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속의 연대
잔열과도 같은 희망
우리는 이토록 버텨
고작 우리가 되겠지만
결국엔, 결국엔
정말 괜찮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흔쾌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백호 시인의 말」중에서
나는 창문을 열어놓았다
낯선 것이 들어올까 두렵지만
또 그것이 나를 찾고 있는 존재라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슬픔은
왜인지 어제의 내 바람 같아서
오늘도 새로운 커피를 내리고
또 엎지르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문을 열면
서로 끌어안고 있는 우리들
너무나 조용해서
하마터면 내 품속에 무엇이 있는지 말할 뻔했다
---「박지환 시인의 말」중에서
다감한 날들에
온유한 마음을 전합니다.
기적을 기다린 적 없었으나
감사하게도 다녀간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내일이 빚졌고, 어제가 비춰준 오늘을
소중히 여길게요. 앞으로도.
무엇도 돌이킬 수 없으니
돌아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사랑할게요. 앞으로도.
안녕,
이 인사가 무망한(務望) 다짐이 아닌
첫 번째 겨울에
---「장지민 시인의 말」중에서
노력해도 부르지 못할 사랑들이 참 많습니다.
못 부를 이유야 지구의 사람 수만큼 있겠지만,
그것들 모두 각자의 사랑이고
이것들 역시 저의 사랑입니다.
---「오택준 시인의 말」중에서
보편적인 현명함보다는
특별한 어리석음으로 다듬은
새벽의 메모장
나의 생각들을
글에 슥 묻혀 봅니다.
---「왕영진 시인의 말」중에서
언젠가 내가 저주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영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저주. 사랑은 꼭 영원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고귀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풍요롭고 따뜻할 것만 같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만들어낸 이상이 나에게 기적처럼 나타나 줄 리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을 마주친 적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을 그리던 건, 그 자체로 내가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랑과 사람, 삶. 그것은 어찌 보면 입을 달싹이는 정도에 따라 겨우 구분되는 발음과도 같은… 그런 것이겠구나.
---「박채린 작가의 말」중에서
선인장. 햇빛이 강하고 물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한 식물. 잎은 가시의 형태를 띄고 있다. 꽃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워낸다. 할머니 집에 가면 선인장이 즐비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한다. 할머니와 선인장은 참 잘 어울린다. 선인장의 가시로 찔러본 내 피에는 할머니의 피와 같은 것이 흐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
---「임민지 작가의 말」중에서
유독 습했던 2022년 7월의 여름부터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던 초겨울의 11월까지, 여러 시간과 공간 속, 22살 인간 대학생 송이림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입니다. 젊음의 시간을 보냈고, 청춘을 만났습니다. 무던히 사랑했고, 역시나 사랑이었습니다. 1랑2는 3과 꼿꼿한 4랑을 담아 보냅니다. Love is A!!
---「송이림 작가의 말」중에서
어떠한 대상을 오래도록 생각하다 보면 가끔 그 대상의 의미가 헷갈리거나, 생소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썩 유쾌한 감정이 드는 행위가 아니지만 제게는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순간에는 기존의 알고 있던 대상이 머릿속에서 재구성되어 고착된 생각들이 허물어지고 객관적으로 다시 조목조목 따져, 대상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은 제게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밀려온 부끄러움도 지나고 나면 새로운 관점이나 감정이 드는데 이런 순간의 총체를 새삼스럽다고 느낍니다. 새삼스러운 순간을 회고하며,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감정을 깨닫고 선택을 좌우하며 발걸음을 멈춰 세운 수많은 미련으로부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직시하고, 고뇌하고 나서야 비로소 앞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시간을 담았습니다.
---「한성민 작가의 말」중에서
사랑이 진할수록 당신이 밉고,
묽을수록 당신에게 미안합니다.
부디 당신의 모순된 사랑의 끝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아무리 정답이 없는 사랑일지라도
써 내려가다 보면 나만의 해답이 나올 겁니다.
알수록 모르겠고 알수록 새로운 것들의 향연이 나를,
그리고 당신을 기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뜻을 알지 못한 채 뛰어들었고 헤엄치다 보니 알게 된
어리석고도 필요했던 지난날의 이야기입니다.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릅니다.
솔직하기만 한 글 속에 담긴
아주 미세한 울렁임이 당신에게 닿았으면 합니다.
---「서유리 작가의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