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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지르게 하라, 불타오르게 하라

: 갈망, 관찰, 거주의 글쓰기

리뷰 총점9.7 리뷰 24건 | 판매지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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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510g | 145*205*30mm
ISBN13 9791192107981
ISBN10 119210798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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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52 블루에게 연민을 쏟아붓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고래를 가엾게 여기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는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쌓아온 것들을 가엾게 여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감정은 여전히 실재한다. 그럼에도 이 감정은 여전히 중대하다. 죽음의 목전에서 7주를 보낸 뒤 돌아온 한 여성을 도울 만큼.
--- p.44

꼭 환생을 믿어서는 아니었다. 회의주의를 깊이 회의하는 사람으로 자라나서였다. 사람들, 프로그램, 믿음 체계에 구멍을 뚫는 일은 언제나 그것들을 만들어내거나 옹호하거나 적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쉽다. 준비된 경멸은 너무 많은 수수께끼와 불가사의를 묵살한다.
--- pp.47~48

회복이 “당신의 영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환생은 “당신의 영혼은 심지어 당신 것도 아니다.”라고 한다. 회복이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면 환생은 “당신은 실제로 이 다른 사람이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환생이 어떤 사람들이 위안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면, 우리 각자에게 깃든 필수적이면서도 단일한 자아로서의 영혼이라는 개념 역시 하나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다. 환생은 영혼에 대한 이런 믿음을 보호하는 동시에 분열시킨다.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그것은 죽지 않지만 어쩌면 애초 우리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결국 내가 환생 이야기에 매혹되는 것은 이 이야기가 굳건한 경계 없는 자아, 나 이전에도 살아 있었으며 이후로도 그러할 자아를 믿게끔 하기 때문이다.
--- p.71

어딘가로 가는 것과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사이의 윤리적인 간극이 점점 더 크게 느껴지는 바람에 비난받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게 존중이야.’ 하고 나는 생각했다. 보는 것, 계속해서 보는 것, 필요한 것을 얻자마자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 존중이란 피사체가 늙어가는 모습을,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 써준 내러티브를 전복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일이다. 아직 다 끝낸 게 아니야. 충분히 보지 못했어라고 말할 만큼의 지구력과 겸손성을 갖추는 일이다.
--- p.206

내 팔에 길게 새긴 타투는 이 사람에 대해, 이 순간에 대해, 이 탄환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말이었다. Homo sum: humani nil a me alienum puto(나는 인간이다. 인간에 관한 그 무엇도 내게 낯설지 않다). 나는 어떤 사람들이 실제로 낯설다는 사실을 차마 인정하지 못할 만큼 어리석었던 걸까? 내가 이 세상에 사는, 총을 사랑하는 남자들 모두와 나 자신을 동일시할 필요가 있나? 그 누구와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그것이 가능하리라고 믿은 건 순진한 일, 어쩌면 윤리적으로 무책임하기까지 한 일이 아니었을까?
--- pp.60~61

내일 아침 그를 만나면 내가 이 사실을 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시대의 에티켓을 따르려면 서로를 구글에 검색해보았을 줄 뻔히 알면서도 줄곧 서로를 모르는 척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어느새 내가 목격한 그의 모든 행동(온갖 불평, 온갖 요구, 잡담을 걸고 싶어 벌인 온갖 짜증 나는 시도)을 새로운 틀에서 생 각하게 됐다. 피해자는 유아독존으로 굴 수 없기라도 하다는 듯. 이제 나는 한층 관대한 마음으로 그를 다룬 기사들을 전부 읽고 싶어졌다. 내 글 속에 목소리의 주인인 여자라는 인물로 등장할 수모를 보상하기 위해서.
--- p.78

나는 결국 화분과 무대 사이에 끼어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채로 콩가를 추려고 애쓰는 신세가 되었다. 그 어떤 즐거운 일들보다도 이때 느낀 창피한 기분이 내가 이곳에 속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다. 남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고민이 들던 그 순간, 나는 마침내 내가 그들과 세계를 공유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의식한 것이다.
--- pp.105~106

소년은 자리를 바꾸자고 했다. 내가 창 측 좌석에 앉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소년은 내가 아름다움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그 아름다움을 소비하는 것이, 다채로운 초록에 경탄하는 것이 내가 이 풍경 속에서 담당한 역할이라는 것을 안 모양이었다. 소년은 잇몸을 드러내며 크게 미소 지었다. 나는 그에게 학생이냐고 물었다.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전 군인이에요. 저 위 자프나에서.”
--- p.140

내가 마을을 걸어 다니는 대신 책을 읽는 것이 이 장소를 가리는 일일까? 아니면 내가 책을 읽지 않은 채 마을을 걸어 다니는 것이 이 장소를 가리는 일일까? 나는 여태껏 전자라고 믿도록 훈련되어왔으나, 이제는 후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p.137

카메라의 눈 뒤에는 언제나 사람(종종 브래디 자신)의 눈이 존재하고, 그 사람 뒤에는 보통 한 팀이 존재하며, 팀 뒤에는 언제나 지원금이 존재한다. 남북전쟁 사진의 원동력이 되고 양분을 준 것은 시장이다. 최고의 사진에 열을 올리며 현장 사진가들에게 자금을 대준 갤러리들, 그리고 평범한 민간인에게 사진을 판매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스튜디오. 해방된 노예인 소저너 트루스는 다른 해방 노예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 자기 초상을 팔았다. 트루스의 표현대로라면 “나는 본질에 힘을 실어주고자 그림자를 팔았다.”
--- p.147

에이지는 가상의 관찰자에게 문제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만, 『이제 훌륭한 인간들을 찬양하자』에서는 직접 제 반응으로 보여준다. 그는 매개나 변형 없이 진실을 전달한다는 리얼리즘의 환상을 폐기한 뒤 그 대신 모든 매개, 모든 조작, 모든 기교와 주관성, 그리고 이 기록을 하는 사람, 즉 자기 자신이 일으키는 불가피한 오염을 고백한다.
--- p.163

세컨드라이프의 완벽한 풍경 속에서 나는 자꾸만 예전에 감옥에 다녀온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자유를 빼앗기는 게 앞으로 얻을 쾌락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앞으로 저지를 실수에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말을 했다. 어쩌면 완벽하게 축조된 세계, 표면적으로는 모든 걸 통제하는 세계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구축할 수 없는 세계이자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버릴 수 없는 세계가 주는 “체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 p.120

자꾸 내 타투가 생각났다. 1년 전, 연대감과 호기심을 표현하겠다며 진심 어린 의도를 담아 새긴 것인데, 이제는 내 팔이 나를 꾸짖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내가 인간에 관한 모든 걸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 p.134

나는 소통을 향한 그의 가차 없는 추진력, 그리고 자신을 취약한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전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자 하는, 모든 뉘앙스와 모든 복잡성을 포착하고자 하는 그의 충동을 지켜주고 싶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애니의 집착에 대한 나의 끊임없는 집착이 부분적으로는 나 자신의 구원자 콤플렉스에서 기인한다고 느꼈다. 방법론과 정서에 있어 고집스러울 만치 냉정하지 못한, 눈부실 만치 거리낌 없고 센티멘털한, 제 열의에 관해 양해를 구하지 않는 어느 아웃사이더 예술가를 옹호하려는 나의 시도 말이다. 때로 예술가와 대상의 관계는 망가지고 부담스러워진다. 에이지는 그 사실을 알았고, 애니도 알았으며, 나도 마찬가지다.
--- p.210

네가 라임만 하다가 아보카도만 해졌을 무렵, 나는 피클을 끝도 없이 먹었어. 이로 베어 무는 짭짤한 맛이 좋았거든. 녹은 아이스크림을 그릇째로 마셨어. 그건 부재를 암시하지 않는 갈망이었어. 나에게 속한 갈망이었어. 갈망(longing)이라는 말의 어원 자체가 임신에서 비롯되었지. 1899년에 나온 어느 사전에서는 갈망을 “임신한 여성이 겪는 특정하고 종종 변덕스러운 욕망의 하나”라고 정의하고 있어.
--- p.343

사람들은 출산을 말할 때 승리감을 느꼈다고들 하지만, 너를 낳는 과정은 극도의 수치심을 배우는 과정이었어. 내 이야기는 무너졌어. 내 몸도 무너졌고. 그렇게 세상에 도착한 너는 고통이 최고의 선생인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지. 너는 세상으로 나와 내가 단 한 번도 통제된 적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어. 너를 낳는 건 내 몸이 고통을 느껴서, 내 몸이 충분히 아파서 중요했던 게 아니야. 그 일이 중요했던 건 네가 번들거리고 혼란스럽고 완벽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야. 넌 여전히 내 일부였어. 넌 나를 넘어선 존재였고.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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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작가가 어느 층위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나는 감탄했다. 타인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건 대체 어떤 행위인가? 혹은 타인을 경유하여 결국 나를 글쓰기의 도마에 올려야만 할 때 발생하는 본질적인 의혹을 해소하려면 대체 어떤 행위가 요구되는가? 레슬리 제이미슨은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고, 첫인상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관념들을 새기며 쓰는 이가 목도하는 세계를 단단한 문장들로 벼려낸다. 이 책은 삶이 간혹 허락하는 경이로운 순간들과 그 기나긴 사이를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하려는 통렬하고 아름다운 시도로 가득하다.
- 한유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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