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철도와 도시
1945년 해방 후 3년간의 미 군정을 거쳐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그해 12월에 체결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과의 원조 협정’에 따라 1949년 1월 1일부터 경제 부흥계획이 수립되었다. 제1차 5개년 부흥계획은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그 첫 단계로 3대 산업선(영암선, 함백선, 문경선) 건설 착수는 한국의 경제부흥을 위한 철도 부설과 산업개발의 첫걸음이었다. 해방 이후의 철도건설은 수익 채산성보다는 지하자원 개발과 산업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상의 철도건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노선은 대체로 동서의 횡단철도였으며, 대표적으로 영암선과 함백선, 충북선, 경북선, 경전선, 광주선 등이었다. 산업철도 노선은 지하자원의 채굴이나 수력 및 화력발전 개발을 목적으로 노선 주변에는 시멘트, 비료, 제철 등 기간산업이 자리 잡았다.
1953년 휴전 성립 직후의 한국 철도의 현황을 보면 선로 총연장은 4,265.4km, 영업 거리는 2,767.8km, 역은 412개소, 교통부 직원은 2만 8,525명이었다. 이 시기 전후 부흥사업의 목적으로 건설된 철도 노선은 충북선과 삼척발전소선, 강경선, 주인선(주안에서 남인천 구간), 오류동선, 사천선, 김포선, 옥구선, 우암선, 울산선, 장생포선 등이었으며, 이 중 충북선은 기존의 충북선(조치원~충주)을 연장하여 중앙선과 연결하는 것으로, 중부 내륙지역을 전국의 육상 교통 체계 안에 편입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1960년대에는 철도청의 발족과 산업철도 건설, 시설 현대화가 추진되었고, 철도 노선 중심으로 복구가 진행되어 수송량이 증가하였다. 또한 경제개발을 위한 석탄, 시멘트 등의 자원 수송을 위해 노선이 급격하게 부설되어 수송량이 급증하였다. 경제개발을 위해 교통망 부설 역시 급하게 요청되었는데, 1960년 중반부터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간선도로망이 갖추어져 도로 수송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에 비해 철도 수송량의 증가 속도는 도로에 미치지 못하였다.
1961년 말까지 거의 완료한 복구공사와 아울러 새로운 철도의 건설도 추진되었으며, 1962년부터 시작되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서 본격화되었다. 이 기간에 황지선과 경북선, 정선선, 동해북부선, 능의선, 망우직결선, 경전선, 경인선 복선화, 진삼선, 광주선 등 산업선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1960년대 후반에는 정선선과 경전선, 문경선이 새롭게 건설되었고, 호남선의 일부 구간의 복선화가 완료되었다. 또한 태백선과 중앙선, 영동선, 경인선, 경부선(서울~수원 구간) 등의 전철화 공사 등은 당시 화물 수송 위주로 발전하였다.
1970년대에는 산업철도 전철화와 수도권 전철이 추진되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과 함께 수도권 전철 경부선 서울~수원 41.5km 복선전철, 경인선 구로~인천 27.0km 복선전철, 경원선 용산~성북 18.2km 복선전철 등이 건설되면서 철도건설은 전철화를 고려한 철도시설을 설계·시공하게 되었다. 개통된 후 간선철도와 도시철도의 전체 이용객은 증가하였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도시철도와 광역권의 철도 수요가 늘었고, 간선철도의 경우 1980년대에는 절대적인 수송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여기에는 자가용 수송의 증가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에는 기존 선의 용량 증대, 부산지하철 개통, 1990년대에는 고속철도 건설과 2000년 이후에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어 철도의 모습은 획기적으로 변화하였다.고속철도 운영은 주요 간선의 포화 문제 해결과 증가하는 물류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묘책이었는데, 그 결과 철도 여객 수송량은 2004년 고속철도 개통 후에는 그 감소세가 둔화하였고 2010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한편 화물의 경우 증가 추세에 있다가 1990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고속철도의 경우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었고, 2015년에 호남고속철도, 2017년에 원주~강릉선이 개통되었다.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의 경우 1974년에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었고, 서울지하철 5~8호선 개통 후 1999년 이후 연간 지하철 수송 인원은 20억 명을 넘게 되었다.
철도와 도시의 관계에서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교통정책 변화이다. 근대 교통망으로 철도가 부설되어 도시가 크게 변화하였는데, 1960년부터 도로가 본격적으로 건설되면서 자동차 사회가 되었고, 도시 성장에 고속도로와 자동차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다음의 〈표 22〉는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의 기조를 나타낸 것으로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로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 후 다시 철도의 부활을 알리는 고속철도 건설이 본격화되어 다시 도시 발달에 철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제3장 철도와 도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