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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찾기ing

저스트YA-03이동
최상아 | 책폴 | 2023년 0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24건 | 판매지수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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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62g | 140*205*18mm
ISBN13 9791197626791
ISBN10 119762679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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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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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랑 똑같은 대단한 재능이 있는 거 맞지?”
“나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진 않아.”
리플리가 웃었다. 나와 똑같은 얼굴이 웃고 있다. 나도 마주 보며 웃었다.
이렇게 웃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기분이 좋았다. 함께 수업을 들으니 지루했던 시간도 잘 지나갔다. 내가 되고 싶었던 게 바로 이거였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말이다.
--- p.23

나는 베프 씨앗이 민들레 씨처럼 동동 떠 예지의 귀로 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에게 관심을 보여 줄까.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예지는 귀가 간지러운지 자꾸 귀를 문질렀다. 설명서대로라면 나에게 말을 걸고도 남을 시간인데 예지는 귀만 긁어 댔다. 학교가 끝날 때까지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베프 씨앗이 작용하는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설마 불량품은 아니겠지.’
--- p.56

선화는 유미에게 답을 하고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천사와 악마. 난 어차피 둘 다 아니잖아.’
천사라야만 한다고 생각해 왔던 게 문제일지도 몰랐다. 사람들은 닥치고 웃기만 하는 천사 같은 슈크림 볼 소녀를 바랄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 줄 수는 없다.
--- p.114

나를 만나기 전이니까 못 믿는 게 당연하다는 건 안다. 그래도 섭섭한 건 섭섭한 거다. 나였다면, 내 앞에 지아가 나타났다면, 나는 지아의 말을 다 들었을 텐데. 나는 절대 지아를 못 보는 일이 없었을 거다. 지아가 귀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반했을 테니까. 지아가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수호신은 늘 옆에 있는 거 아니야? 왜 생색을 내?”
생색이라니. 유지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까지 왔는데, 네가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이건 섭섭함을 넘어서 화를 내야 할 말이지만 참아야 했다.
--- p.131

반디는 체육부장을 아이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배제했다. 미용실에 갈 때도, 영화를 보러 갈 때도 체육부장은 함께 갈 수 없었다.
‘나름 이 방법도 재밌네. 머리 쓰는 게임 같아.’
달팽이 사건으로 전학 온 만큼 대놓고 괴롭히는 것은 곤란했다.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땐 모든 아이들이 반디의 말에 복종했다. 반디는 아무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생활이 불편했다. 그 와중에 체육부장을 향한 은근한 조롱과 멸시는 반디에게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다시 여왕 자리를 찾을 거야.’
--- pp.168~169

지금은 익숙하지만, 서울에 처음 도착한 열한 살 때는 밤이 되면 화려하게 빛나는 불빛들이 신기했다. 마치 건물이 빛 속으로 숨어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만큼 어릴 때 보았던 별들을 볼 수 없어서 섭섭하기도 했다.
“야, 그럼 별 보이는 곳으로 다시 가.”
그때만 해도 순진했다. 솔직하게 말했다가 꺼지라는 말만 들었다. 그런 말보다 더 싫은 건 넌 누구 편이냐는 물음이었다. 넌 이쪽 편이야, 저쪽 편이야?
--- pp.196~197

“뭐가 저 깊은 곳에서 나를 수면 위로 밀어 올렸어. 빈이였어. ”
신우범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 밤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 앞까지 빈이가 어떻게 알고 와서 자신을 구했는지.
“말도 안 되지만 사실이야. 빈이랑 원래 친했는데 그날은 다른 사람 같았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더니 자기는 바다 사람이라 그렇다더라.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웃기만 했어.”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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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로 산다는 일을 한 낱말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분노의 질주’가 어울리는가 싶지만, 투우장에 내몰린 소처럼 이리저리 내달리다가도 내면으로 차분하게 침잠하는 10대의 무게감을 다 표현하진 못하는 것 같죠. 저는 10대로 산다는 건 ‘갈망’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상아 작가의 『자아 찾기ing』에는 ‘갈망’하는 청소년들을 결코 흔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마치 물맛이 다른 일곱 잔의 물처럼 저마다 다른 맛이 나는 문장들로 가득한 작품입니다. 오래도록 입에 머금고 싶은 이야기들이지요.
- 김여진 (『피땀눈물, 초등교사』 저자,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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