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도비는 자유에요!!!
퇴사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회사를 관두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위 두 문구로 대표되는 일종의 [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도 그렇게 사람들이 말하는 [퇴사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퇴직이라고 하지만, 세상은 저의 의견 따위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에게도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나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것은 분명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더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는 중이니까요.
이런 상태에서는 본능적, 직감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통장을 하나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가 주로 책을 구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특정 은행 카드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들어가는 책값도 만만치 않으니 카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급여 통장과 공과금 등을 처리하는 통장 이외에 통장개설은 오랜만입니다. 예전보다 통장 발급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막상 통장을 개설하니 더 실감이 납니다.
엊그제 퇴직했는데 이제 저는 [무직자]입니다. 정기적인 수입이 없으니 통장 이체 한도와 출금 한도가 하루에 30만 원으로 제한된 통장개설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것으로도 원래 통장개설의 목적인 도서 구매는 충분하다 보니 그대로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마음 한켠이 뚫려버린 것 같은 기분은 무엇 때문일까요? 생활의 작은 사건들 하나하나가 이렇게 마음을 시리게 할 때가 있습니다. 자유라는 것에 책임져야 하는 마음의 종류와 크기는 꽤나 다양하고, 넓은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해 봅니다」중에서
삶에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났고, 여러 모양의 관계들을 형성해왔습니다. 가장 먼저 가족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친구, 친척, 직장동료, 지인, 선후배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얽히면서 삶을 이어갑니다.
저는 오랫동안 최소한의 인간관계만을 유지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친구들도 극소수였습니다. 한때는 기본적인 사람의 구실도 못 한다고 스스로를 자책했지만, 그러면서도 많은 관계를 단절시켜 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최소한의 관계마저도 힘들어했습니다. 저를 그렇게 만든 계기와 사람들을 곱씹으며 때론 증오하고, 미워했습니다. 저에게 사기를 치고도 당당했던 선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저를 활용하려고 했던 사람, 자신에 대한 사랑도 이해하지 못한 채 저를 인도하려 했던 미숙한 사랑 전도자, 때론 일방적으로 저를 차단하면서 사라진 사람들….
그 모든 이들이 결국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의 배역이었다는 것을 이해한 것은 많은 시간이 흐른 최근의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전작 『마음성형』에 이론적 배경들로 정리했습니다.
그것을 깨달아가고, 이해해가서일까요? 아직도 미숙하긴 하지만 최근에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좋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야 알아본 것일 확률이 더 높겠지만요.
부모님, 그리고 삶의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의 삶으로 모범을 보여주신 멘토님. 저와 여러모로 다르지만 닮은 마음의 상처들을 간직한 형님이자 이사님. 어린 시절 삼촌들처럼 든든하게 여러모로 후원해주시고, 도와주시는 목사님. 어떻게든 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시는 전 직장의 동료이자, 사회의 선배 되시는 과장님들. 간간이 연락해주는 동생 되는 팀장, 그리고 자주 못 만나지만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는 친구들.
모든 분이 기꺼이 저의 마음성형을 이루는 마중물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사랑을 깨닫고, 사람을 다시 생각해보고, 관계를 재정립해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어야 할 사명감을 느낍니다. 누군가의 마중물이 되어주고, 든든하게 후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이제는 과거의 미움과 증오의 대상들에게도 진심 어린 용서와 이해,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 사람과 저를 위해서요.
---「나를 위해 용서하고, 이해합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