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3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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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3쪽 | 278g | 128*188*13mm |
ISBN13 | 9788977469938 |
ISBN10 | 8977469937 |
발행일 | 2023년 03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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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3쪽 | 278g | 128*188*13mm |
ISBN13 | 9788977469938 |
ISBN10 | 8977469937 |
추천의 글 책을 읽기에 앞서 감사의 글 1장 인연과 배움 PART 01 윌리에게 배운 것 PART 02 배밀이하던 아기 때를 기억하는가? PART 03 청소년활동가의 씨앗 PART 04 전환의 순간 PART 05 인생길에 만난 사람들 PART 06 백일동안 마음공부 2장 우주에 하나뿐인 존재 PART 01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하기 PART 02 회복적 산골을 꿈꾼다! PART 03 서클대화로 만난 아이들을 다시 만났더니 PART 04 관계의 길은 이렇게 만들어지더라 PART 05 상대방보다 나에게 먼저 PART 06 세상엔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 3장 스스로 도전하고 탐색하며 PART 01 청소년을 바라보는 눈 PART 02 시들지 않기를 PART 03 삶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어 PART 04 대견하다, 대견해! PART 05 너희가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어 PART 06 청소년들이 겪는 폭력의 문제 PART 07 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찾도록 PART 08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를! 이 책을 내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 |
이재명 지음 <할 수 있는 것부터>는 출판 전 펀딩에 참여하여 받은 책이다. ‘산골 청소년과 놀며 배우는 배추샘’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청소년이 읽는 책이라기 보다는 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단체 관계자들, 학부모, 교사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도 이번 학기 대학에서 강의 하나를 맡은 터라 청년 대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답을 얻었다.
저자는 배제와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혼내고 야단치면 잘못된 행동이 고쳐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 청소년이 계속 수업 분위기를 흐렸다. 뚱한 표정으로 참여하기 싫다는 느낌을 강하게 드러냈다. 다른 아이들이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생각해낸 저자는 뚱한 표정의 청소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 방해받지 않도록, 이 활동을 하고 싶지 않거나 여기에 있고 싶지 않으면 나가도 된다."
그러자 학생은 저자를 쏘아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리곤 1년 가까이 저자와 말을 섞지 않았다. 그 청소년의 처지에선 수업에 배제된 것이었다. 그것도 또래들이 있는 자리에서. 저자는 그 학생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커녕 잘못 짚었다고 반성한다.
청소년들에게 지금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대개 "몰라요" 또는 "짜증 났어요"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감정이 어떤지 들여다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잘 모른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감정도 경험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그걸 이해하지 않고서는 청소년들을 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심지어 저자는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청소년이 있을 때도 이렇게 얘기한다.
"조는 건 네 잘못이 아니다. 졸게 하는 내 잘못이지. 재미있게 강의하도록 바꿔볼게."
그러면 학생들은 졸음을 견딘다고 한다.
저자의 인생 경험담도 나오는데, 직장에서 한 번 사이가 틀어진 후 7년 동안 화해하지 않고 지내다 퇴사하면서 헤어진 선배가 있었다. 저자는 "지나고 돌이켜보니 그 선배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이었다"며 이렇게 외친다. "내가 가장 싫어했던 그 사람이 바로 나의 스승이다."
청소년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데 대한 저자의 생각은 평소 내 생각과도 일치했다. '글짓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오덕 선생의 지론이기도 했다.
'글짓기'는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짓는 것만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상태로 처음부터 지으라고 하면 당연히 어렵고 힘들이 않겠는가? 지어내려면 억지로 쥐어짜야 하니까.
그래서 저자는 생활의 기록으로 '글쓰기'를 권한다. 한 것,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생각한 것에 의미를 담아 기록할 것을 권한다. 이런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해야 한다. 기억을 떠올리고 적절한 어휘를 고를 줄 알아야 하므로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도구라고 말한다.
흔히 "가슴 뛰는 일을 해라"고들 하지만, 저자는 막상 가슴 뛰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그것이 이내 '해야 할 일'로 변질되고 만다고 지적한다. 간절히 사고 싶은 노트북을 샀지만, 석 달도 지나지 않아 가슴 뛰는 게 사그라지고 그 노트북을 통해 해야 할 일만 남는다. 연애와 결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자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한다.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것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해야 하는 것도 기꺼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내일을여는책 #할수있는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를 쓴 이재명 선생님은 전라도 장수에 있는 YMCA에서 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분이다. 아이들에게는 ‘배추쌤’이라고 불리고, 어릴 때는 ‘주의가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저자소개에서 이 문장을 읽으면서 쌤이 이런 ‘호기심 천국’이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배추쌤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공감했던 부분은 ‘사나운 개, 윌리’의 이야기였다. 윌리는 지인이 키우는 개 이름이다. 지인의 집에 가면 늘 마주치게 되는데, 들어갈 때는 아는 척도 안하던 윌리가, 그 집에서 사람이 나오기만 하면 사납게 짖었다고 한다. 얼마 동안 윌리를 맡아 데리고 있어야 했던 쌤은 윌리가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관계맺기’에 대해 생각하고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본다. (어떤 방법인지는 책에서 확인하시라!) 시도는 성공이었다. 쌤은 윌리와 관계 맺기를 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맺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공감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하기>라는 꼭지였다. 이 책에는 이런 질문이 나온다.
“이 소리는 무게가 몇 그램이나 나갈까?”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소리에도 무게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소리는 무게를 잴 수 없지만, 무게감이 있다. 또 작은 소리, 큰 소리, 찢어지는 소리, 울려 퍼지는 소리 등 모양과 형태도 다양하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도 일종의 소리다. 하루 동안 나에게 어떤 소리가 들렸는지 떠올려보면 정말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P69)
이 문장을 읽고 아이들이 느끼는 ‘하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게 됐다. 새털처럼 가벼운 하루는 아닐지라도, 온 몸에 쇠사슬을 달고 있는 것처럼 무거운 하루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의 ‘하루 무게’를 때때로 내가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내가 밖에서 만나는 아이들이든, 집에서 만나는 아이들이든 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소리를 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소리의 무게를 글쓰기 수업에 어떻게 접목해 볼 수 있을까 고민도 해봤다.)
《할 수 있는 것부터》에는 청소년과 함께 수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코로나 때 아이들을 만날 수 없어 여러 가지 재료를 집으로 보냈던 ‘질문 꾸러미’는 나도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였고,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같은 학급에서 만나야 하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도 알 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관계를 회복시키는데는 꾸준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깊이깊이 공감한다고 전해드리고 싶었다. (관계 회복을 하루 만에 하라는 공공기관들아, 그러지 말자. 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곳곳에 청소년들을 위해 마음을 다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맘이 좀 벅찼다고나 할까. 그리고 배추쌤처럼 아이들의 ‘내면을 지지와 격려로 채워’주고, 아이들이 ‘자기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분들과 만나 함께 노는 날이 오기를 꿈꾸게 됐다. 우리가 노는 게 그냥 노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린 또 너무 잘 아니까! 이걸 아는 사람이라면 자, 크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