 여러 문서들이 날아다녔고, 좀 떨어진 곳에서는 노인들 몇이 앉아 종이쪽지에 무엇인가를 미친 듯이 갈겨대고 있었다.
“괜찮잖아, 응? 완전히 ‘자연’스럽네. 인정하라고!”
--- p.44

트루를이 간 왕국은 아트로시투스 왕이 통치하는 곳이었다. 그는 뼛속까지 군국주의자인 데다가 엄청난 구두쇠였다. 왕실 자금을 아끼기 위해 그는 사형을 제외한 모든 처벌을 없애버렸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불필요한 관청을 없애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사형 집행소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사형 선고를 받은 시민은 모두 스스로 목을 베거나, 아니면 드물게 왕이 관용을 베푸는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 베어주어야 했다. 아트로시투스가 비용이 거의 안 든다는 이유로 후원하는 예술은 합창 연습, 체스와 군사 체조 등이었다. 그가 특히 높이 평가하는 전쟁의 기술은 대단히 발전했다.

한편 평화로운 기간에만 제대로 전쟁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왕은 적당한 정도이긴 했지만 평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한가장 중요한 개혁은 반역의 국유화였다. 이웃 왕국이 끊임없이 스파이를 보내고 있었기에, 왕은 왕립 간첩청을 만들었다. 간첩청 소속의 간첩은 부하인 배신자 직원들을 통해 얼마간의 돈을 받고 국가 기밀을 적의 간첩들에게 넘겨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유효기간이 지난 비밀만 살 수 있었다. 그런 비밀들은 덜 비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이 쓰는 돈은 한 닢 한 닢이 다 자기 돈이었다.
--- pp.58~59

지금까지는 온갖 종류의 비군사적 헛생각에 빠져 있던 분리된 정신들이 하나의 연대 의식으로 녹아들고, 군대는 수백만의 부분으로 구성된 하나의 전투 기계가 되었으니, 자동적으로 훈련될 뿐만 아니라 지혜도 갖추게 된다. 그리고 그 지혜는 군대에 속한 로봇 병사의 수에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1개 소대는 상사 1명분의 통찰력을 가진다. 1개 중대는 중령만큼 영민해지고, 여단은 육군 원수보다 더 영리하다. 그리고 1개 사단은 모든 군 전략가와 전문가를 합쳐놓은 것보다 가치가 있다. 이런 식으로, 실로 압도적인 통찰력을 가진 대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그들은 문자 그대로 그들 자신의 명령에 따른다. 그러면 개인의 모든 변덕과 무모한 탈선은 끝날 것이고, 어느 특정한 사령관의 능력에 의존하는 일도, 끊임없는 경쟁도, 장군들 사이의 질투와 적의도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일단 결합되고 나면 낱낱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혼란만 야기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자기 자신뿐인 군대, 이것이 저의 아이디어입니다!”
--- pp.67~68

그쯤 되자 트루를은 숨어버렸기 때문에, 사령부에서는 기술자 한 팀을 소행성대에 내려보내 기계의 출력 유닛에 재갈을 물리려고 했다. 그러나 기계가 발라드 몇 편으로 그들을 제압해버리는 바람에 그 임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번엔 귀머거리 기술자들을 보냈지만, 기계는 팬터마임을 선보였다. 그다음에는 전자 시인에게 무기형 탐험 여행을 명하거나, 폭탄을 떨어뜨려 굴복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근처 성계의 지배자가 왔다. 그는 그 기계를 사서 소행성대째 자기 왕국으로 끌고 갔다.

이제 트루를은 다시 안심하고 공공연히 나다닐 수 있었다. 나중에 남쪽 지평선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 못한 초신성이 폭발했다.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그 지배자가 이상한 변덕에 휩싸인 나머지 우주공학자들에게 전자 시인을 백색 초거성 성운에 연결해서 시 한 줄 한 줄을 거대한 태양 홍염으로 바꾸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은 원자핵 융합 반응으로 창조한 시를 즉각 무한한 우주로 쏘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라 해도 트루를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신성한 모든 것에 걸고 절대로, 절대로 뮤즈의 사이버네틱 모델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이다.
--- pp.97~98

“뭐라고? 클라파우치우시, 자네는 우리 존재를 유리 상자 안에 갇힌 모조 왕국의 존재들과 똑같이 보는 건가? 아냐, 그건 정말 너무 멀리 나간 얘기야! 내 목적은 국가의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것뿐이었어. 사이버네틱적으로 완벽한 모형, 그 이상은 절대 아니야!”
트루를이 외쳤다.
“트루를! 우리의 완벽함은 우리가 받은 저주야. 그것은 우리의 모든 노력이 가져올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지!”
클라파우치우시가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고통을 주고 싶어 하는 불완전한 모방자가 나무나 밀랍으로 조악한 우상을 만들고, 나아가 그 우상을 어느 정도 지성적 존재와 닮은 모습으로 만든다면, 그가 그것을 고문하는 광경은 사실 하찮은 조롱거리겠지! 그렇지만 이런 행위가 발전하고 계승된다고 생각해보게! 배 속에 녹음기를 넣어서 때리면 신음하는 인형을 만드는 조각가를 생각해봐. 맞았을 때 자비를 간청하는 인형, 더 이상 조잡한 우상이 아니고 항상성을 가진 기계인 인형을 생각해봐. 눈물을 흘리는 인형, 피를 흘리는 인형, 죽음만이 가져다줄 평화를 열망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형을 생각해봐! 모르겠어? 모방자가 완벽하다면 모방작도 완벽할 것이고, 유사성은 진실이 되고, 흉내는 본체가 된다는 것을! 트루를, 자네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헤아릴 수 없는 숫자의 생물들을 만들고 사악한 폭군의 손아귀에 영원히 넘겨주었어……. 트루를, 자네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거야!”
--- pp.268~269

“오, 왕이여! 나는 당신에게 완벽한 조언자를 만들어주었고, 당신은 나를 속여 내게 지불할 돈을 안 내고 넘어가려고 조언자를 이용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준 정신의 힘이 공격을 막는 완벽한 방패가 되어줄 테고, 내가 복수하려고 어떤 시도를 한들 그 방패가 있으면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지요. 완전히 틀려먹은 생각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총명한 조언자를 만들어주었지, 당신 자신을 총명하게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점에 의지했습니다. 오직 분별력이 있는 자만이 분별 있는 충고를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제 내게 빚진 금 100자루를 주실 때입니다. 그리고 내가 그 돈을 되찾느라고 낭비해야만 했던 시간 몫으로 100자루를 더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당신과 당신의 조신은 전부 멸망할 겁니다. 당신 곁에는 더 이상 나를 막을 조언자가 없으니까요!”

왕은 분노로 고함을 치며 경비병들에게 이 오만한 자를 즉시 베어 쓰러뜨리라고 신호했다. 그러나 그들이 씽 하고 휘두른 미늘창이 마치 공기처럼 제작자의 몸을 뚫고 지나가자 그들은 겁을 먹고 뒤로 펄쩍 뛰었다. 트루를은 웃으며 말했다.
“마음대로 나를 베어보시지. 이건 원격조작 거울로 만든 이미지일 뿐이야. 현실에서 나는 우주선에 탄 채 너희 행성의 높은 곳에서 맴돌고 있다. 그리고 내 금을 손에 넣지 못한다면 무시무시한 죽음을 선사하는 발사 무기를 궁전에 쏘겠다.”
그리고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오싹한 우르르 소리가 나며 폭발 때문에 궁전 전체가 뒤흔들렸다. 조신들은 공포에 빠져 달아났고, 왕은 수치심과 분노 때문에 기절할 것 같았지만 마지막 한 닢까지 트루를에게 지불해야만 했다. 게다가 두 배로.
--- pp.3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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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스타니스와프 렘은 과학소설계의 바흐이자 문학계의 아인슈타인이다.
- 뉴욕타임스
스타니스와프 렘은 우주 시대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다.
- 뉴욕타임스
렘은 미래 기계의 비극과 희극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데 거의 디킨스적 천재성을 지녔다.
- 뉴욕타임즈 북 리뷰
렘의 저서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성공한 책”으로 찬사를 받은 『사이버리아드』는 과학, 기술, 발명, 인간의 야망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으로 가장 지적이면서 엄청나게 재밌는 걸작이다.
- 보스턴 글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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