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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리뷰 총점9.8 리뷰 58건 | 판매지수 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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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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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76g | 140*210*21mm
ISBN13 9791164051991
ISBN10 116405199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의 일러두기
서문 테스트부터 통과해야 한다

1장 FBI가 부를 때
2장 방공호
3장 프로파일러들을 프로파일링하다
4장 범죄 현장 읽기
5장 살인범이 여성일 때
6장 내 친구 미시
7장 범죄 피해자학 개론
8장 복면 뒤에서
9장 “여기에 조리법은 없어요”
10장 더 깊이 보기
11장 환상과 현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12장 사체 훼손의 패턴
13장 행간을 읽기
14장 결박하고 고문하고 죽인다
15장 에고가 너의 나락이 될 것이다
16장 심연을 바라보며
17장 내면의 괴물
보너스 챕터 개념을 검증하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980년대 초 12월의 어느 날 아침이었고, 나는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위치한 ‘FBI 아카데미’ 건물의 지하 깊숙한 회의실에 다섯 명의 요원과 함께 있었다. 이 회의실은 ‘방공호’라고 불렸다.
--- p.16

나는 여성 환자들에게 마음이 끌렸다. 정신병동의 여성 환자 대부분이 선천적인 정신장애나 어렸을 때 발생한 정신질환을 가진 게 아니라는 점은 대번에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이었다.
--- p.24

1년간 보스턴 시립병원 응급실에 강간 피해자가 오면 최초에 환자를 보는 간호사가 린다와 나에게 연락을 했고, 그러면 우리는 곧바로 병원에 가서 환자를 면담했다. 면담은 대부분 개인 병실이나 응급실 내의 칸막이가 쳐진 공간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 우리는 피해자들이 겪는 문제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그 이름은 강간 트라우마 증후군rape trauma syndrome으로,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외상을 일컫는다.
--- pp.30~31

나는 우리의 프로젝트가 기존의 방식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비웃음을 사고 방해를 받을 것이었고, 내심 우리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사람도 많을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인마가 그저 정신이상자라고 생각했다. 그게 다일 뿐 더 정교하게 알아내야 할 세부 내용이나 그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찰 같은 것은 없다고 말이다.
--- pp.42~43

이것은 연쇄살인범의 마음에 자물쇠를 풀고 들어가 그들의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정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드는지 이해하게 해줄 열쇠였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 p.45

내가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인사를 건넨 사람은 헤이즐우드였다. 그는 이 기쁜 소식을 악명 높은 지하 방공호 옆 사무실 동료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전하고 싶어 하면서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지름길로 나를 안내했다. 우리는 총기 일습이 구비된 곳에서 교관이 훈련생들에게 총기 다루는 법을 강의하고 있는 곳을 가로지르게 되었는데, 모두가 일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이분은 우리 팀이에요.” 헤이즐우드가 말했다.
--- p.81

모든 수사는 범죄 현장에서 시작된다. 범죄 현장은 무엇이 벌어졌는지, 어떻게 벌어졌는지, 누가 관여했는지가 담긴 기록이다. 하지만 범죄 현장의 언어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 언어는 불화와 폭력과 일시적으로만 존재하는 과거의 흔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메아리다.
--- p.100

어느 정도 그들은 자신이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 G-맨이라는 신화에 빠져 있었다. 어디에, 얼마나 많은 지식과 정보가 비어 있든 자신의 경험과 감으로 그것을 메꿀 수 있다는 확신 말이다. 이것은 1970년대 FBI의 문화였고 이에 대해 굳이 의문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레슬러는 예외였다. 일찍이 그는 이 정형화된 허세를 궤뚫어보았고 성공적인 수사를 하려면 프로파일러에게는 감만이 아니라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p.111

우리 스스로를 가해자의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속성을 알아낸다는 접근 방식에는 심각한 리스크가 있었다. 이 일은 공포를 날것으로 대면하는 일이었다. 행동과학부 사람들 모두 체중이 빠지고 흉통에 시달렸다. 더글러스는 가장 심각한 경우였는데, 1983년에 시애틀에서 어느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 p.123

‘강간 현장 출동 키트rape kit’가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고, DNA 프로파일링은 몇 년이나 더 지난 뒤의 이야기였다. 또한 은밀한 곳에서 행해지는 성폭력의 속성상 기댈 만한 목격자가 거의 없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더 큰 진실은 강간이 ‘남성의 언어’ 대 ‘여성의 언어’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었다. 1970년대 말에 여성이 하는 말은 일관되지 못하고 감정적이고 신뢰할 수 없다고 여겨졌고, 따라서 이런 사건에서 배심원단은 피해자의 손을 거의 들어주지 않았다.
--- p.197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요.” 내가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범행에 대한 그의 기억과 해석에 대해서는 도발해도 되지만 그의 믿음 체계는 절대로 건드리지 마세요. 믿음 체계에 대해 도발을 하면 전적인 부인의 상태로 들어가게 될 거예요. 그는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종이로 만든 집이에요.”
--- p.211

재판에서 시모니스는 모든 일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 하지만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한 적이 없다. 그는 늘 자신에 대한 더 큰 내러티브를 주도하고 통제하려 했다. 그는 자신이 들켰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러한 내러티브 짓기는 또 다른 복면 뒤에 숨어 조금이나마 통제감과 비슷한 것을 되찾고자 시도하는 그의 방식일 뿐이었다.
--- p.222

6년간 행동과학부에서 일하면서 나는 ‘프로파일링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예술’이라는 상투어를 내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프로파일링이 꼭 둘 중에 어느 한쪽이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파일링은 예술이면서 과학이다. 프로파일링은 인간 조건의 맨 가장자리에 있는 면모들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위한 인간의 시도다. 과학과 예술은 프로파일링이라는 동일한 동전의 양면이다. 단지 모든 사람이 이 양면을 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다.
--- p.230

리셀과 켐퍼는 … 둘 다 예외적일 만큼 똑똑했고 피해자를 생각하는 방식에서 보통 이상의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둘 다 세상에 대해 기이한,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판타지에 기반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 p.235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선은 깨질 수 없다. 그들의 원초적인 살해 충동, 살해에 대한 가차 없고 굴복을 모르는 갈증은 아무리 많은 폭력을 저지르더라도 충족되거나 완화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리셀과 켐퍼는 다른 누구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 기억이 그들이 가진 전부였기 때문이다.
--- pp.270~271

“여기에서 핵심은 이것이 미친 짓 같은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핵심은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에서 일종의 논리를 보고 있고, 가해자가 논리적인 패턴을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가해자에게 그것이 말이 되는 논리라는 점입니다.”
--- p.276

나는 가능한 한 총체적으로 연쇄살인범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깊이, 또 충분히 오래 들여다보았다. 그 과정에서 그들 또한 나를 연구하고 분석했다. 몇몇은 내 아이들의 이름을 알았고, 또 몇몇은 내가 출판한 글을 다 읽었으며, 한 명은 매년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오기도 했다. 그들과 나 사이에 경계선이 얇아지고 있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였다.
--- p.344

침묵 속에서 우리는 교도관을 따라 긴 복도를 지나갔다. 양옆 감방에서 수감자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똑바로 앞으로만 향했다. 남성만 있는 교도소에 온 여성 방문자가 되는 경험은 영화에 나오는 것과 전혀 달랐다. … 이 침묵은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어마어마했고 절대적인 무게감으로 나를 짓눌렀다.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연구를 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 p.351

살인자에게 폭력은 신성한 무언가의 표현이다. 범죄자의 마음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우리에게 너무 낯선 동시에 두렵게도 우리 자신과 가깝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알아내는 것’, 즉 퍼즐을 푸는 것에만 집착하면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과 이유를 잊기 쉽다. 이 일이 왜 중요한지를 잊게 되는 것이다. … 중요한 사람은 피해자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p.38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권일용, 표창원, 박지선 등 국내외 범죄 수사 전문가들의 찬사
★ 아마존이 선정한 최고의 범죄 수사물
★ 현대 프로파일링 기법의 발판을 마련한 결정적 순간들
★ 넷플릭스 〈마인드 헌터〉 웬디 카 역의 모델이 된 인물의 최초 회고록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이도록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을 알아내는 데 내 경력을 바쳤다.”

범죄심리학과 프로파일링 분야의 새로운 바이블!
인간 심연에 대한 연구를 범죄 수사에 최초로 접목한
FBI 행동과학부의 숨겨진 역사를 드러내다


이 책은 막 현대적인 범죄 수사의 기틀이 만들어지던 1970~1980년대 미국 FBI 아카데미의 심장부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당시 FBI는 유괴, 강간, 연쇄살인 등 급증하는 강력범죄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역사상 처음으로 범죄 행동의 기저에 있는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에 인력과 자원을 할당하기로 한다.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진 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의 산실, 행동과학부가 탄생하게 된 순간이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행동과학부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즉, 프로파일링 기법을 발전시키며 실제 수사에 적용하고 그 효과를 입증해나가기 시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저자인 앤 버지스는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로 유명한 범죄자 성격 연구에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링 기법을 표준화하고 체계화한 인물이다. 동시대 프로파일러들이 받았던 스포트라이트에서 오랫동안 빗겨나 있었지만 FBI 요원들조차 확신하지 못했던 살인자들과의 인터뷰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실제 수사 기법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여성이자 비요원 출신이었던 저자는 내부인에게만 허락된 공간인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을 활보하며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를 대면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그 복잡하게 얽힌 암호를 해독해낸 순간들을 복원하고 있다. 이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 여정을 통해 우리는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의미에 대해 생생하게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강간 피해자의 트라우마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에서
범죄자 프로파일링에 방법론을 제시하기까지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순간들


앤 버지스는 정신 간호학을 전공한 간호사로, 대학원 실습 시절 정신병동의 여성 환자를 관찰하다 그들 대부분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해자들을 위한 치료나 지원이 전무한 시절이었고, 오히려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어려웠다. 주변의 모두가 입을 모아 경력을 망치는 길이라고 말릴 때 버지스는 강간 피해자들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일에 전념했다. 보스턴칼리지 정신간호학 교수로 임명된 뒤에는 동료 학자와 함께 응급실에 실려오는 피해자들을 면담하고 그들에게 상담 치료를 제공하면서 1973년 그 결과를 「응급실의 강간 피해자」라는 논문으로 정리한다. 버지스는 당시에 제대로 언어화되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고통에 처음으로 ‘강간 트라우마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이러한 연구와 활동은 미국 최초의 강간 위기 센터 설립으로 이어진다.

버지스의 연구는 성범죄와 그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만을 건드린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 입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동학, 범죄의 전모, 그리고 그 영향을 통찰하는 버지스의 연구는 성범죄가 지역 치안 당국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 급증하던 시절, FBI의 눈에 띄게 된다. 그간 쉬쉬해야 할 문제이거나 여성의 문제만으로 치부되었던 범죄가 비로소 긴급하고 진지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대두된 것이다. 문제는 요원들을 교육해야 할 아카데미 교관 가운데 성범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앤 버지스가 적임자였다.

“강간은 성별의 문제가 아닌 권력과 통제의 행위이다.” 앤 버지스는 다부진 체격의 성실한 엘리트들이 모인 FBI 아카데미 첫 강의의 포문을 열며 이런 말을 한다. 성범죄에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인 남성 요원들의 통념뿐 아니라 당시 성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통념을 뒤흔드는 강의였다. 폐쇄적인 FBI 아카데미에서 버지스의 강의는 곧 입소문을 타고, 이는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어진다. 당시 전국 곳곳의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복역 중인 살인마들을 인터뷰하고 있던 로버트 레슬러와 존 더글러스를 소개받게 된 것이다. 에드문드 켐퍼, 시르한 시르한, 리처드 스펙 등 악명 높은 살인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면서 버지스는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살인자가 계속해서 말을 하게 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이는 대화에서 그 잠재적인 가치를 즉각 알아챈다. 질문 목록을 체계화하고 제대로 된 방법론을 적용한다면 ‘연쇄살인범은 왜 사람들을 죽이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범죄자의 심리로 그들을 역추적해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세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그 일에 함께 뛰어들게 된다.

“범죄 현장은 범죄자가 남긴 메아리다”
범행 수법(MO), 퍼스네이션, 시그니처, 판타지……
흉악한 범죄자들의 마음속 암호를 풀 단서들


레슬러와 더글러스가 ‘범죄자 성격 연구’로 명명한 ‘살인자와의 인터뷰’를 계속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그 면담 내용을 주된 자료 수집 도구로 삼아 범죄자들의 프로파일링 작업을 가능하게 할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 세 사람의 목표였다. 그러나 프로파일링은 버지스가 행동과학부에 합류한 1980년대 초반만 해도 FBI 내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기법이었다. 프로파일러들이 모인 행동과학부가 FBI 아카데미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임무가 얼마나 논쟁적이고 고립되어 있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FBI 아카데미에서도 ‘방공호’라 불리던 이 공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버지스는 능력 있는 수사관들의 ‘감’과 경험에만 의존하던 프로파일링의 문제를 간파하고, 여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틀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먼저 여섯 개의 대형 캐비닛에 들어 있는 행동과학부의 모든 사건을 파헤치고 50명 이상의 면담 데이터를 분석하여 범죄 현장과 범죄자들 간의 공통 분모를 파악했다. 그리고 이에 바탕해 프로파일링의 방법론을 단계별로 체계화해나간다. 그리고 행동과학부의 일원이 되어 범죄자 프로파일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끊임없이 그 방법론을 개선하고 수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교화하는 일에 힘쓴다. 이 끈질긴 노력 끝에 에드문드 켐퍼나 몬티 리셀 같은 흉악한 범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인간의 가장 잔인한 본성,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들을 특징 짓는 잔혹한 판타지가 세상에 드러나며, 이를 범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암호를 해독할 단서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처음에는 경멸과 의구심을 샀던 프로파일링 기법이 점차 언론의 조명과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마침내 FBI의 인정과 지원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는 책이다. 네브라스카주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캘리포니아주 교외의 조용한 중상류층 마을에서 발생한 바비 살인 사건, 피해자와 목격자뿐 아니라 버지스 자신에게도 깊은 상흔을 남긴 일리노이주 아동 납치 및 살해 사건, 그리고 스키 마스크 강간범과 BTK 연쇄살인마, 유나바머 등 미 전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악명 높은 살인자들이 저지른 사건을 숨 가쁘게 뒤쫓는다. 뿐만 아니라 범죄자들을 분석하고 조사하고 추적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들이 열띤 토론을 주고받던 회의실의 장면을 생생하게 재구성하며, 범죄 수사의 성공과 실패의 순간, 새로운 수사 기법이 효과를 발휘한 환희의 순간과 한계와 방해에 부딪혔을 때의 좌절의 순간까지 모두 담고 있다. 이 충실한 회고록은 이렇게 범죄심리학과 프로파일링 분야의 초창기 역사를 완벽하게 복원해낸다.

우리가 악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완전무결한 G-맨(FBI 요원을 이르는 말)의 신화에 빠져 있던 미지의 공간 FBI에서 매우 극소수인 여성이자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비요원 출신이었던 버지스는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들 그녀가 흉악한 사건이 주는 압박과 공포에 못 이겨 무너질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FBI가 범죄 수사 기법의 현대화를 꾀하던 당시의 상황을 그 시절 FBI에서 가장 낯선 인물의 눈으로 뒤쫓으면서 내부의 갈등과 변화의 과정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그리고 이처럼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환경이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에 가득한 치열하고도 열띤 공기와 상호작용하며 책에 담긴 현장감과 긴장감을 한층 더 높여준다.

회의실 미공개 속기록과 녹취록, 범죄 현장에 대한 묘사, 그리고 본인의 회상을 촘촘히 엮은 이 훌륭한 회고록은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마음과 이후에도 오래도록 고통받는 피해자의 마음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을 제공한다. 앤 버지스가 들려주는 충격적이고 마음 아프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오래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도록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을 멈출 수 있는가? 버지스는 FBI를 떠났지만 여전히 정기적으로 법정에 출두해 폭력적인 연쇄 범죄자, 아동 학대 및 성범죄가 연루된 사건에서 전문가 증언을 제공하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앤 버지스는 범죄자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역사적인 획을 그은, 단연 돋보이는 선구적인 연구자 중 한 사람이다.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연쇄살인과 성폭력, 아동 학대 등 다양한 강력 범죄 사건에서 FBI의 과학적인 행동 분석을 지원하며 체계적인 범죄 수사의 기틀을 설계하는 데 일조했으며 특히 성폭력과 같은 범죄를 분석할 때 최초로 피해자 관점을 도입해 범죄자들의 심리 연구 체계를 수립하고 그들의 연쇄적인 범죄를 막는 데 기여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에서 앤 버지스는 FBI 아카데미 깊숙이 자리한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을 중심으로 범죄자 프로파일링 절차와 범죄 심리 분석의 틀을 마련하던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 프로파일링 기법이 발달한 이 초기의 역사에 대한 소중한 증언을 통해 우리는 범죄와 싸우는 데 필요한 보다 넓은 이론적, 실무적 관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범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우리의 시각을 한층 폭넓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지선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
범죄심리학에서는 연쇄살인범을 ‘동족 포식자’라고 부른다. 평소에는 평범한 이웃처럼 위장해 의심이나 경계를 피하고 살인할 때는 맹수로 변하는 이들은 존재 자체가 사회적 재난이다. 이들이 저지른 범행을 피해자와의 원한이나 치정, 혹은 금전 문제 등이 동기가 된 사건으로 오판하는 경우,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기 쉽다. 프로파일러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들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앤 버지스는 미국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프로파일링 연구 및 교육 훈련의 일인자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 프로파일러 존 더글러스나 로버트 레슬러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멘토, 조력자였던 인물이다. 오랫동안 장막 뒤에 서 있던 그가 FBI 프로파일링의 생생한 현장 모습을 세상에 내놨다. 프로파일링은 물론, 범죄 수사에 관심 있는 분들과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인간애를 가진 모든 분께 강력하게 일독을 권한다.
- 표창원 (프로파일러,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사회변화로 사이코패스 등 이상심리에 의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범죄 현장에는 물리적 단서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범죄들은 연쇄적으로, 치밀한 계획하에 발생해 흔적을 많이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파일링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FBI 행동과학부에서 연구하고 발전시킨 수사 기법으로, 수사관으로 하여금 사건 발생 초기에 범행의 동기와 목적, 어떤 유형의 범죄자가 이런 범행을 저지르는지를 추정하게 함으로써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이러한 혁신적인 수사 기법이 막 발전하기 시작한 1980년대 행동과학부의 심장부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앤 버지스는 프로파일링에 방법론을 제시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이답게 그 역사적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당시 미국의 범죄 상황은 오늘날 한국의 범죄 상황과 많이 다르지만 프로파일러들이 회의실에서 실제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범죄자가 남기고 간 난제를 풀어나가는지 궁금해할 독자들에게 흥미로울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다.
- 권일용 (프로파일러,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
함께 일한 동료를 통틀어 가장 날카로운 사람이자 가장 강인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앤이다. 앤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수행한 작업은 FBI 행동과학부에 근본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해하기 어려운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알려주고, 해독 불가능한 것들을 해독하도록 도와준 사람이 바로 앤이기 때문이다. 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야 할 때가 되었다.
- 존 E. 더글러스 (전 FBI 프로파일러, 『마인드 헌터』 저자)
앤 버지스 연구팀의 강간 살해에 관한 독창적인 논문을 읽은 뒤로 내 업무의 속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앤은 진정 최초의 마인드 헌터 중 한 명이라 할 만하다. 앤은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눈과 피해자에 대한 따뜻한 공감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링 기법을 발전시켰으며, 이 책에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내 책장의 두고두고 읽을 칸에 자리 잡았다. 포식자의 심리를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기법이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악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에서 앤 버지스는 진정한 영웅이다.
- 폴 홀스 (FBI 태스크포스 요원, 전 미제사건 수사관)
저명한 행동과학부 사무실 안팎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FBI 신참 프로파일러 시절, 나는 일을 제대로 배우려면 내가 열망하는 지식과 숙련도와 역량을 갖춘 선배들을 멘토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빠르게 깨달았다. 그때도 지금도 내게 앤 버지스는 그런 사람의 상징이다.
- 그레고리 M. 쿠퍼 (콜드케이스 재단 사무총장, 전 FBI 프로파일러)
1970년대 말 FBI에서 행동과학부가 성장하고 진화해가던 시기에 앤 버지스는 행동과학부의 교육, 연구, 운영이 통상적인 수사와 기소 관점을 넘어 정신의학 전문가들과 접점을 갖도록 이끌었고, 이 새로운 관점과 통찰이 범죄자와 피해자 모두의 행동을 더 잘 파악하는 데 적용될 수 있게 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버지스가 오랜 기간 행동과학부와 긴밀하게 일해온 과정을 그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으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 케네스 V. 래닝 (전 FBI 프로파일러)
행동과학부에서 내가 했던 일 중 하나는 버지스 박사가 보스턴에서 분석한 데이터를 나의 경찰 펠로우십 프로그램으로 가져오는 것이었다. 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사관들이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버지스 박사가 말하는 것과 비교했다. 우리가 도입한 기초적인 프로파일링 기법은 범죄자의 신상과 특징을 논리적이고 엄정하게 파악하는 접근 방식으로 이어졌으며, 이후에도 시간이라는 시험을 거치고 살아남아 타당성을 입증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이 중요한 일이 이루어지던 최전선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의 묘사를 넘어 범죄자 프로파일링이 ‘정말로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저슨 M. 레이 (전 FBI 프로파일러)
날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수사관과 형사 들이 앤 버지스 박사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야 범죄자 프로파일링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발전시키는 데 토대가 되었던 그 당시의 사건들을 따라가면서 통계, 인물, 사실관계, 진행 과정의 이면에 있는 흥미롭고도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 흥미진진한 책이며 전문가인 형사뿐 아니라 형사물을 좋아하는 일반인도 꼭 소장할 만한 책이다.
- 새러 케일리언 (범죄행동학자)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앤 버지스의 강의를 처음 들었던 날을 잊지 못한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앤의 강의에 강당을 빼곡히 메운 사람들 모두가 홀리듯이 빠져들었다. 앤은 법과학 전문 간호사로서 자신이 수행했던 일과 범죄 피해자 및 그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를 대학으로 가져왔다. 특히 수사당국이 강력 범죄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는 피해자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으며, 그럼으로써 미국 문화의 오랜 가정假定들에 도전했다. 앤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야 한다.
- 클레어 패긴 (전 펜실베이니아 대학 간호대학원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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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살인자와 프로파일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모* | 2023.03.12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앤, 우리는 여기에 편을 들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부터도 편드는 건 우리의 일이 아니었어요. 우리 일은 언제나 복잡한 무언가를 이해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일은 언제나 진실을 찾는 것이었어요. -본문 중(레슬러)-   국내 프로파일러의 시작은 2002년으로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너무 늦었고,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한동;
리뷰제목

앤, 우리는 여기에 편을 들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부터도 편드는 건 우리의 일이 아니었어요.

우리 일은 언제나 복잡한 무언가를 이해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일은 언제나 진실을 찾는 것이었어요.

-본문 중(레슬러)-

 

국내 프로파일러의 시작은 2002년으로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너무 늦었고,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한동안 미드(미국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오늘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를 읽으면서 두려움, 공포감, 무거움, 섬뜩함 등 두려운 표현들이 종종 나를 자극했다. FBI 프로파일러 창시에 도움을 준 인물로 이 기관에서는 대부분 남성이었는 데 유일한 여성으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 먼저 끌렸다. 1980년대 제 1세대 프로파일로가 FBI에서 탄생되었으나 그 전에 테튼과 멀레이니라는 두 사람은 이미 '프로파일러'의 개척자다. 물론, 체계적이지는 않았으나 두 사람이 있었기에 '프로파일러'가 존재 하게 되었다. 앤은 실습으로 갔던 한 병원에서 그곳에 있는 여성 대부분들이 강간 피해자들임을 알았고, 여기서 피해자와 가해자(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양쪽 모두를 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더 깊이 연구하게 되면서 관련 논문을 발표하며 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러던 중 FBI인 더글라스와 레슬러(1세대 프로파일러)와 만나게 되면서 행동과학부를 만들고, 앤은 그동안 쌓아온 심리(범죄심리,피해자의 심리 등)를 활용하게 되었다.

 

책은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서문에서 범죄의 피해자들의 진술, 가해자들과 상호작용한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는 데 어쩔 수 없이 끔찍한 범죄 상황도 포함 되어 있다고 안내한다. 그렇다 이 책은 단순히 앤이 참여한 사건을 두고 흥미롭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 그럴수도 없을 뿐더러 범죄 자체가 범위가 있을까? 특히, 성폭력은 너무 만연하게 퍼져있었으며 앤이 활동한 1980년에도 강간 피해자들은 그저 여성의 잘못인 것처럼(옷이 야하다 등 ) 인식이 되어 피해자가 일상 생활이 어렵더라도 법정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더 무서운 건 모든 범죄의 궁극적인 목표는 살인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프로파일러의 임무는 현장요원처럼 용의자를 찾는게 아니라 더 큰 사건이 되기 전에 초기에 진압을 하는 것이다. 앤은 더글라스와 레슬러 두 사람을 만나면서 범죄심리를 넓히고 더 나아가 범죄피해자학, 언어심리학, 프로파일링 기법을 정립했다.

 

대부분의 사건은 성폭력을 수반하고 있는 데 이는 피해자가 여성(나이를 불문하고서 말이다)이다. 앤이 속한 행동과학부엔 더글라스와 레슬러 외에 래닝, 그녀를 FBI로 데려온 헤이즐우드가 있다. 각자마다 특성이 있는 인물들인데 특히, 래닝은 아동 범죄 분야 전문가로 법정에서 피해자와 독립적으로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장을 보면서 오래 전 국내에서 일어난 아동 성범죄 사건을 법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시켰던 것이 떠올랐다. 하여튼, 행동과학부는 FBI가 인정한 부서가 아니었으며 가욋일을 하는 것이었고, 미제사건(장시간 해결되지 않는)을 맡게 되면서 서서히 알려지게 되었다. '범죄 현장 읽기'라는 말이 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보존 해야 하는 건 그 속에서 가해자의 심리, 사건의 패턴 ,사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적었듯이 프로파일러는 현장 요원이 아니다 사건 현장에 남겨진 것을 토대로 용의자를 좁히는 것이기에 현장을 보는 것(피해자 사진, 사건 현장 등)은 중요한 자료다.

 

 

책은 또한 이들이 의뢰를 받은 사건을 두고 용의자의 인적사항(어떤 인물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점성술사도 아닌데 추리해 가는 모습에 놀랐다. 한 인물을 소개하는 데 순간 셜록 홈즈인가 싶은 사람으로 그는 '역심리학'을 이용해 가해자의 작문 스타일, 폭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다른 문화권, 태생 등을 알려주면서 폭탄 테러범을 잡게 도와주었다. 훗날 프로이트식 정신분석학자가 되었다는 데 그에게 잘 어울린 직업이다. 물론, 관련분야에서 노력을 했기 때문인데 여기엔 이미 수감된 범죄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어린 시절, 행위를 하게 감정과 그 후의 생각 등 데이터를 만들면 흉악범의 행동을 이해하고 역이용해 무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고 이상하다고 할 수 없는 건 이런 생각이 그들에겐 지극히 정상이라는 사실이다. 행동과학부의 시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앤의 일화 중 강간살해범(월리스-유일하게 범죄자 이름을 적음)에 대한 심리를 가해자 측 변호사에게 요청을 받은 일이 있는 데 대부분 검사측에서 연락을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락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었는 데 먼저 그에게 보여준 건 ' 남성이 그 여성의 커다란 가슴에 사냥용 칼을 들이대고 있었고, 여성은 두려워 움츠린' 모습의 잡지였다. 그런데 그 남성에겐 표지속의 남성이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계속해서 보여준 다른 잡지 역시 시선은 가해자의 입장이었다. 앤은 성폭력이 성적힌 행동 자체에 대한 행위라기보다 권력과 통제에 대한 행위라는 사실임을 피력했고 이로 인해 의료기관, 수사관, 사법 시스템 등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그러나 편견에 갇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던 사건도 있었는 데 소년들이 실종 및 시체를 발견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범인은 그 마을에 사는 남성이었는 데, 용의자에서 제외가 될 수 있었던 건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행동과학부에 요청해 해결한 사건으로 앤이 요원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말한 "무언가를 가정한 채로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그것은 도움보다는 해가 됩니다"에 딱 들어맞은 사건이었다.

 

연쇄 폭탄테러범, 무차별성폭행범, 아동성범죄 등 앤이 속한 조직의 도움으로 사건 해결이 되면서 이들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지만 윗선에서는 아직도 불안하다. 그렇지만, 결국 인정과 추가 요원을 받게 되면서 지하에 있던 행동과학부가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범죄는 나날이 지능화 되면서 발전이 된다는 점이다. 행동과학부로 인해 범죄자를 잡을 수 있게 되면서 대중에게 '범죄자를 향한 맹신(여러 의미로) 생기게 되었고 하나의 트랜드 처럼 자연스럽게 대한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느낀 말 할 수 없는 인생의 상실감을 뒤로하고 말이다. 이제는 수사관들에게 도전적으로 메세지를 보내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앤은 연쇄살인범 연구에서 얻은 것을 알려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면서 윌리스(앞서 재판에서 증언한)변호사측의 전문가 증언 요청을 하게 되었다. 이는 연쇄살인범이 잔인한 괴물이 아닌 더 복잡한 인물임을 말하면서 배심원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린시절의 폭력과 심리가 서서히 살인자로 되어가는 과정을 알려주었다.

 

 

내게 이 일의 목적은 언제나 피해자였다.

-앤 울버트 버지스-

 

마지막 앤이 이 일을 하는 목적이다. 앤을 비롯한 행동과학부 요원들 역시 인간으로 깊은 심연에 빠질 수가 있다. 끔찍한 내용에 몰입하면서도 감정이 뒤흔들리지 않도록 거리를 두었으나, 앤은 그렇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쉽지 않는 그 길을 걸었던 앤 울버트 버지스. 프로파일러와 한 사람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 도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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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엔**피 | 2023.03.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범죄수사와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되면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면서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게 된다. 결국 누가 범인이고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알게 되거나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는 결말을 보게되는데, 그 과정을 보다보면 현대로 갈수록 체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정된 증거와 단서를 토대로 범인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결코 아니다.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한 노력은 <;
리뷰제목

범죄수사와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되면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면서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게 된다. 결국 누가 범인이고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알게 되거나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는 결말을 보게되는데, 그 과정을 보다보면 현대로 갈수록 체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정된 증거와 단서를 토대로 범인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결코 아니다.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한 노력은 <장미의 이름>이라는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부터, 현대의 연쇄살인마를 추격하는 것까지 계속되어 왔다. 현대에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람들의 생활양상도 다양화 되어서 범행의 동기를 어느 한가지라고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범죄예방과 처벌이라는 목적을 위해 프로파일링 이라는 기법이 발전했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경찰이나 프로파일러 분들이 이 시간에도 범죄의 흔적을 좇아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나쁜놈'을 잡기 위해서는 '잘못없는 사람'도 골라낼 줄 알아야 한다. 잘못하면 '억울한 사람'이 수십년간 안해도 될 수감생활을 하게될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나중에 무죄임이 밝혀지더라도 그동안의 시간은 보상받을 수 없기에 프로파일링 기법은 세심하면서도 정확해야 한다.

이런 프로파일링 이라는 용어는 한순간에 생겨나지는 않았다. 이전에는 수사관의 증거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추측 및 직감으로 범인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그동안의 여러 사례와 경험을 축적하고 보다 체계적인 범인 색출을 위한 연구와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보기 위해서는 미국의 FBI의 행동과학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앤 올버트 버지스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체계화한 인물이다. 여성이면서도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범죄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복잡한 사실을 암호해독 하듯이 풀어내어 범인을 찾아내는 연구를 한 사람이다.

그녀가 대단한 이유는 범인을 찾기위해 필요한 전과정에 대해 표준적인 기법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유일할 수도 있는 단서인 범죄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과 어떤 장비 등이 있어야 하는지 부터, 당시에 있었던 여러가지 수사에 방해될 수 있는 편견을 무너뜨리는데도 노력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사기관에도 관행이나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수사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많다. 내부에서는 이런 점을 고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저자와 같은 사람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바꿔나가는 모습은 지금도 부러운 모습이다. 우리나라도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바꿔야할 치부들이 많으므로 이런 인물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다보면 그녀가 사건을 파헤치고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보통사람이면 감당할 수 없을 잔인한 살인마를 대면하고 그들의 행동과 내면의 모습을 분석해내는 모습은 어느 스릴러보다 긴박감을 준다.

사건을 집요하고 깊게 파고들면서 쌓인 노하우와 방법들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덜 위험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프로파일링 기법은 더 발전하고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더 정확한 수사를 하게 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기반을 만든 사람이 했던 노력과 생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건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철저하고 세심한 통찰이 있어야 하며, 그 시대의 편견과도 맞서 싸우는 사람만이 진정한 프로파일러가 될 것이며, 그 사람만이 범인을 보는 눈을 갖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북하우스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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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회고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a***2 | 2023.03.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크리미널 마인드, 마인드 헌터, 양들의 침묵, 세븐, 조디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시그널 같은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프로파일러와 프로파일링 기법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범죄를 분석하고 범죄자를 체포하는데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연쇄살인범이나 강력범죄를 해결하는 프로파일러들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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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널 마인드, 마인드 헌터, 양들의 침묵, 세븐, 조디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시그널 같은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프로파일러와 프로파일링 기법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범죄를 분석하고 범죄자를 체포하는데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연쇄살인범이나 강력범죄를 해결하는 프로파일러들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저자 앤 올버트 버지스는 법과학 및 정신의학 전문가로서 20년 넘게 FBI와 함께 일하였고, 1970년대 간호학 분야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회복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한 전문가이며, 범죄자 성격 연구를 체계화하여 프로파일링 기법을 개발, 설계한 프로파일링 분야의 선구적인 연구자이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그가 70년대부터 FBI 행동과학부 컨설턴트로 참여하여 1세대 프로파일러들과 함께 새로운 수사 기법인 프로파일링에 대해 연구, 개발하는 과정,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을 체포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사례들에 대한 기록, 강연과 법정에서 전문가로서 증언 등의 활동을 통해 범죄와 연쇄살인범에 대해 신화의 대상이 되거나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되는 것을 막고 범죄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을 돕기 위해 활동한 저자의 일생이 담긴 회고록이다. 

 

 

미국드라마 '마인드 헌터'의 중요 등장인물 중 한명인 웬디 카 박사의 모델이자 프로파일링 기법을 연구하여 1세대 프로파일러 존 더글라스, 로버트 레슬러 등 행동과학부 일원들과 함께 강력범죄 수사 및 분류 시스템인 'FBI 범죄 분류 매뉴얼'을 완성해 체계적인 범죄수사와 과학적 행동분석의 기틀을 마련한 앤 버지스의 최초 회고록이다보니 평소 프로파일러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던 나로선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범죄 분석시에 최초로 피해자의 관점을 도입한 범죄자들의 심리 연구 체계를 수립해 수사 분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통상적으로 흉악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사건은 범죄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되어지고 정작 피해자는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앤 버지스는 평생의 연구의 방향도, 이 책에서도 중요한 것은 피해자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 절대 피해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문장이 큰 울림을 주었다. 

 

 

프로파일링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주무 프로파일러가 배경정보, 증거, 수사 기록 등 충분한 데이터를 모아 범죄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파악하는 1단계 '프로파일링 인풋 수집'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점 모두에서 범행을 재구성해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2단계 '범행 분석'

살해 유형과 스타일 등 일곱 가지 사건의 핵심 요소를 통해 인식 가능한 패턴과 알려진 범주로 조직화하는 3단계 '의사결정 과정 모델 도출'

주무 프로파일러와 다른 프로파일러들이 함께 검토, 협업, 회의를 통해 '범죄자의 프로파일을 작성'하는 4단계이다. 

심리학, 행동학, 범죄 피해자학, 언어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연쇄살인범의 사고방식을 패턴화하고 분석하고 읽어냄으로써, 이해하기 어렵고 불합리해보이는 범죄자의 마음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그 작동 논리를 이해하여 범인을 빠르게 파악하는 고도의 작업이다. 

 

 

이러한 이론을 실제로 적용한 BTK살인자, 유나바머와 같은 연쇄살인범에 대한 프로파일링, 리셀, 켐퍼를 비롯한 여러 연쇄살인범들의 인터뷰 기록들을 통해 범죄자들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앤 버지스가 실제 참여했던 사건들의 실제 녹취기록, 속기록 등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마치 보고서와도 같은 기록들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배와 통제의 욕구가 어떻게 잔혹한 범죄로 발전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연쇄살인범, 사이코패스, 동족 포식자, 시그니처, MO(범행 수법), 책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익숙하게 들리는 것은 그만큼 프로파일링과 강력범죄가 익숙해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연쇄살인범이 우상화 되고 그 신화가 엔터테인먼트화 되는 것에 대한 저자의 염려는 이미 현실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책에서 등장하는 범죄의 현장과 기록들을 섬뜩하다는 느낌과 동시에 흥미롭게 읽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기때문에 책 전체에 통해 보여지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라는 주제는 연쇄살인범이나 사건의 엽기성보다 피해자와 그의 가족, 슬픔과 트라우마에 대해 다시 떠오르게 해준다. 앤 울버트 버지스의 수십년간 연구와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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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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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기존에 범죄관련 시사프로그램을 좋아하시던 분들은 정말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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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듀 | 2023.03.30
평점5점
일상이라기엔 소설같고 소설이라기엔 일상 범죄가 가득하다. 프로파일링의 시작. 웅장해진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뚱* | 2023.03.12
구매 평점5점
모든 프로파일러분들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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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삐* | 20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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