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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536g | 127*188*35mm
ISBN13 9788937427534
ISBN10 8937427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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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말했다. ‘그래서?’
‘그래서 어쨌다고?’라고 하듯. 어깨를 으쓱하거나 ‘그래서 나더러 어떻게 해달라는 건데?’나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어’나 ‘사실 나는 찬성이야, 좋다고 봐’라고 하듯이.
오케이, 전부 다 그렇게 말한 건 아니다. ‘다들 그러는데’라고들 하듯 회화체를 쓴 것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그때, 그 특정한 시점에, 그것은, 이 묵살의 어조는, 하나의 뚜렷한 표시였다.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 p.13

똑똑한 내 딸. 어머니가 말했다.
아주 어렸을 적, 느낌이 너무 좋아서 어머니에게 물어봤던 그런 종류의 온기가 사샤의 가슴에 차올랐다. 어머니는 “그건 네 속의 여름이야”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똑똑해야 돼. 아직도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로 어머니가 말했다. 똑똑한 소녀들은 더 똑똑해야 돼, 저기, 저기보다…….
합당하고 수용할 만한 수준의 똑똑함보다. 사샤가 어머니의 허리에 대고 말했다.
--- p.29

머시가 말한다. 탄핵재판이 악임을 하느님은 아십니다. 하느님은 우리 대통령님의 숨결 하나하나로 대통령님의 이름을 정결하게 하셨거든요. 저는 하느님을 압니다. 하느님은 저를 아시고요. 제 말을 믿으세요. 사실입니다. 저는 하느님과 핫라인을 가진 여자예요. 하느님은 제게 직접 전화를 돌려 말씀하셨답니다. 위대하고 위대한 일을 담당하기 위하여 이 땅에 계신 우리 위대하고 위대한 대통령님을 보필하라, 여러분에게 전하라고요. 하느님 아버지와 구주 예수가 손수 맡기신 위대하고 위대한 일을……
너무 자지러지게 웃는 바람에 사샤는 의자에서 거꾸러질 판이다. 어머니가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다
--- pp.38~39

그녀가 여자에게 전화기를 내민다.
저 대신 문자를 좀 찍고 발송 버튼을 눌러 주실 수 있을까요? 그녀가 묻는다.
그럼. 물론이죠. 뭐라고 쓸까요? 여자가 말한다.
사샤는 잠시 생각한다.
이례적인 유대(bonding)의 경험을 하게 해 줘서 고맙구나. 그녀가 말한다.
여자가 웃음을 터뜨린다.
남자는 자기 전화기로 인터넷을 열어 강력 접착제(bond)로 피부에 붙은 유리를 어떻게 떼어내야 하는지 검색하기 시작한다.
--- p.70

아버지 : 우리가 분노하고 싶으면 우리는 정통 영어의 분노를 쓸 거라고. 당신에게는 다른 언어에서 온 말을 사용할 권리가 이제 없어.
교사 : 빌둥스로만(Bildungsroman)이라는 낱말은 한 사람의 개인적 발달의 이야기를 뜻해요. 독일어에서 영어로 전파되어 이제는 영단어가 됐고요. 이 유명 영국 소설에 대해 시험지에 쓸 땐 빌둥스로만이라는 낱말을 알아야 돼요.
아버지 : 또 그러잖아.
선생님 : 아버님. 이건 팩트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성인으로 자라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빌둥스로만이라고 불러요.
그 순간 벽돌이 날아왔고 사람들이 경찰을 불렀다
--- p.140

우리가 나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니얼이 말했다. 나치 포로라고요.
난 참 상상도 못 했다니까. 옆에서 걸어가던 하사관이 말했다. 유대인 중 나치가 이렇게 많을 줄은요. 이해가 안 되네요. 나치는 당신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데 당신들은 왜 나치를 그렇게 좋아하죠?
우리는 나치가 아니에요. 대니얼이 말했다. 우리만큼 나치랑 정반대일 수도 없다고요. 누가 설명 안 해 줬어요?
아무 설명 못 들었는데. 병사가 말했다.
우리는 나치를 피했다고 믿은 사람들이랍니다. 대니얼 옆 남자가 말했다. 우리는 의사, 교사, 화학자, 상인, 노무자, 공장 근로자 등등이에요. 나치는 절대 아니에요.
아무 말도 못 들었어요. 병사가 말했다. 적성 외인이란 말 말고는. 그럼 독일인들이 아니란 말이에요?
독일인이라고 전부 나치는 아닙니다. 남자가 말했다.
--- pp.203~204

틀림없구나. 대니얼이 말한다. 너는 정말로 너야.
응. 한나가 말한다. 나는 정말로 나야. 오빠도 정말로 오빠고.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사유를 따라 오빠와 나와 시간과 공간을 다 합한다면, 그럼 뭐가 나올까?
그렇게 말한 다음 그녀는 항상 그랬듯 대니얼이 드디어 알아들을 때까지 기다린다.
뭔데? 그럼 뭐가 나오는데? 대니얼이 말한다.
그럼 그냥 오빠와 나의 단순 합보다 더한 게 나와. 한나가 말한다. 우리가 우리가 되는 거지.
--- pp.269~270

그래도 ‘지금’ 네가 한 말이잖아. 샬럿이 말했다. 지금‘만은’ 네가 한 말인 거야. 네가, 말하자면, 과녁을 맞혔어. 녹아웃 펀치에 완벽한 타이밍에 홀인원까지.
블랙홀인원. 로버트가 말했다.
두 사람은 밤하늘 아래, 언젠가 아인슈타인이 서 있었을지도 모를 주차장에 서서 어둠 속에서 빛나는 표적들을, 먼 옛날 최초의 그리고 이미 죽은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로버트의 누나가 잠에서 깨어, 손을 흔드는 그들을 보고 어깨의 코트 깃을 여미고 차에서 내려 찬 공기 속에 서 있는 그들에게 다가왔다. 세 사람은 다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기들이 이름을 아는 별자리들을 가리켰고, 모르는 것들은 어림짐작을 하기도 했다.
--- pp.5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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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력으로 가득한 시리즈의 놀라운 피날레. 앨리 스미스는 계절 4부작을 마치면서 기쁨과 축하를 함께 짜넣었다.
- 이브닝 스탠다드
이처럼 혁신적인 특별함과 굳건한 예지를 지닌 작품을 써낼 수 있는 작가는 이 시대에 그리 많지 않다.
- TLS
이 시대의 광막한 어둠 속에서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한 여름의 모든 빛과 온기를 불러내는 작가의 찬란한 솜씨.
- 워싱턴 포스트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그려낸 첫 걸작. 영국의 영혼을 놀랍도록 포착해낸 문학적 역작
- 이브닝 스탠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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