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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자본이다

생명이 자본이다

: 생명자본주의, 그 생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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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94g | 150*200*30mm
ISBN13 9788960533455
ISBN10 896053345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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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서 우는 작은 벌레 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지구가 회전하는 거대한 그 굉음은 누구도 듣지 못한다. 이 괴이한 현상, 생명이나 죽음에게도 소리가 있다면 아마 그럴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람이 숨졌을지도 모를 교통사고 현장을 보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냥 질주한다. 충격을 받는다 해도 그것은 생명에 대한 깊은 사려思慮는 아닐 것이다. 더더구나 사자死者에 대한 애도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가. 금이 간 고속도로의 아스팔트 틈 사이에서 문득 풀한 포기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 그냥 못 본 체 지나칠 것인가. 생명이란 것이 무언지. 저리도 모질고 아름다운 지에 대해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소란스럽고 척박한 길바닥 그 많은 바퀴의 위협 속에서도 용케 비집고 나온 작은 생명, 그 아슬아슬한 모험 앞에서 당신의
질주는 잠시 멈출지 모른다. 마음속에서라도 말이다. 인간보다 식물을 더 사랑해서가 아니다. 하잘 것 없는 야생화가 그동안 내 굳은 살 속의 생명을 만질 수 있게 한 것이다. 언제 떨어졌는지도 몰랐던 단추 자국처럼 흔적만 남은 우리들 생명으로 눈이 간다. ---p.58

살아 있는 것들은 추위를 싫어한다.
북극곰처럼 털을 갖지 못한
인간이 더욱 그렇다.

예수님은 더운 땅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는데,
어째서 우리의 크리스마스카드에는
언제나 눈이 내리고 썰매를 타고
전나무가지와 지붕에는 흰 눈이 쌓이는가.

사랑은 체온처럼 추위를 통해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겨울을 함께 추워하는 사람들에게는
‘타자他者’란 없다. ---p.66

동물의 동면은 단순한 피한이나 방한이 아니다. 가혹한 경쟁과 그 노동으로부터 풀려나는 따뜻한 시간이다. 자연이 가져다 준 사랑이요 축복인 셈이다. 이 은총의 휴식을 통해서 나무
들에는 나이테가 하나 더 생기고 다년생 식물들에는 작은 마디 하나가 더 자라는 것이다.
식물과 동물은 생존 방식이 서로 다르지만 동면을 할 때에는 그 구별이 없어진다. 동면하는 짐승들은 나무뿌리나 구근처럼 땅속에서 잠잔다. 그리고 봄이 되어 나무에서 새싹이 나오는 것이나 경칩에 개구리들이 구멍 밖으로 나오는 것이나 무엇이 다를 바 있겠는가.
동면은 작은 죽음이다.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 복종하는 것이다.
추위를 맞는 모든 방법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것이다. 앙드레 지드도 말했다. 아프리카의 열대 지방 꽃들은 꽃이 아니라고. 겨울의 구근 속에 잠들어 있다가 봄이 되어 꽃을 피울 때 비로소 그것은 꽃일 수 있다는 것이다. ---p.77

겨울의 추위가 차가운 자비요 은총이라고 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 만약 겨울이 없었다면 동물들은 겨울잠을 잘 수 없고 논밭의 농부들의 고된 땀은 식을 때가 없을 것이다. 마치 밤이 없다면 대낮 속에서 그 많은 노동으로부터 쉴 수가 없듯이. 생명은 뜨겁다. 끝없이 타오르는 욕망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움직인다. 오죽하면 짐승들을 동물動物, 움직이는 것이라고 이름 지었겠는가.
식물도 바람이 불면 말갈기처럼 이파리들이 나부낀다. 꽃이 피고 지는 것, 나이테가 느는 것 등. 잠시도 쉬지 않고 성장한다. 또 예민한 청각이 있다면 보이지 않는 뿌리들의 숨어 있는 노동, 소낙비와 햇빛 속에서 엽록소들이 부지런히 양분을 만들어 나르는 수액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우리는 삭풍을 악마가 내쉬는 숨소리처럼 듣고 있지만 이 추위가 없었다면 끝 모르는 욕망을 누가 잠재울 수 있으며 종신형의 중노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인가. ---p.99

모든 것이 다 오염되고 고갈되어도 우리에게는 최종의 물이 남아 있다. 눈물이라는 자원이다. 어머니의 눈물, 영하 50도의 황제펭귄 같은 아버지의 눈물, 누군가가 날 위해 흘린 사랑과 우애의 눈물이다. 그런 물을 받는 물독대가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하늘에는 비가 내려야 아름다운 무지개가 뜬다고 했지만 인간의 마음에는 눈물이 흘러야 영혼의 무지개가 뜬다. ---p.129

먹는 것이 바로 풍류가 되는 나라. 어느 의미에서는 중국의 식문화를 넘어서는 것이 한국 문화다. 잡다한 예를 들 것도 없이 달을 사랑했던 이태백도 함께 마신다고 했지 조선 명종 때의 영의정 상진尙震처럼 달을 먹지는 않았다. 그가 아들과 더불어 달빛에 앉아 소연을 베풀었을 때 지은 시가 있다.
“누가 말했던가 둥근달이 천상에 있다고”라는 말로 시작되는 그의 시는 놀랍게도 술잔에 비치던 달이 내 뱃속으로 들어와 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조금 과장된 수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맑은 달빛이 내 뱃속에 들어와 환히 비친다고 말한다. 밖에 있는 달과 안에 있는 뱃속의 달이 서로 잘 어울린다고 시를 맺을 때 우리는 달까지 먹어버린 그 상상력에 경탄할 수밖에 없다. 이미 먹는다는 것은 한국인에 있어서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하고 창조한다. ---p.167

먹는 것은 모든 생명으로 통한다. 바다, 하늘, 들판 그리고 태양.
먹는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면 먹는 것이 곧 자본임을 안다. 돌과 흙은 못 먹는다. 최초의 우리가 먹은 어머니의 젖으로부터, 우유로부터 시작해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을 먹었다. 일생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가? 만 마리의 물고기, 천 마리의 소, 수억의 쌀과 푸성귀. 나의 생명의 무게는 그동안 내가 먹어온 모든 것의 생명을 합친 생명이다.

生命의 詩 / 바다와 하늘로 만든 김자반의 맛
김을 모르고 서양 사람들은
카본 페이퍼라 한다.
모르시는 말씀. 그건 초록색 바다 밑
몰래 흑진주를 키운 어둠이라네

파도가 가라앉아 한 켜 한 켜 쌓여서
만들어낸 바다의 나이테를 아는가
어느 날 어머니가 김 한장 한장
양념간장을 발라 미각의 켜를 만들 때
하얀 손길을 따라 빛과 바람이 칠해진다네.
내 잠자리의 이불을 개키시듯
내 헌 옷을 빨아 너시듯
장독대의 햇빛에 한 열흘 말리면
김 속으로 태양과 바닷물이 들어와 간을 맞춘다.

김자반을 씹으면 내 이빨 사이로
여러 켜의 김들이 반응하는 맛의 지층
네모난 하늘과 바다가 찢기는 맛의 평면

이제는 손이 많이 간다고 누구도 만들지 않는
어머니 음식이라네

빈 장독대 앞에서 눈을 감으면
산간 뜰인데도 파도소리가 나고
채반만큼 둥근 태양의 네모난 광채.
고향 들판이 덩달아 익어 간다네 ---p.181

한자로 써봅니다.
나무 하나면 木 둘이면 林 세 개면 森.
사람 하나면 人 둘이면 좇을 종?
셋이면 무리 중? 그런데
금이 하나면 金 둘이면 ? 셋이면 기쁠 흠?

금덩이를 세 개나
포개놓은 것 금집이고 금의 피라밋입니다.
그 뜻은 기쁘다 흠입니다.
흠흠흠? ? ? 기쁘십니까.
보시면 좋고 웃음이 나오십니까.
그러나 잊지 마세요.
마이더스 왕의 딸 제오-생명이라는 뜻이지요.
그 딸을 만졌더니 사랑하는 딸은 금덩이가 되어
생명을 잃었습니다.

기쁘십니까 ---p.184

땅이 아니다.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가지와 이파리들의 기적. 거기 무엇이 있었기에 그처럼 작은 사과 씨 하나가 텅 빈 허공을 향해 올라갔는가. 만약 그가 시인이었다면 태양처럼 둥글게 둥글게 익어가는 생명의 법칙, 그 많은 겨울과 바람을 이겨낸 깃털의 가벼움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것이다.

사과가 그 높이에까지 오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땅으로 떨어질 수 있었겠는가.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설명할 수 있어도 높은 가지에 올라가 익어가는 사과의 생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답하지 못한다.

보아라. 같은 과학자라고 해도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것은 중력이 아니라 부력의 원리였다. 가라앉는 힘이 아니라 뜨는 힘이다. 무거워서 떨어지는 사과가 아니다. 무거운 것을 가볍게 떠올리는 목욕탕 물. 쇳덩어리의 배도 뜨게 하는 부력의 마법이다. 그 감동이 얼마나 컸으면 옷 입는 것도 잊고 발가벗고 소리쳤을까. 에우레카 에우레카. 그날 시라쿠사의 나무들은 웅성거렸고 백주의 태양 빛은 술에 취해 있었다. ---p.264

부富란 무엇인가. 인간에게 부를 주는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그의 답변이 바로 『무네라 풀베리스』이다. 영국에서 산업주의가 막 꽃피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경제 산업의 발전에 도취해 있는 것을 보고 러스킨은 “도대체 부라는 개념이 무엇인가, 경제학이란 또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러면서 “There is no wealth, but life.” “생명 없는 부란 없다”라고 단호히 대답한다.
내가 지금 무수히 생명, 생명이라고 동어 반복을 하고 있지만 영어의 라이프Life에 적합한 번역어가 없다. 한국말로는 Life와 Living를 구별할 수 있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리빙은 생의 수단인 의식주에 속하는 개념이고 라이프는 진선미처럼 삶 그 자체의 목적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말로는 양자를 모두 합친 “살다”에서 나온 “살음”, “삶”이다. ---p.286

땅에 묻는다는 것. 씨앗처럼 금붕어를 땅에 묻는다는 것. 그것은 죽음을 망각한다는 것이며 동시에 그것을 기억 속에서 살아나게 하는 방식이다. 씨앗은 모래나 돌멩이와 똑같이 생겼다. 누가 그것을 구별해 낼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땅에 묻으면 모래와 씨앗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씨앗에서는 싹이 나온다. 릴케였던가. 과일 안에 씨가 들어있는 것처럼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생명 속에 죽음이 들어 있다고 한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릴케는 중대한 실수를 한 것이다. 아름답지만 잘못된 비유이다. 식물들에게 있어서 열매는 곧 죽음이고 그 안에 들어있는 씨앗은 생명이다. 산에 참나무가 가장 많은 이유는 다람쥐가 도토리를 따서 땅에 묻어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긴 겨울 양식을 위해서 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아 여러 곳에 묻어두지만 잘 잊어버리는 습성 덕분에 땅에 묻어 봄이 되면 도토리에서 일제히 싹이 나와 자란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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