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1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560쪽 | 672g | 140*200*35mm |
ISBN13 | 9791160273038 |
ISBN10 | 1160273030 |
발행일 | 2023년 0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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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60쪽 | 672g | 140*200*35mm |
ISBN13 | 9791160273038 |
ISBN10 | 1160273030 |
1장 핸드백 말을 빼앗긴 시인 칼 장난감 노트 사진 마당 퇴마사 아쿠아리움 공백 저승사자와의 탱고 시 동의 튀르키예 부르주아의 마지막 만찬 2장 대학 지도 적막 심심풀이 주자走者 어부 블랙 캐비아 사전 천사 축하 뮤직 박스 처녀 리본 병원 날강도 저녁 조깅 제3의 길 경계경보 청춘 다채로운 이방인 3장 진박새 판매 전략 빈 페이지 원 야누스 핍박받은 사람들 꿈 해몽가 망토 자동 응답기 리무진 눈송이 심령술사 4장 씨앗 죄책감 거짓말 벨리 댄서 리스트 차크라 대타자의 진면목 유리벽으로 만든 집 체스 판의 말 통로 셰리주 한 잔 마음속의 하나님, 그 뒤에 남겨진 공허함 메타세쿼이아 옷장 낙인 세 가지 열정 옮긴이의 말 |
아마도 하나님은 다채로운 수천 개 조각인가 보다. 어떤 사람에게 물어보면 사랑, 동정, 자비로 가득 찼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 물어보면 분노에 차 있다 하고, 인간들과 거리를 두며, 압도적인 힘을 가졌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하나님은 레고 세트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생각에 따라 신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 72쪽
<이브의 세 딸>은 주인공 나즈페리 날반트오울루(통칭 : 페리)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전개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페리의 집안은 극단적 무슬림인 어머니와 자유로운 영혼의 아버지, 두 오빠로 이루어진 다섯 가족이다. 그녀는 옥스퍼드를 입학할 정도로 뛰어난 지성을 지닌 여성이며 신, 종교, 자아 등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피상적인 것들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페리의 현재 상황과 어린 시절을 거쳐 학부까지의 과거는 페리가 가진 고질적인 의문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어줄까.
페리는 옥스퍼드에서 두 친구를 만난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쉽게 매료되는 쉬리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신(이슬람)을 사랑하고 굳은 심지로 히잡을 두르고 다니는 모나. 제목의 <이브의 세 딸>은 페리와 쉬리, 모나를 의미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이 셋은 아주르 교수의 신에 관한 세미나 수업을 함께 들음으로써 조금 더 가까워진다.
이미 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에 관심이 없다면 이 수업을 듣지 마세요. 나는 물론 당신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세미나 수업입니다. ‘매일 아침 다시 학생이 되고픈 사람들**’을 위한 수업입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당신에게 지루하고 불필요하게 느껴진다면, 이 말을 기억하세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활동은 앎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앎은 곧 자유이기 때문이다.***’
- 320쪽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 스피노자
<이브의 세 딸>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아주르 교수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느꼈다. 다 알고 있다는 듯한 그의 말씨와 주변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하고 있지만 관조적인 태도가 그랬다. 다만 강의 소개문에 인용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스피노자의 어구를 읽으며 페리와 쉬리, 모나의 본격적인 접점이 된 그의 사상이 궁금해졌다. 생소한 이름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는 인간의 영혼 깊은 곳에 신적 본질이 깃들이 있다고 주장한 신비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다. 그리고 스피노자는 범신론, 기독교에서 말하는 절대신이 아닌 자연질서 그 자체를 신으로 주장한 철학자다. 이 둘은 기독교 사회에서 배척당했다는 공통점을 가졌으며 인간의 의지와 이성을 믿는 경향을 보인다. 아주르 교수 스스로가 본인을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스피노자에 견줄만한 사상가로 여기고 있는 듯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주체적인 삶을 선택한 것으로 보였던 쉬리가 아주르 교수와 긴밀한 사이면서 행동대장이었다는 점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무조건적으로 신을 맹신하던 모나에게 종종 공격적인 발언을 일삼던 그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극단적인 두 사람 사이에서 페리는 더더욱 의문에 휩싸인다. 그렇게 페리는 현재까지 ‘나쁜 것을 보았다’, ‘나쁜 것을 들었다‘, ’나쁜 짓을 했다‘ 사이에서 스스로를 ’나쁜 짓‘을 한, 사악한 원숭이로 여기고 있었다. 과거 페리의 갈등은 결국 한 사람을 몰락시켰던 사건의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특정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갈등의 양상은 비슷하다. 주인공은 사회가 원하는 여성상과 내가 바라는 모습이 다를 때 느껴지는 괴리감으로 방황하며 다양한 고민을 가진 여성들과 연대한다. <이브의 세 딸>의 세 여성은 각자 다른 고민을 가졌다. 그러나 그들 고민의 근본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고민 또한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부터 발현된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주인공 페리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나의 모습, 그리고 당신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리딩투데이지원도서 입니다.
제목 : 이브의 세 딸
저자 : 엘리프 샤팍
출판사 : 소담출판사
<이브의 세 딸>에서 세 딸은 주인공 페리와 그녀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 친구 두 명이다. 이들의 성향은 모두 다르다. 쉬린은 종교를 증오하고, 모나는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고, 페리는 종교와 무교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상태에 있다. 3명의 여성은 소설 속에서 각각 죄인, 신자, 방황하는 영혼으로 행동한다.
소설은 주인공 페리의 지갑 속에 보관한 그녀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에 찍은 사진 한 장을 우연히 보면서 전개된다. 페리는 옛날 사진을 통해 감추고 싶던 과거를 떠올렸다. 영원히 가슴속에 묻고 싶었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 사건으로부터 도망친 이후,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페리는 그동안 자신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지 않았고, 남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페리는 애써 외면했던 자신의 과거를 당당하게 마주하고 진정 자신의 자유를 위해 도전한다.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페리의 모습은 전쟁 같은 인생사에서 과거의 올가미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좋은 책을 출간해준 소담출판사와 엘리프 샤팍 작가에게 감사를 전한다.
책 속의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면
페리의 아빠와 엄마의 관계는 술집과 이슬람 사원만큼 서로 어울리지 않는 그런 것이었다. 대화할 때마다 찌푸린 눈썹과 강한 톤으로 변하는 목소리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두 사람은 사랑하는 부부가 아니라, 체스를 두고자 마주 앉은 숙적 같아 보였다.
집안에 휘몰아치는 사상과 감정의 회오리는 페리를 혼란에 빠트렸다.
중동에서는 자신의 여자가 침실에서 자기의 모든 욕망을 받아 주기를 기대하는 남자들이 흔하다. 받아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받아주면 여자는 가치를 잃고 ‘창녀’로 낙인찍히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젊은 여성이 이런 사고방식 앞에서 자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옥스퍼드 대학생의 5가지 그룹
젊은 여자가 처녀성 검사를 받으면서 참느라고 움켜쥔 손에 남은 손톱자국들... 다리 사이에서 사람의 가치를 찾는 이 수백 년 된 모호하고 어두운 전통에 대해 끊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분노는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신에게서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다 보니
나는 더는 기독교인도, 힌두교인도, 이슬람교도도,
불교도도, 유대교인도 아니다...
내가 그토록 많은 진리를 깨닫다 보니
나는 이제 남자도, 여자도, 천사도 아니며,
더욱이 순수한 영혼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페리는 우울감과 근심, 두려움이 너무 커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살고 있지 못했다.
무신론자 교수는 종교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꾸며 낸 동화다라고 말했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 교수는 무신론은 빛을 두려하는 자들을 위해 꾸며 낸 동화다라고 말했다.
아주르 교수는 사람이 사람다워지기 위해서는 믿음과 의구심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교수님은 절대적인 것을 추구합니다. 저는 우유부단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성에 대한 집착은 경직된 사고의 산물이고, 탐구와 혼란은 인식력의 증거입니다.
학생은 단지 혼란스럽고 호기심만 많은 게 아니라, 스스로 삶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 같군요. 이런 성격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아버지를 설득하는 기술을 버리고 남편을 설득하는 기술로 전환한 여자들이었다.
페리의 불안함의 근원은 그녀 자신, 내면의 어두움이었다.
“진실이란 얼마나 찾기 힘든 보석인지... 말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다.”
“종교는 억압받는 자의 한숨이고, 가슴이 없는 세계의 감정이며, 영혼이 없는 세상의 영혼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마르크스>
지식이 없으면 추론할 수 없다. 지식없이 추론한다면 헛소리다.
태양이 이카루스의 날개를 녹인 것처럼, 확실성 맹신 병은 과학적 호기심을 파괴할 것이다.
신이 모든 불공정과 불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신을 사랑과 연관시킨다. 신을 찾을 때 사랑을 갈구한다.
단 하룻밤만이라도 가벼워질 수만 있다면. 땅이 끝나고 허공이 시작되는 곳을 느껴 보고, 한순간에 자신을 허공에 내던져 홀가분하고 걱정 없는 ‘부도덕’한 사람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페리는 미치지도, 용감하지도 않았다.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지도 않았다.
항상 여성스럽고, 균형잡히고, 신중하고, 적절하게 행동했던 나즈페리 날반트오울루는 사실 한계, 한계를 넘고 싶었다.
교수님과 키스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입술에 입술이 닿는 걸 느낀다는 건...
무조건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것은 키가 크려고 애쓰는 것만큼 헛된 것이었다.
페리는 데런의 손길과 키스에 반응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사랑을 나누면서도 함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르 교수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고, 그와 함께 있다고 상상했다.
“내가 신을 보는 방식으로 신도 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에크하르트>
페리는 늘 자신에게는 무관심했다. 증오의 바퀴가 그녀의 영혼에서 돌고 있었다. 페리 자신의 탓도 있었다. 페리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아무도 모를 것이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 자신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 나쁜 감정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데 전문가다.
페리는 생각했다. 양심이 아니라, 질투심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의 수동적인 성격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그때는 생각지 못했다.
인간은 이상한 존재다. 수치와 망신에도 적응할 수 있다.
아주르 교수는 존경과 명예를 잃자 홀가분해졌다. 원했든 아니든 모든 역할에서 벗어나 그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갔다.
나쁜 자식이 말을 하게 놔두라. 사상에는 사상으로 저항하는 것이지. 책에는 더 좋고 더 믿을 만한 책으로 대답하는 것이고, 유머에는 유머로,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그 사람들을 거부해서는 안되고, 입을 막아서도 안 되네. 그렇게 하면 정작 우리가 파시스트가 되는 걸세. 연사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는 말이지. 특히 대학에서는, 자유로운 생각과 다원주의를 억압해서는 안 되네.
이 사람은 증오로 말고 있어. 자네도 그 언어로 대답하게 되면, 그 자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셈이야. 증오를 뛰어넘는 새로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면, 자네는 자유로워질 거야. 우리는 모욕을 모욕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이해와 지혜로 대응해야 한다.
왜 말을 참지 못했을까? 그의 인생에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 게 바로 그 혀였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 탐구, 타인의 슬픔을 짊어지는 포용력.
페리는 ‘예’와 ‘아니오’사이의 문턱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머리는 혼란스럽고 복잡했다. 그런 나를 만든 건 나였다.
사랑도 사실 신앙과 같다. 결과를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어도, 자신을 쏟아붓는다.
사랑은 감정을 강하게 만든다.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제한된 자신의 존재를 넘어 누군가와 연결되는 아름다움. 그러나 사람이 사랑 또는 신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모든 것이 독단적 신념이 된다. 사랑도 믿음도 과장되어선 안 된다. 어떤 것도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역할이라는 건 계속 바뀌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숨에서 아주르 교수의 숨결을 느꼈다. 그의 심장이 그녀의 심장에서 뛰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옷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페리는 자유를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 나갔다.
<이브의 세 딸>은 이성에 대한 사랑의 본능을 주인공 페리를 통해 여과 없이 묘사하고 있다. 페리의 우유부단함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성향이다. 늦게라도 페리가 아주르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진실을 밝힌 것은 자신이 만든 우유부단함의 감옥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유부단함으로 인해서 페리처럼 크고 작은 장애물과 직면한다. 소설 속의 페리처럼 우리도 용기를 내어 우유부단함을 이겨내야 한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a_seong_mo
#이브의 세 딸#엘리프 샤팍#소담출판사#사랑#신#불공정#불의#60대프로자기계발러#김주난작가#66일습관혁명
요즘 들어 소설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고 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지만, 소설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소설을 읽으며 그 심연으로 들어가 그 마음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읽는 호흡이 길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더욱 크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 갈망은 항상 내 안에 있었다.
이 책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엘리프 샤팍의 장편 소설이라고 하여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이 책을 선택했지만,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주었다.
장면 장면을 놓칠 수 없게 엮어나간 소설이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소설 『이브의 세 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엘리프 샤팍. 소설가이자, 정치학자, 여성학자로서, 튀르키예의 역사, 종교, 젠더 문제, 정치적 혼란에 관한 통찰력 있는 글을 쓴다. 튀르키예의 현실을 잘 드러낸 그녀의 작품은 56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사랑을 받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녀는 메블라나 문학상과 문화예술 공로 훈장 기사장상 등을 수상했다. (책날개 중에서)
1장
편안한 환경에 젖어 있던 물고기들은
위험한 바다에서 살아나기 힘든 법이니까.
그래도 단1분이라도 물고기들이 맛본 자유를
아쿠아리움에서 지낸 수많은 세월과 바꾸고 싶어 하지는 않겠지.
1장 시작에 있는 문장부터 곱씹으며 생각에 잠긴다. 과연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끼는 자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이 생각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 종교와 신에 대한 생각, 신앙에 대해서 다들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생각은 각자의 경험 안에서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국가에서 자란 다른 종교의 사람의 이야기를 마음속 깊이 이해하는 것은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
이 책에서는 튀르키예의 사회, 정치, 종교, 여성 문제 등을 잘 드러내어 보여준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개개인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 삶 자체가 혼란이고 고통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냈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여러 각도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옮긴이의 말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브의 세 딸』에는 페리를 중심으로 주어진 자기 앞의 생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대응하며 살아가는 가족과 친구들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누구도 완벽하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서로의 신념과 신앙과 삶의 방식 때문에 부딪히고, 할퀴며 싸우기도 하지만 적당한 접점에서는 화해하기도 한다. (555쪽)
옮긴이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나라, 민족, 언어, 문화, 종교가 모두 다른데 어떻게 지구 저편의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그것은 '다름'과 '차이'를 펼쳐 내면서도 '보편'으로 귀결시키는 탁월함일 것이며, 그 탁월함은 다름 아닌 작가의 통찰력이라고 말이다.
나 또한 그 통찰력에 감탄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처음에는 튀르키예에 대해 그다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소설이 약간 낯설게 다가왔는데, 금세 빠져들게 되었다. 이것은 작가의 역량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성과 상황 자체가 아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사람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듯했다.
튀르키예의 현실, 종교, 여성 등 여러 가지 주제가 잘 버무려져서 드러나니, 잘 모르던 그 나라의 상황까지도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며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듯했다. 제각각 다른 입장에 있는 등장인물도 충분히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페리의 심정에 들어가서 생각해보기도 하고, 쉬린과 모나의 현실, 종교에 대한 생각 등을 살펴보았다. 쉬린과 모나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에는 또 그 상황이 이해가 되었고, 페리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페리가 이해가 되고, 아주르 교수의 신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거기에 또 공감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의 특징에 감화가 되어버리는 듯 빨려 들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 속으로 푹 들어가서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묘한 여운을 주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