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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짜 작가의 지구 산책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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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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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2월 1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756g | 178*234*30mm
ISBN13 9788950951931
ISBN10 895095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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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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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뉴욕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그곳에 탐험이라는 숙제를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분리된 나의 정신을 하나로 꿰맨 다음, 결혼으로 하나가 되었다가 죽음으로 멀어진 어머니와 아버지의 몸뚱이, 나라는 실체를 구성하는 미국인의 살과 영국인의 살마저도 봉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거창한 관점에서는 (공포인격장애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무방할) 나를 끊임없이 괴롭혀왔던 책임감을 속죄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2001년 9월 11일,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들을 데리고 나가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온 다음, 저널리스트의 습관에 따라 뉴스를 틀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들어가는 말」

“셀프 씨.” 그는 운을 떼지도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당신은 스스로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글쎄요. 이중국적자가 아닐까요.”
그는 숨을 무겁게 들이쉬었다. “셀프 씨, 나는 30년간 출입국 관리직원으로 일해왔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당신은 사과이거나 배이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결실의 순간이 그와 나 사이에 파고든다. “런던에서 계속 살고 ‘싶으시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영국 여권을 갖고 외국인 신분으로 해외를 여행하는 건 당신 자유지만, 여기 미국에 온 이상 당신은 미국인입니다!” ---「사과 아니면 배?」

우리는 파키스탄 북서부의 분쟁지역에서 그를 찾고 있다. 황량한 모습의 이 지역은 그레이트 게이머들을 집어삼켜 뼈를 뱉어낼 것만 같다. 우리는 15푸트 라이플로 무장한 오싹한 파탄 부족인이 빈 라덴을 경호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정작 그가 레이게이트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레이게이트에서 그는 날마다 크롤리 제네럴 종합병원을 왕복하며 남몰래 신장 투석을 받는지도 모른다. 굳이 귀찮게 면도와 이발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성형수술은 말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외모에 당연히 변화가 없을 것이고,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 있거나 즉석복권을 긁고 있는 그를 보고 “대체 저 영감은 누구요?”라고 물어볼 것이다. “그 누구냐…… 빈 라덴하고 좀 닮은 것 같기도 한데.” 부지불식간에 그의 방어자를 자처한 누군가가 나선다. “아, 저 사람이요? 위험한 사람 아니에요. 혼자 체커스 위스키를 들이켜고 오후에는 볼링을 치러 가는 게 전부인데요.” 그가 어느 날 사라진다는 것은 경이로울 정도의 대담함을 발휘하지 않는 한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도망자」

어머니, 고맙습니다. 어머니가 일기 쓰기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저는 제가 배로 대서양을 건넜다는 사실을 모를 뻔했습니다. 정말 그래요. 2년 묵은 끈끈한 인식이 해파리 같은 기억으로 변해 저 깊은 시간 속에서 기어 나와 레테 강의 수면에서 굴절되는군요. 코듀로이 천으로 귀를 만든 테디베어, 둥근 현창, 흰색 페인트로 칠한 난간…… 그래, 바로 그거예요. 이 모두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은 1963년, 사우스햄튼에서 퀘벡 주까지 우리의 여정을 건조하게 기술한 어머니의 일기 덕분입니다.
우리가 떠나기 전날 밤, 어머니한테 “피곤에 지친 네 아버지가 어젯밤에 짐을 쌌지, 마지못해 하면서도 하긴 하더구나”라는 말을 듣게 된 아버지가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나 또한 짐을 싸는 게 너무나 힘들어서 앞으로 가게 될 곳곳마다 동일하게 자취를 남길 나만의 영향력 세트가 있다면 훨씬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최고의 부자들이나 파시스트 독재자들이 꿈꾸는 희망 사항일지도 모른다.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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