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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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76쪽 | 700g | 140*210*35mm |
ISBN13 | 9788931007596 |
발행일 | 2013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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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76쪽 | 700g | 140*210*35mm |
ISBN13 | 9788931007596 |
아주 오랫만에 향수에 젖게 만든 소설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향수는 실제 고향을 말하는게 아니고 어린시절 모험과 추리소설을 떨리면서도 흥분되어 읽던 순간을 말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두가지 측면에서 반가웠고 그 시절의 떨림을 전해주었는데, 한가지는 사형 집행인과 지몬이 <셜록 홈즈>의 홈즈와 와트슨박사를 연상케했다는점이다. 특히 지몬이나 와트슨은 같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으니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다른 한가지는 <학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톰소여와 학클베리 핀이 그 토록 두려워했던 인디안 죠가 떠올랐다. 개구장이들에게 그토록 무서움을 주었던 인디안 죠의 섬뜩함이 이 소설에서는 해골손을 가진 악마에 견주게 된다.
사형집행인이란 직업에 대해서도 새로운것들을 배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망나니라고 하여 참수형을 당하는 죄수들의 목을 치는 자로 당연히 천하게 취급 당해온 직업이었다. 사형 집행인이나 망나니나 천한 대접을 받은것은 매한가지였으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형집행인은 망나니와는 달리 의학적인 지식이나 약에 관한 지식이 남달랐으며 죄인들의 고문까지 담당하는것으로 나온다. 산파도 단순히 아기만 받아내는게 전부가 아니고 민간요법의 약을 제조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약을 제공하기도 하여 정작 의사인 사람들도 사형 집행인이나 산파보다 대접을 받지 못하는경우도 있었던것 같다. 지몬 같은 경우는 의학교라도 다녓지만 그의 아버지 같은 경우는 실무에서 얻어진 몇가지 간단한 의술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 동네에서는 고아가 된 아이들을 누군가는 후견인이 되어 자신의 자식으로 키우는 풍습이 있었다.
10월12일은 사람을 죽이기에 좋은 날이다.(11쪽)
프롤로그 첫줄부터 섬찟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야콥 퀴슬이 아버지로부터 사형집행인의 일을 배우며 어떤 일을 하는지를 보여 주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이곳은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라는 비교적 큰도시 옆에 있는 숀 가우라는 소도시로 우리로 말하면 작은 농촌이었던것같다. 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레흐강 뗏목선선창가에서 요제프 그리머라는 열두살짜리 소년의 주검이 떠오르면서 동네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난데 없이 소년의 아버지는 이 동네의 산파인 마르타 슈테홀린을 마녀라며 그 여자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그녀를 죽여야 한다고 난리를 피운다.
이 동네 젊은 의사인 지몬이 달려가고 야콥 퀴슬이 소년의 시신을 수숩하며 목부분의 묘한 기호를 발견하게되는데 그게 비너스의 상징이라며 마녀를 뜻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주머니에는 황이 들어 있었고 마르타의 집에서 마약에 쓰이는 맨드레이크가 사라짐으로 해서 꼼짝없이 마녀로 몰리게 되었지만 야콥 퀴슬과 지몬은 그녀가 마녀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다음날 식품점 을 하는 클레맨스 크라츠의 아들 안톤 크란츠가 집앞 계단앞에 쓰러져 죽은 채 발견이 되고 요제프 그리머와 같은 상처로 죽었음을 알게 되어 경악을 한다. 그리고 화덕 제작자 야콥 슈레포글의 딸 클라라가 괴한에게 쫓겨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공교롭게도 이 아이들은 이 동네의 고아들로 누군가의 후견을 받고 있는 아이들인데 왜 이아이들에게 위해를 가하는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얼마후에는 요하네스 슈투라세마저 마굿감에서 죽은채 발견되는데 아마도 앞의 아이들과 비슷한 날짜에 죽은듯 했다.
이 동네에 사는 다섯아이들중에 세명은 목숨을 잃었고 두 아이는 행방불명이 된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들과 동네사람들은 이 모든 일이 마녀때문에 생긴일이라고 빨리 사형시키라고 성화고 시의회에서도 이 일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고 마르타가 빨리 자백하도록 사형 집행인을 독촉한다. 하지만 야콥과 지몬의 수사로는 교회부지에 지으려는 나병요양소와 관계된 일인것으로 추측이 되고 이미 이마을에 다섯명의 낯선자들이 나머지 두 아이를 찾고 있으며 자신들을 쫓고 있는 야콥과 지몬마저 해하려는 기운이 돌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르타의 목숨은 위태로워지고 실마리는 풀리지 않는다.
"나도 그 여자가 한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그것이 우리 도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일세.틀림없어."(75쪽)
이 도시의 최고 권력가인 법원서기 요한 레흐너가 한말이다. 이처럼 저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여인들이 마녀로 둔갑하여 죽음을 당했을지... 말그대로 마녀 사냥이다. 그녀가 진짜 마녀이건 아니건 상관이 없는것이다 그저 누군가를 몰아 사형시켜 논란을 종식시켜 버리면 그만 이었던것이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하루만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마르타는 마녀로 화형을 당할테고 세 아이들의 죽음은 밝혀지지 않을것이고 두 아이 마저 찾을길이 묘연해지게 되는것이다. 과연 두 사람은 이사건의 진실을 밝혀낼것인가... 더군다나 해골손이라는자도 점점 그들의 목숨을 가져가려고 다가오고 있다.
어차피 사람을 죽여야 하는것이라면, 최소한 법에 따라 제대로 죽여야지.(306쪽)
지몬이 전쟁터에서 돌아와 사형집행인으로 돌아온 야콥에게 왜 돌아왔느냐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이 한줄에 야콥의 사형 집행인에 대한 모든 생각이 담겨있다. 전쟁터에서의 살인에 염증을 느끼고 합법적인 살인을 하는게 낫다고 결론지은 기구한 야콥의 삶. 그리고 신분적인 차이로 자신의 딸 막달레나와 지몬의 사귐을 반대하지만 한구석의 마음에는 늘 지몬을 좋아한다. 지몬 역시 고리타분하고 너무 타협적인 아버지보다는 야콥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른다. 막달레나도 야콥의 가르침으로 제법 약에 관한 지식이나 글을 읽을수 있고 자신의 사랑을 찾으려 애를쓴다.
30년전쟁이 할퀴고 지나가고 마녀사냥으로 혼란스러운시대를 걷고 있는 당시의 시대적 암울함과 자신들만의 욕심을 위해 함부로 위해를 가하는자들과 양심과 싸우려는 자들의 모험담이 무려 569쪽을 넘는 방대한 양으로 저장 되어있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는 않았다. 한꺼번에 읽지를 못하고 틈틈히 읽어야함이 오히려 야속했다. 오랫만에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빨리 2편도 읽어야지...
『사형집행인의 딸』은,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사건을 해결해가는 세 사람, 숀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 그의 총명하고 아름다운 딸 막달레나 퀴슬, 지적인 호기심을 지녔고 막달레나를 사랑하며 야콥 퀴슬을 존경하는 젊은 의사 지몬 프론비저가 미스터리한 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659년 4월, 30년 종교전쟁과 타락한 가톨릭 교회의 마녀사냥이 유럽을 한 차례 휩쓸고 간 뒤 평화를 되찾아가는 독일의 숀가우라는 한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해된 시체는 모두 어린 아이들이며 산파 마르타 슈테흘린의 집에서 자주 놀던 고아들인데 난도질 당한 수많은 칼자국과 악마의 표식처럼 보이는 수상한 기호가 어깨에 새겨져 있다. 시민들의 의식을 사로잡았던 '마녀'가 대번에 용의자 선상에 떠오르고 계몽되지 않은 중세 시대의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마녀사냥은 다시 재현되면서, 산파 마르타 슈테흘린은 군중들의 폭력과 집단 히스테리에 몰려 감옥에서 사형집행일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마녀로 몰아가는 방법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에 다름아니다.
사형집행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사형수의 목을 베던 '망나니'를 떠올릴 수 있겠다. 하지만 사극에 등장하는 망나니의 이미지를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에 대입시킨다면 도저히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어차피 범죄자를 죽여야 하는 업을 지닌 사형집행인이라면, 힘은 장사처럼 세고 무식하고 천박하며 폭음을 일삼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릴테지만 숀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은, 앞서 얘기한 폭음과 장사같은 힘은 맞지만, 의사들보다 탁월히 월등한 약학과 의학지식을 겸비했으며, 지혜롭고 정의감 넘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도시의 어느 누구도 사형집행인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눈이 마주치면 재수가 없다고 하며, 처형이 있는 날은 더하다. 사람들은 그것을 수치스러운 직업이라 부르지만, 야콥은 자기 집안의 가업을 항상 존중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은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전문적인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숀가우에는 사형집행인이 범죄자와 결혼하면 범죄자의 사형을 면할 수 있다는 관례도 있다. 열두 살의 야콥 퀴슬은, 범죄자의 몸뚱어리와 머리를 잔인하게 분리하는 아버지의 처형 장면을 보면서 결코 아버지의 발자취를 밟지 않으리라 결심하지만, 전쟁에 참전한 뒤 자신의 소명을 느끼고 다시 숀가우로 돌아와 사형집행인이 되었다. 막달레나는 야콥 퀴슬의 지혜롭고 어여쁜 딸이다. 그녀는 자신의 집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사형집행인의 딸년'이자 '피의 처녀'로서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이며 등 뒤에서 오가는 헛소문과 웃음의 대상으로 그녀의 삶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형집행인들은 항상 집안끼리 뭉치니까 그녀 역시 다른 도시의 사형집행인과 결혼하는게 관례다. 행여 사형집행인의 딸인 그녀가 남자를 향해 집적거린다면 칼과 굴레를 쓰고 공개적인 수모를 당하기 쉽다. 하지만 숀가우에 그녀를 설레게 하는 젊은 의사 지몬이 있었다. 지몬 역시 타인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막달레나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엘리트층의 완벽한 신분이 아닌, 모두가 손가락질 하는 사형집행인이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재미는,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역경을 헤쳐가며 사건을 풀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그 가운데서도 신분을 초월한 막달레나와 지몬의 로맨스 역시 결말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게 한다. 저자의 <일종의 추신>을 접하면서 다소 놀랐다. 저자인 올리버 퓌슬이 실제 독일의 사형집행인 가문인 퀴슬가의 후손이라는 점에서다. 문득 조선시대 계급제도인 양반과 상민을 떠올리는 부분인데, 우리는 우리들의 조상이 양반이었던 점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상민이었던 조상을 결코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계급제도는 진작 사라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야콥 퀴슬은 실존했던 인물로서 독일 사형집행인 가문의 계보에 속해 있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족보를 면밀히 조사해 야콥 퀴슬을 오늘날에 불러왔다. 이 미스터리 사건의 결론은, 어른들의 지나친 착각과 아이들의 불안심리가 불러온 해프닝이다. 또한, 누군가를 마녀로 만들지 않으면 자신들 역시 마녀에게 죽임을 당할 거라는 집단적인 히스테리는, 한 사람을 마녀라는 희생양으로 세우고 평화로운 도시를 세울거라는 어긋난 기대심리와 사회적 최하층민에 반한 기득권층의 이기적 탐욕과 행태가 숨어 있다. 편견에 둘러싸인 우매한 군중들의 광기와 실질적으로 도시를 지배하는 기득권자들의 탐욕에 들뜬 모습, 당시의 시대적 상황 등은 역사적 사건과 궤를 같이 한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또 한편의 매혹적인 소설을 만났다. '사형집행인의 딸'... 중세 독일의 숀가우란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신교와 구교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독일의 30년 전쟁은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인정 얻으며 끝났지만 국민들에게 엄청난 휴우증을 남겼으며 여기에 마녀 사냥이란 이름으로 또 한 번 엄청난 희생이 휩쓸고 지나간 상처를 이제 서서히 잊혀져 가던 중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다시 한 번 피바람이 몰아칠 거란 예감을 불러일으킨다.
'사형집행인의 딸'이란 제목에 나온 소녀의 이름은 막달레나 퀴슬... 그녀는 자랑스러운 사형집행인인 아버지 야콥 퀴슬의 마맏딸이자 당시 여자들과는 다르게 지식에 대한 욕구도 뛰어나고 누구에게든 배우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막달레나는 빨래를 하던 중 상류 쪽에서 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리의 원인은 한 소년이 물속에서 발버둥치고 있어 구출해 보니 소년의 모습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한 상태다. 의사를 불렀지만 소년은 이미 늦었다. 소년의 몸에서 십자가 모양의 하나의 기호가 새겨져 있는 것에 놀라게 되고 이 모든 것이 죽은 소년을 아껴주던 한 여인에게 쏠린다. 그녀를 마녀라고 부르며 소년의 아버지가 달려가는데....
소년의 아버지가 달려간 곳은 아이를 받아주는 산파의 집... 급박한 위험한 상태의 산파를 구해주는 야콥...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너무나 어이없게 느껴지는 들풀과 약초에 관한 해박한 지식들이 중세에는 이 모든 것에 대한 효험을 알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마녀로 취급받는 상항이다. 특히 아이를 낳는 여자를 도와주는 산파로서의 역할을 했던 여인들에게는 산모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병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는데 그들 중 한 명이 마녀로 지목되면서 사형집행인 야콥은 그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정직하고 성실하며 과묵한 야콥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형집행인이다. 그와 함께 마을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은 젊은 의사 지몬 프론비저다. 지몬은 사형집행인이란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알고 있지만 특히나 지몬의 아버지의 과도한 반대에도 무릅쓰고 그는 자꾸만 막달레나에게 끌리는 자신을 보게 된다.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현명하고 지혜로운 그녀의 매력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족할 만한 스릴러 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사람들이 마녀사냥이란 광기에 휩싸인 듯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고 싶은 마음에 열띤 모습을 보이는 중세 유럽 독일의 암울한 도시 숀가우의 모습이 그동안 영화를 통해서 봐왔던 도시들이 저절로 연상이 되어 실감나게 느껴진다. 그만큼 스토리의 짜임새나 박진감, 속도감, 흡입력이 상당히 좋은 작품이다.
언제나 진실은 인간이 가진 악마적인 이기심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목숨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각하는 지도층이 가진 두 얼굴... 진짜 악마, 아니 마녀는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진실은 밝혀졌지만 진실이란 게 시대상항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기에 최선을 선택하는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 섣부른 정의감 실현이 가져 올 위험보다 현명한 판단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사형집행인의 딸에서는 사실 막달레나의 활약은 그리 크지 않다. 사형집행인과 같은 제목으로 3권이 더 연작되어 부제가 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막달레나의 활약이 조금 더 큰 비중을 차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빨리 이 책들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