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자회견장_ 복도 (오전)
길고 고요한 복도를 걸어가는 혜주. 손에 반으로 접은 종이(원고, A4 1장) 있고.
혜주의 앞, 앞서가는 직원1(여, 50/팀장급), 직원2(남, 40), 직원3(여, 30대 초반), 직원4(남, 30대 초반) 있다. 혜주의 얼굴 위로,
혜주(Na) (진석에 보내는 편지를 읽는 것처럼) 우진석 당대표님.
복도 끝, 문 앞에 도착하는 혜주. 멈춰 선다.
이 문만 열면, 기자회견장이다.
직원1, 2, 3, 4. 혜주를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다. 마음 고르는 혜주.
혜주(Na) 제게 말씀하셨지요. 어느 쪽이 세상에 더 이롭고 보탬이 될 선택일지는 제가 판단할 일이라고요. …저는…
[플래시백] 15회 신71. 정순의료원_ 여진의 병실 (밤)
수빈 …아줌마도… 옛날에 거짓말했다고 몰려서 고통받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진실을 밝히고 싶다면서 다른 진실을 묻어도, 아줌만 괜찮아요?
혜주 !!
[인서트] 정순의료원_ 여진의 병실 (밤. 15회 신73 보충)
여진 (흐느끼며 혜주에게) 난 한 번도 진심으로 사과받았다고 느낀 적 없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걸로 속죄하겠다고, 그러니까 침묵해달라고,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만 했잖아…. 나는 그런 걸 바란 게 아니었는데…. 나는 이 일로 제대로 처벌받는 걸 보고 싶어….
혜주 (흐느끼는 여진을 보는 얼굴)
혜주(Na) …선택했습니다.
[현재]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바라보고 있는 혜주.
혜주(Na) 지금 이 순간 저는 몹시 두렵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다른 이의 선택 뒤에 남겨지거나,
혜주, 직원1, 2와 눈 마주치고. 작게 고개 끄덕이면. 문을 활짝 여는 직원1, 2.
혜주(Na)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문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조명빛, 요란한 플래시 셔터음 세례.
혜주, 눈이 부시다. 순간 다시 두려워지지만… 결심한다.
문밖, 눈부신 빛이 쏟아지는 기자회견장을 향해 내딛는 혜주의 발걸음에서….
#2. 동_ 안 (오전)
홀로 단상에 선 혜주. 원고는 단상 위에 올려놨고.
앞을 보면, 조명과 카메라 플래시에 눈이 부셔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기자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혜주, 왼손을 들어 불빛을 좀 가리는데, 왼손 약지에 결혼반지 없다.
빛을 가리자 혜주의 시야에 또렷이 들어오는 풍경. 기자회견장을 꽉 채운 기자들.
혜주 …….
카메라 셔터 소리만 계속 울릴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공기.
혜주, 단상 위 원고로 시선 내리는데… 원고의 첫 줄이 보인다.
‘저는 국회의원 남중도의 아내 김혜주입니다.’
혜주 ……. (고개 들고, 어렵게 입을 뗀다) 저는… (말 멈추고)
혜주, 종이를 반으로 접는다. 그리고 다시 정면 바라보며 말 잇는다.
혜주 …김혜주입니다. …….
혜주(Na) 그리고 저는… 제 자신과 세상에… 진실하고 싶습니다.
혜주 …제 아들은… (말 멈춘다,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 그러나 결심하고)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진실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습니다. (말 멈추고 감정 가라앉히는)
요란하게 터지는 플래시. 정면을 바라보는 혜주의 얼굴 위로,
혜주(Na)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제가 결정적으로 결심하게 된 것은… 제 아이 때문입니다.
윤서(E) (선행하는, 울부짖는) 하지 마, 엄마!!
#3. [인서트] 혜주 회상. 혜주 집_ 윤서 방 (이른 아침)
혜주에게 울며 소리치는 윤서.
혜주, 중도 일을 털어놓으며 이미 눈이 빨개진.
윤서 (멘탈 나갔다, 혜주에게 울부짖는) 폭로하지 마, 엄마! 제발 하지 마!!
혜주 (가슴 미어진다)
윤서 (악쓰며 난리치는) 엄만 나를 성범죄자 딸로 만들고 싶어?? 아니지?? 절대로 폭로하지 마!! 절대로!!
혜주 (너무 미안하고 마음 아파 눈물 흐르는데)
윤서 아빠는 정치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이건 그냥, 티끌! 그래, 티끌이야! 옷에 묻어도 티 안 나는 티끌! 아빠가 지금,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잖아!!
혜주 …!!
순간 충격받은 혜주의 얼굴 위로,
혜주(Na) 그 순간… 결심했습니다.
윤서 (울부짖다가 애걸하다가 난리가 나는) 내가 지금, 아빠가 잘했다는 거 아니잖아…. 근데 아빠는 계속 정치하면서 어려운 사람들 돕고 있잖아!! 그러니까 엄마랑 이모만 모른 척 해주면 되는 건데 왜 그래!! 내가 앞으로 이모한테 더 잘할게!! 그러니까 제발! 폭로하지 마!! 응?? 엄마, 제바알…. (울면서 혜주 팔 잡고 매달려 애걸하는)
혜주 …….
혜주(Na)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제 선택을 믿고 따라가야겠다고요.
윤서, 계속 “엄마 제발! 하지 마! 제발 하지 마…!” 하고 울고불고 하는데… 윤서를 갑자기 끌어안는 혜주! 혜주 품 안의 윤서, 울면서 버둥거리고 뿌리치려 난리치지만 (“이거 놔! 폭로하면 엄마 평생 저주할 거야! 절대 하지 마! 절대!!”) 혜주, 윤서를 더 꽉 안고, 운다….
혜주(Na) 제 선택이 지금 당장 제 아이를 힘들게 할지라도… 저는,
울면서 “이거 놔!” 하며 버둥거리던 윤서, 이윽고 혜주 품에 얼굴 묻고 “엄마… 엄마….” 하면서 크게 오열한다. (*윤서가 더 이상 버둥거리지 않는 것은 혜주의 선택을 이해하거나 폭로에 동의해서는 아니고, 악쓰며 울다가 지쳐 오열하는…) 혜주, 윤서를 꽉 끌어안은 채, 하염없이 눈물 흘린다.
창에서 들어오는 이른 아침의 햇살이 윤서 책상의 가족사진을 비춘다. 그 위로,
혜주(Na) 이 아이가… 선택의 순간에 도망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지는 법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4. [현재] 기자회견장_ 안 (오전)
혜주(Na) 제 선택의 이유입니다.
---「최종회 선택(選擇)」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