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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가시고기 1-2 세트

동화 가시고기 1-2 세트

[ 전2권 ]
조창인 원저 / 남미희 글 / 김연주 그림 | 산지 | 2023년 01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18건 | 판매지수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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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52*215*30mm
ISBN13 9791191714296
ISBN10 1191714292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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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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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백혈병에 걸렸어.
아빠는 나에게 무슨 병인지 한 번도 말해주지 않았어. 어차피 비밀도 아냐. 우리 병실에는 온통 백혈병하고, 백혈병과 비슷한 재생 불량성 빈혈 환자들만 있으니까.
나는 키가 작아. 백혈병에 걸린 2년 동안 다른 아이들처럼 쑥쑥 자라지 못했어. 백혈병이 내 키를 나무 기둥에 쾅쾅 못을 박아 둔 거야.
또 백혈병은 심술쟁이 고양이 톰 같아.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고양이 말이야. 나는 매일 도망만 다니는 생쥐 제리 꼴이지. 제리가 아무리 도망쳐도 톰은 끈질기게 제리를 쫓아다니거든. 못된 고양이 톰처럼 백혈병은 날 끈질기게 못살게 굴어. --- p.13 (1권)

2)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
누군가 다움이의 침대 머리맡 벽에 써놓은 글입니다. 아주 작은 글씨라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겨우 읽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다움이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빠는 차마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혹은 내일 당장 위험한 순간을 맞을지도 모르는 다움이였습니다.
--- p.57 (1권)

3) 다움이가 다시 입원했을 때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었습니다. 밤바다의 등댓불처럼, 불빛을 바라보며 어둠 속에서 육지를 찾는 고깃배처럼, 아빠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병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이제는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절망뿐이었습니다. 마치 빠르게 가라앉는 난파선에 올라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 p.85(1권)

4) “다움이는……, 다움이는 꼭 다 나아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래서 아빠를 기쁘게 해 드리렴.”
성호 엄마가 나를 껴안았어.
내 반질반질한 머리통 위로 따뜻한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졌어.
다시 한 방울, 또 한 방울.
내가 잠깐이라도 성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성호 엄마가 울지 않아도 될 테니까.
--- p.98(1권)

5) 아빠는 천천히 걸으며 말했어.
“지금처럼 업고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 돌아야 겨우 잠이 들었지.”
“창피하지 않았어?”
“그랬을까?”
나는 대답 대신 아빠의 귀를 가만히 만져보았어. 그리고 속으로만 말했지.
나중에 내가 커서 힘이 세지면 실컷 업어줄게, 아빠.
--- p.139(1권)

6) 아빠 가시고기가 왜 죽어버리는 걸까.
책에는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어. 하지만 뻔하지 뭐. 새끼 가시고기들을 지키기 위해 있는 힘을 몽땅 다 써버린 탓이겠지.
가시고기는 언제나 아빠를 생각나게 해. 그럴 때면 내 마음속에서는 슬픔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라.
아, 가시고기 우리 아빠.
--- p.14 (2권)

7) 사락골에 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 저절로 그렇게 됐어.
사락골에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어. 조금 갑갑하긴 했지만 즐거웠어. 아빠 얼굴도 언제나 햇살처럼 밝았고.
살고 싶어.
살 수만 있다면 약이든 주사든 견뎌낼 자신이 있어. 그동안 내가 훌쩍 컸다는 뜻일까? 하여튼 난 살고 싶어.
사락골에서처럼 다시 즐거웠으면 좋겠어. 그러면 아빠의 얼굴도 다시 환해지겠지.
--- p.15 (2권)

8) 외국에 맞는 골수가 있는지 알아보는 일은 굉장히 까다로웠습니다. 다행히 의사선생님과 예전에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일본에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다움이에게 맞는 골수를 가진 사람을 찾았습니다.
미도리.
스물다섯 살의 일본 여성이었습니다.
--- p.30 (2권)

9) “치료받고, 치료받고, 자꾸만 치료받았잖아. 그때마다 아빠는 마지막이라고 했어.”
내가 투덜대자 아빠는 크게 고개를 흔들었어.
“이번에는 달라. 진짜 마지막.”
“어떻게 달라?”
“다움이의 병은 나쁜 나무와 비슷해. 옛날 치료는 나무를 베어낸 거야. 그런데 나무 뿌리가 살아서 자꾸 새로운 가지를 만들어냈거든. 이번에는 의사선생님들이 나쁜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기로 했단다. 이제 더 이상 재발은 없어. 다시는, 다시는.”
--- p.45 (2권)

10) “다움이를 나한테 넘겨. 당신은 포기해.”
“넘기라고? 포기하라고? 아이를 물건처럼 이야기하는군.”
“말꼬리 잡지 마. 이제부터는 내가 다움이를 책임지겠어.”
“뒤늦게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
“프랑스에 있는 동안 내 마음은 편했을 것 같아?”
“다움이 엄마인 건 인정해. 하지만 다움이는 절대로 데려갈 수 없어. 절대로!”
--- p.67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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