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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 이규보

생활인 이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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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03g | 153*224*20mm
ISBN13 9788933706671
ISBN10 893370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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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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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가 가까워질 때까지 제대로 된 관직 하나 갖지 못했던 이규보였기에 그의 경제적 궁핍이 어떠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는 않다. 이규보도 그 어려움을 여러 편의 글로 써서 옮기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39세이던 희종 2년(1206) 3월 11일 아침에 일어났던 다음과 같은 일은 그의 처지가 얼마나 힘들고 딱했는지 대표적으로 잘 보여 준다.
이날 마침내 집에 식량이 떨어져 아침을 굶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3월 초순이면 춘궁기인 보릿고개의 최절정에 해당되는 시기였을 것이다. 이미 하루에 두 끼씩 먹는 것으로 버텨 왔지만, 허기에 시달린 아이들을 보다 못한 아내는 이규보의 털옷을 전당포에 맡겨 곡식을 구해 오자고 했다. 자신이 손수 만들어 겨우내 남편이 입고 지냈던 바로 그 옷이었다.
그러나 이규보는 아내를 나무라며 반대했다. 3월도 중순으로 넘어가는데, 이제 추위가 다 갔으니 전당포의 주인은 이 옷을 받아 주지 않을 것이고, 추위가 다시 오면 나는 어떻게 올 겨울을 나란 말이오. 이 말을 듣자 아내는 도리어 성을 내며 말했다. 이 옷이 비록 화려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직접 손으로 꿰매 만든 것이라 당신보다 곱절로 더 아껴요. 그러나 굶주림이 더 급한데, 하루에 두 끼라도 먹지 못하면 허기져서 다 굶어 죽고 말 터이니 어떻게 올 겨울을 기다린다는 건가요.
이에 이규보는 할 수 없이 아이종을 불러 털옷을 전당포에 팔러 보냈다. 아마도 며칠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값은 쳐 주겠지 기대하면서. 그러나 아이종이 손에 쥐고 온 것은 너무도 뜻밖의 헐값이어서 이규보는 의심이 더럭 들었다. 이 녀석이 혹시 중간에 빼돌렸나?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라고 윽박질렀더니, 아이종은 되레 얼굴에 분한 기색을 띠면서 전당포 주인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봄도 얼마 남지 않아 이제 곧 여름이 오는데, 지금이 어찌 털옷을 팔 때인가. 내가 마침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좁쌀 한 말 값이라도 쳐 주지 못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이규보는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다. 아내가 힘들게 장만해 준 털옷을 거저 주다시피 겨우 한 말의 좁쌀 값과 바꾸다니. 더구나 명색이 상전으로서 아이종에게 볼멘소리까지 듣다니. 허기진 아이들이 대나무같이 기운 없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서 기막힌 현실과 자괴감에 어느새 이규보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은 턱까지 적셨다.
이규보는 젊은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세상일은 전혀 모르고 책만 수천 권 읽으면 과거에 합격하는 것은 윗수염을 뽑는 것보다 쉽고,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사노라면 좋은 벼슬도 쉽게 얻으리라 말해 왔는데, 어쩌다가 운명이 박해서 이다지 궁한 살림을 서러워하게 되었는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도 반성해 보았다. 결국 내 잘못이었구나. 술을 좋아하되 억제하지 못해서 시작했다 하면 천 잔 씩이나 마셔댔고, 취하면 평소 마음에 담았던 말을 참지 못해 모조리 토해 내고는 했는데, 결국 돌아오는 것은 참소와 비방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니. 처신을 한결같이 이렇게 해 왔으니 지금 궁하고 굶주리는 것도 마땅한 일이고, 사람들이 좋지 않게 여기고 하늘도 도와주지 않으니 가는 곳마다 허물이고 모든 일이 어긋나고 말았네. 아, 이것은 내가 스스로 거머쥔 일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이렇게 자신을 반성한 이규보는 친구 최종번에게 이날 있었던 일과 자신의 심정을 숨김없이 시로 써서 옮겨 주면서, 그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끝맺었다.

손가락을 꼽아가며 스스로의 죄를 헤아려서 屈指自數罪
채찍을 들어 석 대를 때렸네 擧鞭而三笞
지난 일이야 뉘우친다고 어찌 미치겠는가마는 旣往悔何及
앞으로 올 일들은 당연히 쫓아가겠네 來者?可追

-「옷을 전당 잡히고 느낌이 있어 최종번 군에게 보이다[典衣有感 示崔君宗藩]」,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2 고율시

이렇듯 처절하게 자신의 처지를 반성하고 앞으로는 더 열심히 살겠노라고 다짐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으로서 이규보는 이 궁핍함을 해결할 아무런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 대신에, 솥의 다리가 부러지면 고치거나 새로 사지 않고 다른 것을 괴어서 쓰는 처지가 되어도 절름발이가 된 솥에게 ‘대장장이의 잘못이지 어찌 너의 잘못이겠는가’ 하고 낙천적으로 받아들였다. 숯이 없어서 추위를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여름에도 얼음 없이 더위를 보냈는데 겨울에 숯 없다고 추위 걱정할 게 뭐 있으랴’라고 천연덕스럽게 대처할 뿐이었다. 또 친구가 찾아오면, 집에는 돈 한 푼 없는 지경이지만 ‘차마 청담淸談만 나누면서 헛되이 하루를 보내겠는가’라고 하면서, 전당포에 옷을 맡겨서라도 대취하도록 만든 대범한 풍류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규보의 문집에 남아 있는 시 중에는 자신의 가난을 풍자와 해학으로 포장하여 반어적反語的 수법으로 쓴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나타난 표현들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주저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규보는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자신의 가난 앞에서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이고도 낙천적인 사고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으로서의 이러한 모습은 가난과 배고픔과 추위에 떠는 가족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옷을 전당 잡힌 후 자신의 서글픈 처지를 최종번에게 솔직하게 토로한 앞의 시에서 보듯이, 이규보는 고민을 숨기지 않고 친구들에게 모두 털어놓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솔직한 점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매우 무능한 가장이고 가끔은 술에 취해 말썽을 일으키는 골칫거리이기도 했지만, 몇몇 친구들과는 매우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규보가 절망적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친구들 덕택이었다. 1206년 3월에 일어난 이규보의 비참한 집안 사정을 다 들어 준 최종번은, 몇 년 전에 이규보의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 있을 때 염소고기의 포를 보내 병구완을 도와주었던 바로 그 인물이다. 또 다른 절친한 친구인 승려 혜문惠文은 숯과 쌀과 솜 등 필수품을 고비 때마다 보내 주어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던 이규보의 가족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또 희希 선사도 매일 죽으로 끼니를 때우던 이규보의 식구들에게 쌀을 보내 주어 흰 쌀밥을 배부르게 먹게 해 주었다.
이와 같이 이규보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는데, 그 도움은 피난지 강화江華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에도 계속되었다.
고종 19년(1232) 6월에 갑작스럽게 강화 천도가 단행되자, 65세의 이규보도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집을 미처 마련하지 못해 온 식구가 하음 객사河陰 客舍의 행랑에서 여러 달 동안 기거해야 했다. 새 서울에 들어간 뒤에 모두가 새로 집을 짓는데 그렇지 못한 이는 이규보뿐이었고, 사람들이 다투어 땅을 구하여 경작하는 판에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도 이규보 혼자뿐이었다. 이렇게 몇 년을 살다가 재상의 지위에까지 올랐으나, 녹봉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양식이 떨어지고 숯이 없어 추위에 떠는 일도 다반사여서 ‘세상에는 궁한 재상이 없는데 나는 최고로 궁하다’라고 스스로 탄식할 정도로 늘 가난에 시달렸던 것이다.
이러한 이규보를 두고 친구나 후배들은 쌀, 숯, 채소씨앗과 같은 생활필수품은 물론이고, 병중의 이규보를 위해 복숭아, 배, 홍시, 곶감, 귤 등의 과일이나 꿩 같은 귀한 음식도 보내 주었다. 많은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겠지만, 친구들이 이렇게 끝까지 이규보를 도와준 것은 그의 재능을 아낀 탓도 있겠지만, 이규보 역시 친구들을 잘 대접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울러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모두 다 털어놓는 꾸밈없고 소탈한 개방적인 성격, 그것이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쌓게 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이규보의 친구들은 어떠한 사람들이었는가, 즉 이규보는 어떠한 인맥을 형성하여 사회생활을 해 갔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아야 할 차례가 되었다.
---제3장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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