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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둥

빌둥

: 지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위한 10가지 생각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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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4g | 140*220*18mm
ISBN13 9791130695938
ISBN10 11306959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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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교양을 갖추었다는 말은, 좋은 영혼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우리를 돕게끔 만드는 마법의 주문을 안다는 뜻이다. 『해리 포터』를 읽은 독자라면 ‘패트로누스 마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마법사들이 디멘터와 대치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자신을 지켜줄 수호신을 소환하는 마법이다. 교양은 말하자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인류의 패트로누스 마법’이다.
---「프롤로그, 불완전한 삶의 방향을 찾는 ‘마법의 주문’」중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과 관련 있는 교양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앞으로도 완전한 어른이 되지 말라고 가르친다. 교양을 갖춘 사람은 결코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 즉 통찰력과 분별력을 지닌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실주의자는 더더욱 아니다. 문학 작품과 예술, 인류의 위대한 이야기를 접하려면 어느 정도 순진하고 단순해야 한다. 위대한 이야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상도 마찬가지다.
---「2장, 이야기」중에서

칸트의 윤리학은 깨끗하고 밝으며 마치 활짝 열어둔 창문처럼 상쾌한 바람이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의 윤리학은 외부 권력으로부터 어떤 행위가 옳고 그른지 그 기준을 제시해 주길 바라는 종속적인 형태가 아니다. 자유롭고 성숙한 사람을 지향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잘하고 있다는 텅 빈 위로를 건네는 관용과 자애가 아닌, 엄격한 철학이다. 자아를 탐색하고 비판하라고 등을 두드린다. 칸트의 철학은 양심의 심오함과 이성의 날카로움을 동시에 지녔다. 만약 먼 훗날 외계인들이 내게 다가와 인간 종족의 지식과 능력을 입증해 보일 것을 요구한다면, 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함께 모차르트의 음악, 칸트의 철학을 내보일 것이다.
---「3장, 과학과 철학」중에서

파라오의 피라미드가 숭고함을 지녔다면 그 이면에는 돌을 나르던 노예들의 굴종이 있었다. 한쪽이 기억돼야 한다면 다른 쪽도 기억해야 마땅하다. 내일이 아니면 오늘 저녁에라도, 우리의 피곤함이 가시고 나면 말이다. 망각하거나 그것을 계획하는 자, 망각의 문화를 선전하거나 그것에 반대하지 않는 자는 인류의 근본적인 책임을 살그머니 회피하는 것과 같다. 망각은 인류에 대한 배신이고 교양을 갖춘다는 것은 곧 인류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6장, 역사」중에서

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 출발점이 있다. 사춘기 시절 외로움을 달래주던 책,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관련된 음악, 뉴스에서 실업률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생각이나, 어느 술집 구석에서 우연히 들은 이야기까지. 자신을 사로잡은 것이 무엇이든 거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계속 읽고, 계속 사고하고, 계속 행동하면서 더해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양이라는 단어에 ‘쌓는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이유다.
---「7장, 관심과 호기심」중에서

좋은 독자는 자의식과 자신감을 가진 독자다. 독자의 자신감은 수많은 종류의 출판물을 꾸준히 접하고 책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책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중요하다. 케인스는 청취자들에게 말했다. “독자는 책 ‘그 자체’를 전반적으로 폭넓게 알아가야 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책을 접해야 한다. 촉감은 어떠한지, 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아야 한다. 손에 쥐는 법, 책장을 스르륵 넘기면서 몇 초 동안 책의 첫인상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실제로 읽게 되는 양보다 열 배는 더 많은 수천 권의 도서를 만져보아야 한다. 목동이 양을 훑어보듯이 책을 둘러보고, 가축 상인이 내다 팔 가축을 파악하듯이 재빠르면서도 예민한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실제로 자신이 읽는 책보다 많은 양의 책과 함께 살아야 하며, 읽지는 않았어도 전반적인 특성이나 내용을 아는 책들을 그림자처럼 곁에 두어야 한다.”
---「8장, 독서와 탐닉」중에서

이 시대와 우리 사회는 비범한 것과 감탄할 만한 대상을 알아보고 그것을 인정하는 데 진통을 겪는다. 영웅 숭배와 지도자 예찬이 지난 역사에 얼마나 치명상을 입혔는지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감탄을 금기시하는 분위기는 (정치 분야를 넘어) 어떤 대상이 우수하고 뛰어나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문화로 만들어버렸다. 어떤 본보기도 약점이나 어두운 이면을 재빨리 찾아내려는 시도 앞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 (중략) 감탄은 누구에게 빚진 감정이 아니라 기꺼이 주는 마음이다. 흔쾌히 인정하고 베푸는 관대함의 표현인 셈이다. 감탄하는 사람은 외부의 결정에 좌우된다거나 억압받는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다. 깊은 숨을 쉴 때처럼, 넓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볼 때처럼, 자유롭다.
---「10장, 감탄과 감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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