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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너는 벚꽃 안에서

방과 후, 너는 벚꽃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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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88g | 128*188*15mm
ISBN13 9791138434935
ISBN10 113843493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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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렇게 자랑스러워할 만한 인생은 아니었다.
이치노세 사쿠라, 스물일곱 살.
전직에 동반되는 이사 집을 고려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한 번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었다.
‘기다려! 제발 부탁이니 가지 마! 나를 두고 가지 마!’
역대 남자 친구에게도 이렇게 매달린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을 만큼 미련 가득한 비명을 머릿속으로 지르면서 막차가 출발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켜보고 말았다, 오후 10시 45분에.
늦더위의 열기가 좀처럼 물러가지 않는 회사 근처의 버스 정류장. 세련된 패션 빌딩의 매직미러 유리에 뿌연 반달이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다.
―아, 또 저질렀네.
나는 요란하게 한숨을 내쉬고 아직 다니는 전철을 타기 위해 역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회사에서 자취하는 원룸까지 지금 출발한 버스를 타면 30분쯤 걸려 도착한다. 이걸 타지 못한 경우에는 자비로 전철비를 내고 멀리 돌아가는 전철을 탄 다음 걸어야 해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이렇게 바보 같은 일이 또 있을까.
모두 도쿄의 집세가 비싼 탓이다. 빌어먹을,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비싸다.
그래서 나도 생각했다. 괜히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역 주변에서 집을 찾는 것보다는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분인 곳을 찾는 편이 예산 내 선택지도 늘어나는 좋은 선택이라고.
‘설마 이렇게 막차를 자주 놓칠 줄이야.’
―나는 말이지, 집에 가고 싶다고!
그런 것조차 마음대로 못 하는 거냐. 방해하지 마!
“죽어버려.”
무심코 구두를 향해 욕을 퍼붓고 있는데 클랙슨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놀랄 새도 전혀 없었다. 맹렬하게 돌진해온 승용차에 내 몸은 튕겨 날아갔다.
---1장 「로퍼, 교과서, 통학 정기권」 중에서

따돌림이라든가 장난이라든가 무시라든가.
내가 학교 교실이라는 아주 좁은 공간에 틀어박혀 있던 십수 년 사이에 그런 것이 없었냐고 한다면 당연히 있었다. 많든 적든 반드시 있었다.
바로 근처에서 일어났던 일도 있었고 말려들어 당사자가 됐던 적도 있었다.
특히 취주악부는 여자가 아주 많았기 때문에 아무도 싸우지 않는 시기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말하기는 그렇지만 피를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역시 왕따는 싫단 말이지.
특히 많은 사람이 괴롭히며 웃는 건 최악이다. 그런 건 진짜 싫다.
사다코라. 사다코 엔조라.
확실히 엔조 사쿠라는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럿보다 혼자가 좋은 협조성이 부족한 타입이었을지도 모른다.
사키코의 반응을 보아 붙임성 역시 있다고는 말할 수 없고, 실제로 사이좋은 아이는 적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 여자들에게 공격 ― 아니, 왕따를 당하는 건 넘겨도 될 일일까. 이걸 어쩌지.
---2장 「공기는 읽는 것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것이다」 중에서

“― 이제 됐니?”
하가 선생님의 목소리에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선생님의 손끝이 뻗어 나와 내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정말 제멋대로라니까.”
문득 쓴웃음을 지으면서 숨을 내쉰 그 입술이 당연하다는 듯이 내 입술을 덮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처음에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웠으니까.
하지만 남성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감촉에 놀랐고, 게다가 혀까지 들어와서 나는 반사적으로 상대편의 가슴을 되밀고 말았다.
선생님은 바로 뒤 캔버스 네트에 부딪쳤다. 내가 어깨에 메고 있던 숄더백과 사쿠라의 일러스트 보드가 바닥에 떨어졌다.
‘어째서.’
입가를 손등으로 닦으면서 나는 믿을 수 없다는 기분으로 하가 선생님을 봤다.
선생님은 나 이상으로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상처 받은 느낌으로.
---5장 「사쿠라의 안에 있는 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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