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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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6쪽 | 200g | 153*225*20mm |
ISBN13 | 9788986836851 |
ISBN10 | 8986836858 |
발행일 | 2022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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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6쪽 | 200g | 153*225*20mm |
ISBN13 | 9788986836851 |
ISBN10 | 8986836858 |
공항에 가기 진정성 동물원에 가기 독신남 따분한 장소의 매력 글쓰기(와 송어) 희극 옮기고 나서 |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날이였다. 며칠에 걸쳐 이어진 슬픈 정서는 나를 떠나지 않았고 때에 맞게 내린 비로 온 시간이, 온 세상이 젖어 있였다. 수업준비로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간 도서관에서 신간베스트로 올라온 이 책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남철같이 눈에 붙어버렸다고 할까.
비는 내리고 축축히 젖은 신발을 끌고 카페에서 들춰 읽은 첫 장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관한 작가의 감상이였다.
전혀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호퍼의 그림에는 그늘이 존재한다. 평면적 그림이 마치 눈으로 목격된 장소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의미에 관해 작가는 얘기하고 있었다.
호퍼의 그림들은 황량함을 묘사하지만, 그림 자체가 황량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림을 보는 사람이 그 속에서 자신의 슬픔과 실망의 메아리를 목격하고, 그럼으로써 혼자서 감당하던 괴로움과 중압감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10쪽
슬픔의 기쁨이라는 제목의 반어적 표현이 드러나는 구절이다.
공공적인 장소, 예를 들면, 버스정류장, 주유소, 호텔, 식당 등이 가지는 현대의 을씨년스러움을 담아낸 그림들에 관해 작가는 호퍼스러운 장소라고 명명한다.
그러고 보니 그 옛적에 공중전화기가 놓여있는 장소가 떠오른다. 멀리서 바라본 공중전화박스는 왜그렇게도 외롭게 느껴지든지. 그래서일까. 종종 책이나 영화에 단골스러운 장소가 되기도 했으니, 호퍼스러운 장소라 함은 인간 존재가 가지는 외로울수밖에는 단면을 담아낸 장소를 칭할지도. 첫 단어가 호퍼인만큼 그 끝 역시 호퍼이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림으로 그리기 전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주유소, 리틀 셰프, 공항, 기차, 모텔, 도로변 식당의 숫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적었다. 23쪽
공항이 왜.... 속할까 싶은데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 [공항에 가기]이다. 이 책에 실려있지 않지만 공항에서 한달 살기도 했던 작가는 공항이 가지는 목적중심적 장소 속 인간이 실현해낸 창조물에 감탄한다. (이것이 끼치는 비환경적 요소는 잠깐 제외하자) 하늘 풍경이 주는 거시적 시각은 인간내부를 단숨에 장악한다. 존재가 존재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경험은 현실을 초월하게 한다.
몇 시간 뒤에 우리에게 아무런 기억이 없는 장소, 아무도 우리의 이름을 모르는 장소에 착륙할 것이다. 오후 3시, 권태와 절망이 위협적으로 몰려오는 시간, 우리의 기분에 깊은 크레바스들이 파여 있을 때 , 늘 어딘가로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31쪽
이부분이 공감이 되지 않아 조금 생각에 잠겼었다. 위로....일까? 과연 위로일까싶어서. 세상이 작고 작아 내 삶도 작았다는 제 3자적 통찰은 존재로의 회귀에 가까워 자기직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관망하듯 나를 바라 보는 것. 익명적 장소에 내려 익명적 존재로 익히 경험하지 못했던 현실을 겪는 과학의 산물이 공항에 있다. 떠날 수 있다. 어디로든.
그 점에서는 이의가 없지만 내 깊은 크레바스는 도무지 공항의 존재로 인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도 그런 곳-현실을 벗어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적 장소-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이 든다. 이건 나만의 숙제로 남을 듯하다.
이 책은 129쪽으로 이루어져 빠르고 간단히 읽을 수 있다. 그런 책임에도 불구하고 며칠을 걸쳐 읽고 또 읽으며 깊이있는 사색을 즐긴 건 일상적인'나'의 의미없이 지나간 시간들을 곱씹게 하는 힘 있는 문장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촉촉히 대지가 젖어들어간 날, 한 권의 책으로 이 가을이 사색으로 젖어갔다. 보통의 삶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테다. 그리고 보통의 당신도 없다는 걸 보게 하기에 서늘한 바람이 가득할 가을에 읽을 책으로 단숨에 추천해본다.
슬픔이 주는 기쁨 책을 읽고
슬픔이 주는 기쁨 책을 구입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ㄴ나름대로 잼나게 읽는 중이다.
슬픔이 주면 기쁨은 엄청 받는 거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알랭 드 보통 작가가 쓴 책은 첨 읽는 건지도 모른다.
슬픔은 슬픔대로 받아들어야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즐기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든다.
슬픔이 주는 기쁨 책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