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 여자를 목매달 준비가 되어 있어요.”
네틀즈 부인이 속삭였다.
“할 수만 있다면 오늘 아침에라도 당장 목을 매달걸요. 하지만 그 여자는 그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에요. 그 여자가 필요로 하는 건 진실의 수호자예요. 모두가 그 여자에게 등을 돌릴 때 누군가 그 여자의 결백을 입증해줄 사람.”
“부인, 저는 그냥 서기일 뿐이에요. 저는 그럴 힘이…….”
“당신이 그런 힘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에요.”
네틀즈 부인이 매튜의 말을 가로막았다. --- 1권 p.181.
순간 태양이 구름을 벗어나 땅 위로 빛을 내려보냈다. 갑자기 찬란하고 아름다운 햇빛이 비치자 호수가 금빛으로 물들었다. 호수 주위 참나무들의 초록빛 우듬지도 금빛 햇살에 비쳐 금박을 입은 듯 빛이 났다. 그 순간 매튜는 파운트로열이 주민들에게 주는 영향력을 깨달았다. 야생에서 다듬어진 땅. 울타리를 치고 길을 들이고, 땀과 눈물로 세례를 주고, 오로지 인간의 의지와 근육만으로 만들어진 유용한 땅. 이 황무지를 통제하겠다는 욕망, 도끼날과 삽으로 형태를 갖추겠다는 이 욕망은 꿈인 동시에 저주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마을을 짓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곳이 항구도시가 될 때까지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의 유혹과 도전을 누가 거부할 수 있겠는가?
예전에 읽은 어느 철학책에서 인간의 묵상, 평화, 경건함은 모두 신의 것이며, 전진하여 정복하고, 산산이 부수고 재건하고, 의문을 던지고 잡을 수 없는 희망 너머로 손을 뻗는 인간의 욕구는 악마의 것이라고 했던 내용이 생각났다. --- 1권 p.304.
“레이첼 호워스는 너에게 밤의 새다, 매튜. 어둠이 너를 삼키려 하는데 그걸 못 본 체하며 너에게 경고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보호자로서 자격이 없다.”
“어둠이 저를 삼킨다고요? 너무 과장된 말씀 같은데요, 판사님.”
매튜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나는 오히려 절제된 표현인 것 같다. (…) 그 여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널 사로잡았어. 그 여자가 너에게 바라는 건…… 화형대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 외에는 없다……. 그 죄악으로 말미암아 너는 영원히 하느님의 눈 밖에 나게 될 거야.”--- 2권 p.21.
이 세상의 어떤 질문에도 쉬운 답이 없었고, 날이 갈수록 질문들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매튜는 판사가 아들을 찾기 위해 고아원에 왔다고 믿었다. 그리고 아들 대신 보살펴온 매튜를 잃게 될 거란 생각에, 판사는 정말 괴로워할 것이었다. 하지만 매튜는 판사를 향한 마음과 동일하게, 레이첼에 대한 마음도 없애버릴 수가 없었다. 매튜는 어쩌면 아들을 대신할 사람일지도 몰랐다. 그랬다……. 하지만 매튜는 남자였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그 말은, 그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그녀가 처형당하는 순간까지 싸워야 한다는 뜻이었다.
밤의 새든 아니든, 그녀는 정말로 매튜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는 새장의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그녀를 지금도 듣고 있었다.
--- 2권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