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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담벼락에 그려진 식물들의 꿈꾸는 숭고 · 21
와온 바다 햇빛을 수집하는 섬달천 마을 뒷간 담벼락 · 32 100년 된 담장과 100년 된 장독 사이 머윗대 올랐다 · 56 달천 마을 밤의 여왕 집 담벼락 · 65 베를린장벽과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die Mauer, the wall, le mur, El muro, ll muro 13.8.1961-9.11.1989. Berlin · 79 담의 ‘화양연화’ · 90 동백 진 담장에 내린 폭설, 혹은 파울 클레의 〈가라앉은 풍경〉 · 97 메마른 수세미가 달린 담장, 허무집 · 107 인간적인 것과 형이상학적인 것 저 너머-담벼락 · 116 와온 바다 궁항 마을 인어가 사는 집의 담벼락 넷 · 125 밥의 몰락, 거룩한 조리 · 153 철사로 꿰맨 아버지의 성곽 · 163 민들레 홀씨 타고 떠난 아름다운 담장 건축술, 〈20세기의 종말〉 · 171 분홍색 함석 담장, 현경과 영애,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 · 181 낙타가 걸어간 담장에 드리운 감나무 그림자 · 192 ‘식물성의 저항’-고서 마을 골목 담장의 은폐된 욕망 · 202 도깨비 담장-연꽃 진 폐허 미의 연못 담장 · 213 에체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우리가 잃어버린 얼굴과 보성강변 연화리 돌각담 · 224 빨래와 돌각담; 생에 비스듬히 장대 받치기 · 234 똥과 밥, 티베트 담벼락의 아름다운 카오스 · 243 ‘반사면 없는 거울’, 시멘트 담벼락에 핀 꽃 · 252 시간 전시장: 조심, 조심, 다무락 · 261 잘 못 든 길에서 담장을 줍다; 감빛 빛살무늬에 지친 빛살무늬 그리움 · 269 ‘이미지의 배반’-이것은 담장 풍경이 아니다 · 278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사는 집으로 가는 파꽃 핀 돌각담 · 285 달빛 춤추는 무월舞月 마을 돌담 · 294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사라져간; 생의 콜라주 · 304 섬 위에 있는 여자의 섬 혹은 자코메티의 〈작은 입상〉 · 312 삼지내 마을 돌각담의 기하 추상, 돌의 미사 솔렘니스 · 319 |
저민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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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은 꿈꾸는 황홀경이다. 꿈꾸는 황홀경 속에는 우물 같은 거울이 있어서 신비하게도 꿈을 비춰주었다. 나는 담장을 경계로 현실과 초현실 저 너머를 오갈 수 있었다. 담장 앞에 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초현실의 마법을 통해 멋진 신세계로 갔다. 초현실 세계란 꿈의 현전으로,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쓴 담의 미학은 미학이 아니다. 미를 바라보려고 애쓴 미적인 ‘것’의 흔적이며, 담을 통해 미적인 ‘것’을 찾으려는 정신의, 열정의 비늘 한 조각일 뿐이다.
---「프롤로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