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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하)

댄스 댄스 댄스 (하)

[ 양장,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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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98g | 133*192*30mm
ISBN13 9788970125435
ISBN10 897012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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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어? 그러니까 한밤중에 그런 생각이 문득 들거나 해?”
“물론 그럴 때가 있지”라고 나는 말했다.
“저기, 왜 지금 여기서 그런 일을 갑자기 떠올린 거야?”
“아마 네가 너무 아름답기 때문일 거야”라고 나는 대답했다.
--- pp.13~14

유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암시적인 침묵이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암시의 행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 암시의 암시성이라는 것을 약간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암시성이 현실의 형태를 띠기까지 가만히 기다릴 수 있게 된다. 페인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 p.100

“무력감” 하고 그녀는 말했다. “뭔가 거대한 것에 의해 휘둘리고 있어서, 자기가 무슨 일을 하든 어쩔 도리가 없는 그런 기분.”
“그럴지도 몰라.”
“그런 때에는 어른은 술을 마셔.”
“맞는 말이군” 하고 나는 말했다.
--- pp.150~151

아무리 풍기문란한 일이라도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단순히 선악의 척도로는 잴 수 없게 된다. 거기에 그것의 독자적이며 독립된 환상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환상이 생겨나면, 순수한 상품으로서 제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한다. 고도자본주의는 모든 틈새로부터 상품을 발굴해 낸다. 환상, 이것이 키워드다. 매춘이든, 인신매매든, 계층 간의 차별이든, 개인 공격이든, 도착적 성욕이든, 무엇이든 간에 예쁘게 포장해서 예쁜 이름을 붙이면 훌륭한 상품이 되는 것이다.
--- pp.170~171

“어쩐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하고 그는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손에 넣으려고 하면 웬만한 건 다 손에 들어오는데, 정말로 갖고 싶은 건 손에 들어오지 않거든.”
--- p.183

“너와 함께 있으면, 이따금 그런 감정이 되돌아오는 때가 있어. 그리고 옛날의 빗소리나 바람 냄새를 한 번 더 느낄 수 있어. 바로 가까이에서 느끼는 거야. 그런 건 나쁘지 않아. 그게 얼마나 멋있는 일인가는, 너도 머지않아 알 수 있을 거야.”
--- p.218

자, 하고 나는 생각했다. 한 번 더 댄스 스텝을 밟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감탄할 만큼 춤을 추지 않으면 안 된다. 스텝, 그것이 유일한 현실이다. 그것은 분명히 정해져 있는 일이다. 생각할 것까지도 없다. 그것은 내 머릿속에 천 퍼센트의 현실로서 새겨져 있다. 춤을 추는 것이다. 아주 능숙하게.
--- p.296

나는 문득 어린 시절에 읽은 과학책 생각이 났다. 거기에는 ‘만일 마찰이 없으면,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질문 항목이 있었다. ‘만일 마찰이 없으면’ 하고 책에는 쓰여 있었다. ‘자전의 원심력에 의해 지구상의 모든 것이 우주로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나는 정말 그런 기분이었다.
--- p.322

정말로 무슨 일을 한다는 건 비참하게 혼란스럽고 힘겨운 일이야. 의미가 없는 부분이 너무 많고. 하지만 무엇을 하고 싶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 그런 게 없으면 잘 살아갈 수 없어.
--- p.328

“귀를 기울이면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그 대상물이 보여.”
“표어 같아”라고 그녀는 말했다.
“표어가 아냐. 살아가는 자세를 언어로 나타냈을 뿐이야”라고 나는 말했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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