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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양장 ]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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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124*178*30mm
ISBN13 9791155815588
ISBN10 115581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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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이 그렇게 불길해하셨지만, 이 여행을 시작한 후로 제게는 아무런 탈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첫 문장」중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늘 즐겁다. 불행이 내 마음을 더럽히고 세상에 큰 쓰임이 되겠다는 긍정적인 이상이 내게로만 파고든 우울하고 편협한 생각으로 바뀌기 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그리면 훗날 불행으로 점철된 이야기로 나도 모르게 한 발씩 다가가게 된다. 그때 겪었던 사건들을 빠트려서는 안 될 것이다. 후에 내 운명을 결정지은 열정이 생겨난 과정을 되짚을 때면, 강물이 산에서 시작되듯 그 열정도 소소하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근원에서 샘솟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거기서 솟아난 물은 점점 불어나 급기야 급류가 되더니 물길에 놓인 내 희망과 즐거움을 모두 쓸고 가버렸다.
--- p.51

“제자가 생기다니 기쁘군. 자네가 타고난 재능만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반드시 성공할 걸세. 화학은 자연철학 분야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성과를 거두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분야라네. 내가 전공을 화학으로 정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지. 그렇다고 다른 분야를 무시한다는 건 아닐세. 인간이 거둔 지식 중에서도 화학만 파고든다면 형편없는 화학자밖에 되지 못할 걸세. 그저 실험이나 하는 별 볼 일 없는 연구원이 아니라 진심으로 명실상부한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수학을 포함해 모든 과학 분야를 공부하게. 그게 내 조언일세.”
--- p.69

명심하라. 이 이야기는 광인의 망상이 아니다. 하늘에서 태양이 환히 빛나듯이 내가 단언하는 이 이야기도 사실이다. 무슨 기적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단계에서 거둔 발견의 내용은 명확하고 개연성도 있었다. 며칠 밤낮을 연구에 매달리다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로 모든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나는 마침내 생명의 발생과 그 근원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무생물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발견을 하자마자 느낀 놀라움은 어느새 기쁨과 황홀감으로 바뀌었다.
--- p.74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것들이 수치로 얼룩진 무덤에서 스러져갈 운명이었다. 그리고 그럴 빌미를 만든 사람이 바로 나다! 유스틴이 누명을 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바로 나라고 천 번이라도 자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범죄가 벌어진 순간 나는 그곳에 없었다. 그러므로 그런 자백을 해봐야 광인의 헛소리로 치부될 것이며 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유스틴의 무죄를 입증할 수도 없을 것이다. 유스틴은 차분했다. 소녀는 수의를 입고 있었는데, 언제나 호감을 주었던 그 아이의 표정에 침통한 분위기가 더해지자 더없이 갸륵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확신하는 것처럼 보였다.
--- pp.126~127

어느새 나는 훨씬 더 중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 계속 그 가족을 지켜보던 중에 그들이 소리를 만들어서 서로에게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야. 그들이 때때로 입에서 뱉는 단어들은 듣는 사람의 마음에는 즐거움이나 고통, 얼굴에는 미소나 슬픈 표정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 이런 것은 가히 신이나 할 법한 학문이었어.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걸 습득하고 싶었어.
--- p.181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어. 드디어 심판의 순간이 찾아온 거야. 내가 희망을 품을지 아니면 두려움이 현실이 될지 결판이 날 터였어. 하인들은 이웃 축제에 가고 없었어. 주위는 고요했다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어. 하지만 막상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자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거야. 그만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버렸지. 나는 다시 일어났어. 내게 있는 모든 힘을 끌어모아, 은신처를 감추려고 헛간 앞에 놓아두었던 널빤지들을 치워버렸어.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자 힘이 솟았어. 다시 각오를 다지고는 그 집의 문으로 다가갔어.
--- pp.216~217

“내가 나약했던 시절은 과거의 이야기야. 이제 네놈이 힘을 과시할 때가 왔구나. 네가 아무리 위협을 해도 내게 악행을 시킬 수는 없어. 오히려 악에 물든 동반자를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내 결심만 더 확고하게 만들 뿐이지. 미치지 않고서야 사람에게서 목숨을 빼앗고 비참하게 만드는 데서 기쁨을 느끼는 악마를 이 세상에 풀어놓는 일을 할 것 같나? 꺼져버려! 내 결심은 확고해. 네가 무슨 말을 하건 내 분노만 부채질할 뿐이야.”
그 괴물은 결연한 내 표정을 보더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분노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 pp.278~279

가끔은 프랑켄슈타인에게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과정을 알아내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그 부분만큼은 절대 입을 열지 않더군요. 그가 말했죠. “제정신인가요, 친구? 그런 경솔한 호기심으로 뭔가를 해볼 작정인가요? 당신과 이 세상을 위해 악마와 같은 적을 만들어내려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무슨 의도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 말하지 말아요. 제발! 내 불행에서 교훈을 얻어요. 그리고 당신의 불행을 자초하는 짓은 부디 관둬요.”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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