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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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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20g | 130*200*20mm
ISBN13 9791191883114
ISBN10 119188311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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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가 있기 전에 우리는 동의했다. R 혼자 숲에 들어가서 이틀 동안 지내기로. 야영하면서 높은 산에 오르고 오솔길을 거닐고 야생 식량을 구하기로.

나는 몸이 공처럼 통통하게 불어났다.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이 피한다. 좁은 현관에 몸이 끼기도 한다.

머리가 저절로 동그랗게 말린다.
--- p.17

인간은 미생물에서 생겨났다. 미생물에서 인간 형상이 나타났다. 흐물흐물한 덩어리에서 뼈가 자라고 살이 붙고……. 그러다 우뚝 일어섰다.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였다.
--- p.20

R은 아기가 태어나고 4분 뒤, 샛노랗고 주름살투성이인 아기를 산파가 품에 안고 있을 때 도착한다. 나는 R에게 손을 내밀 힘조차 없다. 배에 힘주며 세 시간을 몸부림치느라 두 눈까지 아프다. 온몸이 곤죽이 되었다.

어둠 속에 마귀 떼가 날아다닌다. 섬뜩한 소리가 일다가,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든 동작을 멈추면서 완벽한 고요에 잠긴다.

병원에 있을 때 R이 와서 알려주었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소문이 병동을 전염병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 p.21

사흘째 되는 날에 태양이 높이 떠오르자, R이 집을 짓기 시작한다. 마당에 있는 헛간을 조금만 수리하면 우리가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Z가 뜨는 눈이 매일매일 조금씩 커진다. 심장은 어떻게 뛰는지, 산소는 어떻게 빨아들이는지, 허파 주머니는 어떻게 늘리고 줄이는지 등등, 숨 쉬는 복잡한 과정 하나하나를 끊임없이 살핀다.
그 숨을 어느 순간 멈출 것 같다. 가끔은 잠을 너무 조용히 자는 게, 세상을 뜬 것 같다.
--- p.28

이제 나는 Z에다가 N까지 돌봐야 한다. 그런데 R은 이불만 뒤집어쓰고 있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조차 만들지 않는다. 배에 Z를 올려놓아도, Z가 먹을 거 좀 달라며 저에게 입을 벌려도 가만히 있다.

나는 아기를 떼어낸다. 아기한테서 아빠 냄새가 난다.

N은 침대에서 일어나, 가끔은, 혼자 옷을 입을 수 있다. 혼자 세수도, 때로는, 할 수 있다. 요리는 할 수 없다. 이런 일은 G가 다 했다.
--- p.36

나는 음식 문제를 하나같이 젖으로 연결하기 시작했다.

꺼림칙해서 안 먹던 감자 통조림, 너무 매끈매끈한 렌즈콩, 얼어붙은 손가락 같은 소시지, 벌레 먹은 쌀. 이 모든 게 결국에는 젖이다.

하나씩 맛본다. 묽고 달콤하다. 하나하나가 내 몸속에서 겨울철 온천 수증기처럼 일어난다.

당장은 젖이 너무 많다. 젖이 솟구치는 느낌이 부담스러우면서도 달콤하다. Z가 입을 떼면 젖이 공중으로 뿜어 오른다. 하얀 분수가 아기 코와 턱과 눈꺼풀로 떨어진다.
--- p.50

수용소에서는 물로 죽을 끓이기 시작한다. 우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도 사정을 아는지라 투덜대지는 않지만, 죽이 너무 묽다. 예전 명절날 학급 친구들한테 퍼준 죽이랑 너무나 비슷하다.

점심은 묽은 수프로 바뀐다. 일 인당 빵 한 조각.

음식다운 음식은 초저녁에 나온다.

밤마다 먹을 걸 달라고 뱃속이 아우성이다.
--- p.74

태양은 눈부시게 찬란하다가 기울고, Z는 머리를 내 턱밑에 밀어 넣은 채 낮잠을 즐긴다. 이윽고 우리는 밤바다로 나아간다.

이게 밤 항해다. 텅 빈 곳, 아무것도 없는 곳, 바다는 새까만 입술을 열고 하늘은 새까만 등을 구부리는 곳. 별은 이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지도로.

Z는 어둠이 좋다, 바닷물만큼. 눈을 크게 뜨고 오랫동안 바라본다.
--- p.98

사람이 오랫동안 방치한 시설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우리는 걸어간다. 둘 사이에 Z를 도망자의 보따리처럼 매고, 막대기에 손수건을 묶은 채. 그러다 멈춘다. Z가 꿈틀대기 때문이다. 자루에 든 생쥐처럼.

Z는 제힘으로 기어가길 바라고, 그래서 가끔 그렇게 한다.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잠시 쉬는 것이다. 우리는 묵직한 다리를 풀밭에 맡기고, Z는 우리 몸을 정글짐, 미끄럼틀로 사용한다.
--- p.128

나는 ‘우리 아파트’라고 내가 말하는, 우리가 한때 살던 곳으로 가는 배를 예약하러 간다. Z에게 보여주고 싶다.

정말로 말랐다면 재입주할 수도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나는 쫑긋 선 Z의 귀에, 멋진 구멍에 대고, 이렇게 속삭인다. 재입주.

대기자 목록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는 게 좋을 듯한데, 그들은 아무 말도 않는다.

Z를 장애인쯤으로 여기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냥 떠난다.
--- p.140

나는 Z에게 먹이고 나도 먹는다. 차례대로 그렇게 먹는다. 음식을 가득 뜬 숟가락이 있고 Z의 입으로 다시 들어가는 숟가락이 있다. 이런 느낌이 든다. 숟가락은 늘 한 자리를 지키고, 내가 숟가락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느낌.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부대낀다. 위가 제 기능을 잃었다.

그럴 때면 Z 생각이, Z가 몸속에서 움직이던 느낌이 떠오른다. Z가 몸에서 빠져나오는 건 아닐까, 살과 근육이 발톱에 베이는 건 아닐까 가끔은 걱정스러웠다.

지금 생각하니 임신은 대단한 모험이었던 듯하다. 정말 용감했다. 책에 적힌 대로, 배가 곱절로 커지는 걸 감수한다는 것. 태반이 모든 걸 빨아들이도록 허용한다는 것.
--- p.151

우리는 34호 배에 올라탄다. 지금은 어디에든 숫자를 붙인다. R은 그 원리를 찾고, 나는 그러지 말라고 권한다. 이게 ‘사후 계획’이다.

Z는 자신이 배에서 얼마나 잘 지내는지를 아빠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의 절박한 처지, 금방 터질 듯한 분위기를, 알아챈 듯하다.

생각과 달리 바다는 짙은 잿빛이다.

Z가 내 가슴에 머리를 쿵 들이박는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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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독특한 소설이다. 시적 문체로 만들어지는 몽환적 세계가 압도적이다. 도시 전체가 바닷물에 잠기는 절망적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되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사람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소설은 아주 조금, 아주 독특한 관점을 보여주면서 서사를 끌고 간다. 서사의 비약과 결락이 매력을 더한다. 그러니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숨겨지고 건너띈 부분을 상상하고 구성해내게 된다. 독자로 하여금 이런 적극적 독서를 하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마력이다. 독자는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워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진지해진다. 책을 읽는 이 순간 소설 속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그런 위급하고 낯선 상황을 대처하는 가장 앞선 자리에 독자가 서게 된다. 마지막 알파벳인 Z라 불리는 아기가 경이로운 시작을 하는 것과 함께.
- 이강옥 (영남대 명예교수)
감동적이고 은은하면서도 강력하다.
- Jim Crace (Harvest 작가)
야심 차고 독창적이며 강렬하다. 첫애를 낳아서 힘들게 기르던 시절이 떠오른다.
- Fanny Blake (Daily Mail)
창의력이 넘치는, 넓은 시야로 많은 걸 바라보게 하는 책.
- Scotland on Sunday
Station Eleven 의 팬들은 이 소설을 무척 좋아할 것이다.
- Red Magazine
놀라울 만큼 시적이다. 이미지가 곳곳에서 진주처럼 반짝이고, 이야기는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 Observer
놀랍다. 아름다우며 통찰력이 대단하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누구나 새롭게 거듭난 느낌을 받으리라.
- Elle
이 소설은 Emily St. John Mandel의 Station Eleven이나 Margaret Atwood의 MaddAddam 3부작처럼, 새로운 세상이 열리리라는 확신을 보여준다. 작가가 그린 세상의 종말은 부드러운 것이기에 미래 삶의 가능성을 약속한다.
- New Statesman
전 지구적 재난에 맞선, 강렬한 모성애를 기리는 기념비.
- Daily Mail
대단하다. 작가는 삶이 보잘것없게 느껴질 때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인간존재의 이유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추적한다.
- Sinead Gleeson (Irish Times)
매우 훌륭하고 무척 중요하다. 대단한 걸작이다. 완벽하다.
- 네이선 파일러 (The Shock of the Fall 작가)
'흥미롭고 매력적. 마침내는 희망을 보여 준다.
- 나오미 앨더만 (The Power 작가)
특별하고 놀라우며 아름다운 책. 읽은 지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가슴속에 메아리친다.
- Evie Wyld (All the Birds, Singing 작가)
비범, 특별하고 미래 지향적인 신화. 새 브랜드를 붙인 모성애로 전 세계 수많은 Vogue를 휩쓸 태세.
- Vogue
완전히 설득력 있는 디스토피아. 나는 이 얇은 소설이 전하는 새로운 모성애에 푹 빠졌다.
- 캐시 렌첸브링크 (The Last Act of Love 작가)
독특하면서도 야심 찬, 눈에 띄는 데뷔작. 독자들은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 Guardian
이 소설은 Cormac McCarthy의 The Road 를 연상시킨다. 소설의 일반적인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시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놀랍다.
- Financial Times
아기를 안고 피난길에 나서서 사랑으로 모든 걸 이겨내는 모성애가 눈부신, 강렬하고도 괴로운 이야기.
- Stylist
메건 헌터의 짧으면서도 강렬한 데뷔작이 반짝 눈에 띈다. 이야기는 어두운 쪽으로, 부드럽고 심오하게 흘러가는 데도.
- Psychologies (이달의 책)
아름답고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도 무섭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지구에서 꼭 필요한 때,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놀라운 데뷔작.
- Manchester Evening News (Manchester Evening News)
격렬하고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환하고 기쁜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 Rowan Hisayo Buchanan (Harmless Like You 작가)
극한에서의 생존 문제를 다룬, 아름답고 시의적절한 책.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과 인간다움이 배어 있다.
- Lisa Owens (Not Working 작가)
특별하고 멋지다. 나는 이 책을 통째로 삼켜 버렸다
- Megan Bradbury (Everyone is Watching 작가)
아름답다. 물은 여기서는 곧 사랑이다. 사랑의 수위가 변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 준다.
- Cynan Jones (Cove 작가)
이 아름답고 시의적절한 소설을 읽고 숨을 죽였다. 이 소설은 멋진 예술품이다
- Christie (Tiny Sunbirds Far Away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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