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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 (하)

오래된 정원 (하)

황석영 | 창비 | 2000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33건 | 판매지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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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188*254*30mm
ISBN13 9788936433376
ISBN10 893643337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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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를 생각해봐. 온 밤내 같은 줄거리의 꿈을 꾸게 되지는 않아. 깨고 나면 몇 장면만 또렷하게 남곤 하지. 아무도 그 흐름을 미리 예상할 수는 없어요. 생이 어떤 결말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것들이 서로 끼여들지 않고는 어떤 대목이 중요했는가를 모르고 죽게 될 거야.
--- p.232
자유를 추상화하지 마라. 뒤 마려워봐, 그 순간부터 나는 속박된다구. 돈 없이 어디서 자유를 찾아. 이들은 자신이 속했던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양보하며 나누어 누리던 자유를 타락시킨 거라구. 이쪽이 낙원이 아니듯 저쪽두 낙원이 아니었어. 이제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될 거야. 우리 세기의 약속들을 지켜내야만 할 거야.
--- p.252
우리가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티어왔던 가치들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아직도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고 있어요. 살아있는 한 우리는 또 한번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 외롭고 캄캄한 벽 속에서 무엇을 찾았나요. 혹시 바위틈 사이로 뚫린 길을 걸어들어가 갑자기 환하고 찬란한 햇빛 가운데 색색가지의 꽃이 만발한 세상을 본 건 아닌가요. 당신은 우리의 오래된 정원을 찾았나요?
--- p.308
당신은 그곳을 찾았나요? 윤희가 내게 묻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오,라고 나는 대답할 것이다. 인가를 찾아서 산을 넘고 언덕을 내려오는 중이라고, 멀리 마을의 불빛이며 연기나는 굴뚝이 보인다고. 당신이 살고 겪어온 길을 따라서 나는 휘적휘적 걷기 시작했다고. 나는 젊은 내 얼굴 뒤편에 떠오른 그네의 눈길 이쪽으로 서서 중얼거렸다. 다녀올게.
--- p. 312
나는 짜증은 내지 않았습니다. 나는 애기엄마이고 그보다는 좀더 철이 들었다고 생각되었거든요. 그가 두꺼운 안경알 뒤에서 가늘게 눈주름을 잡고 웃고 있었어요. 뭘 숨기려고 한다든가 해 보이지는 않고 선량한 것 같기는 해도 별로 서두를 것이 없다는 투로 어딘가 여유 만만해 보였죠.
나는 하는 수 없이 돌아가달라고 딱 잘라서 말하지는 못하고 그를 그냥 응접실에다 놔두고 화실 쪽으로 돌아갔어요.

송영태란 사람이 정희와 관련이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그의 아주 자연스러운 느긋함에 나도 저절로 전염된 듯이 그에게 돌아가달라고는 말하지 못했어요. 나는 학생들에게로 돌아가서도 처음엔 좀 신경이 쓰여서 자꾸만 입구쪽을 돌아보고는 했답니다. 학생들 사이로 돌아다니다가 바깥 응접실이 내다보이는 데서 아직도 있나 하면서 힐끗 들여다보니까, 글쎄 송영태는 낡은 가죽가방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책과 종이며 사전이며를 벌여놓고는 자기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 p.10
그러나 나와 내 벗들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우리가 겪은 일들을 미래나 예견에 사호잡힌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현실 변화를 끌어내오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으로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제는 시대나 역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 물결 속에 휩쓸리며 헤엄쳐가던 하찮고 갸냘픈 개인의 나날을 통해서 세상을 보아야 한다고도. 세로운 세기에 지난 세기의 암울한 고통과 상실과 좌절을 되새기면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아직도 희망은 있는 것일까? 질문이 계속되는 한 우리응 언제나 다시 출발할 것이다.
--- pp. 318-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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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래된 정원』은 『무기의 그늘』(1988) 이후 12년 만에 내는 작품인데 출간의 감회는? 오랜만의 집필에서 특히 어려웠던 일은?

황석영: 망명시절에나 감옥에서나 어느 한때 창작에 대한 생각과 의욕을 저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자유를 얻자마자 한달쯤 쉬고는 곧 집필에 들어갔는데 욕구를 오랫동안 참아서인지 술술 잘 풀리더군요. 어느날에는 대번에 백여매 분량을 쓴 밤도 있었어요. 일산 시절에 새벽이면 마감원고를 끝내고 호수공원까지 걸었는데 집필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서 행복했습니다. 내게 감시자 없는 자신의 방과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책의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어쩐지 목과 손에서 힘을 뺐고 마음을 비운 듯한 느낌입니다. 이러한 오랜만의 창작의 자유와 편안함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움이라고나 해야 할 것입니다.

--'후기'에서 『오래된 정원』의 구상을 윤이상 선생 댁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하는 가운데 하게 되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집필 동기는?

황석영: 나는 베를린에서 장벽이 무너지고 특히 소련이 해체되기 시작했을 때, 이것이 극적인 세기의 종막이라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 초에 문명에 대한 몇가지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출발을 했지만 결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쳐서 제자리로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러한 이념적 행로는 서구가 전 세계로 전파한 것이었고 우리는 제3세계 중에서도 최후까지 가장 혹독하고 심각한 변혁의 소용돌이 가운데 있습니다. 서구가 60년대 말에 이미 과거의 변혁 운동과 결별하고 세기말적인 이행기에 들어갔다면 우리는 그때로부터 한 세대에 걸친 자본주의 근대화과정을 겪고 80년대에 들어와서 비슷한 열병을 겪게 된 셈이지요. 나는 이 시대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대단히 중요한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또한 실제로 작품을 쓰는 도중에 확신을 하게 됩니다. 이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알맹이들은 실로 의미심장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애 가운데서 중요한 시기를 바쳤고 그리고 변화되거나 거듭나면서 세상 속에 녹아 들어갔습니다.

--『오래된 정원』의 소재는 어떤 조직 사건인지? 주인공 오현우와 한윤희의 모델이 있다면 누구인지?

황석영: 작가는 자신의 체험과 세상에 일어난 일들을 함께 엮어서 짜내기 마련이지요. '남민전 사건'도 조금 나오고 유인물 작업은 내가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하고 변두리 공장이나 감옥체험 역시 그렇습니다. 이른바 '유학생 간첩단 사건'도 생각나고 서승 서준식 형제의 긴 옥중투쟁도 연상되지요. 나와 내 친구들이 겪은 일들이 서로 섞였다고나 하겠습니다. 오현우라는 인물의 절반 이상은 작가 자신의 어떤 면모가 반영되었다고 보면 될 겁니다. 그리고 한윤희 역시 내가 알았던 여성들의 모자이끄라고나 해둡시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황석영: 나는 유행어인 '모래시계 세대'니 '386세대'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굳이 말하자면 '80년대 세대'라고나 할까요? 이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져 어느날 갑자기 불운한 시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아니라 해방과 분단 이후 치열하게 진행되어온 냉전과 저항의 연대기 끝자락에 서게 된 것입니다. 나는 당시에 기성세대로서 또한 이미 유명해진 작가로서 80년 광주 이후 이들 젊은이들과 혈육처럼 될 수밖에 없었지요. 어느 유행가 대목처럼, 우리가 겪은 것은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다는 소리를 하고 싶었지요. 소설 속 어느 인물의 독백처럼 '우리는 그때 너무도 사랑했지만 사랑의 방법은 몰랐다'는 얘기 말이지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하니까 반예술적으로 들리는데, 한마디로 이들 '80년대 세대의 진혼곡'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가 꿈꾸었던 '좋은 세상'에 대한 생각들은 아직도 소중한 불씨처럼 각자의 가슴속에 살아 있으리라 믿습니다.

--옥중생활과 출옥 이후 생활은 어떠했는지?

황석영: 혼자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서 독서나 작업을 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감옥에서나 요즈음의 내 생활에서나 별로 다른 변화가 없을 듯합니다.
다만 옥에서 한 삼년쯤까지는 조금 달랐는데요. 독하게 살아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지사처럼 민주인사로 눈 부릅뜨고 지냈는데요, 어느날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풀어버리지 않으면 건강도 지켜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예술가로서도 끝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주위 잡범들과 농담도 하고 교도관들과 시시껄렁한 패설도 나누게 된 것은 나머지 두 해 동안입니다. 나는 이 기간에 사람이 좀 된 셈입니다. 그래서 심신의 건강을 지켜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털털이(시시덕이)는 영 넘어 가고 새침데기는 골로 빠진다는 속담처럼, 세속의 평상심이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듯합니다. 그런데도 나와서 삼개월 동안은 적응하느라고 한동안 헤맸어요. 나와서 전에 옥중에서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다가 소스라쳐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의미가 조금씩 다른 거예요. 역시 갇힌 자의 눈과 의식으로 읽었던 겁니다. 삶의 미세하고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만 사람은 온전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지요. 그러므로 명상까지도 죄수와 수도자의 그것은 다르겠지요. 삶은 관념이 아니니까요. 또한 독방에 오래 살다보면 말을 할 상대나 기회가 없으니까 자꾸만 단어들을 까먹게 되었어요. 작가로서 매우 초조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은 나와서 한달쯤 되니까 그 안에서 생각나지 않았던 단어가 무엇이었는지 하나하나 생생해지더군요. 독방이야말로 작가에게는 가장 가혹한 형벌입니다.

--최근 소설경향(특히 신세대소설)과 문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터넷과 하이테크 시대 문학의 바람직한 방향은?

황석영: 처음에 나와서는 그냥 '문예의 동산에는 백화가 만발할 수 있다' 라고 너그럽게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동시대의 여러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국제적인 경제대란의 시절에 구체적인 삶을 다루는 소설은 거의 보이지 않아서 조바심이 났습니다. 요즈음 한국소설은 일종의 '현실방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조만간 독자들의 보복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문학이 그런 것을 다루면 '천박하고 비예술적'이라는 생각까지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온통 '기화요초'들뿐입니다. 그에 비하면 오히려 영화는 현실의 한복판에 서있습니다. 지난 몇년 동안 대중적 성과와 함께 알려진 영화들에는 과거와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이 살아 생동하고 있더군요. 이러다가는 영화가 지상에서 몇발짝 떠 있는 문학을 밀어내고 말 것입니다. 지난 연대에는 문학이 영화에 영양소를 배급해주었는데요.
문학과 영상은 일심동체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고대 그리스나 동양 고전을 낯설지 않게 읽고 있으며 기술과 생산력의 변화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질은 여전히 탐구의 대상이지요. 오히려 저는 인터넷의 정보를 활용하는 기능과 활자를 화면에서 읽는 일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의 기초는 역시 아직도 문학적 교양이 그 토대입니다. 나는 내 소설이나 대본이 영상으로 바뀌는 일을 예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환영할 작정입니다.
--- 창작과비평사 편집국과의 인터뷰 내용 중 (20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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