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인간의 본성이다. 시장의 숱한 예측은 단기적이며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예상은 먼일이거나 불편한 진실인 경우가 많다. 사람의 뇌는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일지라도 그것이 받아들이기 불편한 진실이라면 고의로 눈을 감아버린다. 무게 1500g의 단백질 조직인 사람의 뇌는 게을러서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던 내용과 비슷한 정보가 들어오면 선뜻 수용해 버린다. 편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사실이라도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면 이를 외면해 버린다.
---「인트로, 시장을 예측하려고 하지 마라」중에서
혹시 테니스나 탁구를 쳐보셨나요? 아마추어 탁구나 테니스 경기에서 승리하는 쪽은 화려하고 강한 공격을 하는 팀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고 상대의 공을 잘 받아넘기는 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프로가 누구인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투자의 세계에서는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아마추어입니다. 즉, 실수만 줄여도 투자 성과는 크게 개선되죠.
---「프롤로그, 단돈 100만 원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투자 시나리오를 그릴 때다」중에서
그런데 애플과 삼성전자의 미래도 지금과 같을까? 지금 1등이 미래에도 1등일까? 20~30년 후에도 이 회사들이 시장에 남아 있을까? 이런 회사에 대한 투자가 내 수익률을 높여줄까? 앞서 본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30%로, 삼성전자나 애플보다 훨씬 높았다. 모바일 사업을 접을 때까지 노키아는 무려 13년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 세계 1위이자 우량주였던 노키아에 투자금을 넣어놓고 장기투자를 했다면 어땠을까? 누군가 1999년 1월에 노키아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었다면 2021년 12월 말 기준으로 그는 원금의 35%를 잃었을 것이다. 심지어 직전 고점인 2000년 4월에 들어갔다면 -84%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1부, 우량주_ ‘대장주’에 장기투자 하라고?」중에서
종잣돈이 1000만 원인 사람이 연 10%의 수익으로 30년간 투자했다면 잔고가 1억 7400만 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종잣돈 5000만 원인 사람이 연 10%의 수익으로 10년간 투자한 결과인 1억 3000만 원보다도 크며, 4000만 원으로 시작한 사람이 15년간 투자한 결과인 1억 6700만 원보다도 큰 금액이다. 종잣돈이 다섯 배 큰 것보다 투자 기간이 세 배 긴 경우에 더 큰 부가 형성되고, 종잣돈이 네 배 큰 것보다 투자 기간이 두 배 긴 경우 더 큰 부자가 된다. 즉, 종잣돈의 크기보다 투자 기간의 길이가 더 중요하다.
---「1부, 종잣돈 1억_ 목돈 모으기 전에는 투자하지 말아라?」중에서
투자의 영역에서도 사람보다 나은 동물 이야기가 있다. 2000년 유럽판 《월스트리트저널》은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1999년 7월부터 1년간 4번에 걸쳐 투자 전문가 그룹과 아마추어 주식 투자자 그룹, 그리고 원숭이 등 3개 그룹의 추천 종목 수익률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원숭이 그룹이 선두를 차지했다고 한다. 원숭이는 다트 던지기로 종목을 골랐는데, 수익률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원숭이가 11.4%로 가장 성적이 좋았고 전문가 그룹은 -13.6%, 아마추어 그룹은 -124.6%를 기록했다.
---「1부, 미래 예측_ 증권사들의 시장 전망은 얼마나 정확할까?」중에서
자산배분 투자는 투자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직장인에게 유리한 투자 방법이다. 시장의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거나 곧바로 대응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변동성이 낮으며 적정한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노후 대비 연금이나 주택 마련 자금과 같은 장기 자금을 굴리기에도 적합하다. 물론 작살을 쏘는 것처럼 직접적이고 강렬한 희열을 경험하긴 어렵다. 또한 낚시의 손맛 같은 쾌감을 느낄 수도 없다. 하지만 잔잔하고 꾸준한 수익으로 맛있는 물고기를 ‘지속적으로’ 잡을 수 있다.
---「2부, “시장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 편히 투자할 방법이 없을까요?”」중에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K-GAA 포트폴리오에서 22년간 손실이 발생한 해는 2018년 단 1번이었다. 그마저도 연수익률이 -0.2%로 손실폭이 매우 낮았다. 다른 포트폴리오들의 경우 손실이 발생한 해가 GAA 포트폴리오는 3번, 영구 포트폴리오는 6번, 유대인 포트폴리오는 3번, 6040 포트폴리오는 4번이었다. 연 단위로 봤을 때 포트폴리오별 가장 큰 손실률은 GAA 포트폴리오와 영구 포트폴리오가 -7%, 유대인 포트폴리오가 -8%, 6040 포트폴리오가 -24%였으나 K-GAA 포트폴리오는 -3%에 그쳤다. K-GAA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우수한지 알 수 있다.
---「2부, K-GAA 포트폴리오_ 달러 강세의 수혜를 포트폴리오에 연결하라」중에서
이런 식으로 매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금액을 계속해서 IRP 계좌에 투자하면 실로 상당한 금액이 모인다. 60세에 연금저축펀드 계좌에만 6억 672만 원이 모이고, IRP 계좌에는 1억 1437만 원이 모여 두 계좌 합산 7억 2109만 원이라는 노후 자금이 생긴다. 이는 현재가치로 계산하면 3억 6975만 원이며, 60세부터 90세까지 매년 2256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매달 쓸 수 있는 생활비로 188만 원이 생긴다는 뜻이다.
---「3부, 노후 대비형_ 월 50만 원 투자로 평생 월 187만 원 받는 시나리오」중에서
이 방법을 아주 짧게 요약하면 ‘라면의 물 맞추기’와 같다. 라면 봉지 뒷면의 레시피는 라면 회사에서 연구한, 라면을 가장 맛있게 요리하는 ‘슈퍼 레시피’다. 이 슈퍼 레시피대로 끓인 라면을 중학생인 첫째는 조금 맵다고 하고, 초등학생인 둘째는 많이 맵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첫째에게는 물을 조금 추가해 주고, 둘째에게는 더 많은 물을 넣어 준다. 물이 적당히 추가되면 아이들은 덜 매워하며 맛있게 라면을 먹게 된다. 이처럼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물을 맞추듯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면서 말이다.
---「3부, 슈퍼 포트폴리오_ ‘토빈의 분리정리’로 라면 물 조절하듯 간편하게 투자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