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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주

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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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602g | 148*210*30mm
ISBN13 9791186452868
ISBN10 118645286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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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구성하면서 국가와 이념을 떠나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데는 어떤 이유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모든 겨레가 하나의 같은 운명체라는 응답을 받았다. 시대는 문명시대로 진화되고 더 이상 전쟁의 상처에 머물지 않으며 새로운 문화의 우주과학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준주》가 아시아 평화의 밑거름이 되어 주길 바란다.
---「작가의 말」중에서

1932년 4월 부산 항구. 꽃샘바람이 물러나자 벚나무의 꽃잎들이 흰나비 떼처럼 나풀거린다. 열아홉 살 준주는 긴 숨이 절로 나왔다. 기어이 일본의 시모노세키 항으로 떠나는 연락선 갑판에 서게 된 것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안도의 숨을 내뿜었다.
--- 본문 중에서

설레던 기분은 잠시뿐, 준주는 감시에 대한 의혹이 쉽게 가라앉질 않았다. 진석 오빠는 부잣집 아들이라 세상 물정에 둔해 남을 속여 손해를 끼치는 일이 없었을 것이고, 더욱이 타인의 돈을 탐내지도 않기 때문에 도둑질할 일은 없었다. 마음이 그저 한량없이 좋다는 것이 오히려 진석 오빠의 흠이다. 뭔가 잘못되어 엉뚱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기라도 하면 대학교 3학년까지의 학업을 망치게 될 게 틀림없다.
--- 본문 중에서

준주와 같은 시각에 도착한 청년의 이름은 샤오륜이다. 그 역시 진석을 모르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기대와 청년들의 희망을 안고 오는 그를 반가운 마음으로 맞아야 한다. 샤오륜은 그가 부탁했던 몇 가지 일들을 기억에 새겼다.
--- 본문 중에서

누나 도미요가 반갑게 인사했다. 도오루보다 두 살 위인 그녀는 남동생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자신만의 패션 사업을 분주히 하는 디자이너이자, 근래에 혜성처럼 나타난 여성 예술가였다. 파리의 코코 샤넬을 동경하는 디자이너 요시다 도미요가 유행시킨 니트 패션은 일본 전역에 확산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5년 전 유모의 아들 현서는 밀항으로 일본 시모노세키 항으로 건너왔다. 그때 나이 열일곱 살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입학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사카와 교토 일대를 돌며 일자리를 구했다. 아는 선배의 소개장만 달랑 들고 찾아간 곳은 편물을 공급받는 지점에서 실을 감아 주고 그 물품을 다른 곳으로 배달해 주는 곳이었다. 건실하고 진실한 마음으로만 일하면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마음가짐은 현서에게 생각보다 나은 이익금을 안겨 주었다. 운 좋게 얻은 직업이 그의 사업 능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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