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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리뷰 총점9.8 리뷰 10건 | 판매지수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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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508g | 130*205*25mm
ISBN13 9791167901873
ISBN10 11679018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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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문체는 아주 간단한 문제예요. 리듬이 가장 중요하죠. (…) 이건 매우 심오한 문제예요. 리듬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 단어보다 훨씬 더 깊습니다. 어떤 광경, 감정이 마음속에 이렇게 물결을 일으킵니다. 그러고 한참 지난 뒤에야 거기에 단어를 맞춥니다. 글을 쓸 때 우리는 이것을 다시 포착해서(이것이 현재 나의 믿음입니다) 작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단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고 나면 그것이 마음속에서 깨어지고 구르면서 단어를 자신에게 맞추죠.
---「〈버지니아 울프, 비타 색빌웨스트에게 쓴 편지〉, 7면」중에서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에는 사실 남자뿐이었다. 사람은 곧 남자였다. 대명사는 남자의 것 하나뿐이었다. 그러니 나도 남자다. 나는 일반적인 대명사로 ‘그’가 된다. 그러니 나는 남자다.
---「〈나를 소개하기〉, 14면」중에서

그 얼굴들은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생의 깊이가 담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주름진 얼굴들은 고생해가며 나이를 먹을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그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을 다듬을 수 있다면. 우리가 항상 몸으로만 춤을 추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무용수들은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이 뛰어오를 때 우리 영혼도 그들과 함께 뛰어오른다. 공중을 날며 우리는 자유롭다.
---「〈개, 고양이, 무용수〉, 281면」중에서

말에는 힘이 있다. 이름에도 힘이 있다. 말은 사건이므로, 이런저런 행동을 하고 변화를 일으킨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모두 변화시킨다.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증폭시킨다. 이해 또는 감정을 주고받으며 증폭시킨다.
---「〈말하기는 곧 듣기〉, 329면」중에서

우리가 정의를 상상할 능력이 없다면, 우리 자신의 불의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자유를 상상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지지 못할 것이다. 정의와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상상할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에게 정의와 자유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끝없는 전쟁’〉, 363면」중에서

상상력은 삶이라는 암흑물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내가 점점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변신. 우리가 공유하는 친숙한 불행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을 보고 싶다. 비전이 무시무시하게 이글거리는 모습으로 나를 향해 뛰어나오면 좋겠다. 변화의 힘을 품은 상상력의 불꽃이 되어. 나는 진짜 용을 원한다.
---「〈내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 440면」중에서

글을 쓰고 싶은데 쓸 것이 하나도 없으면, 정말로 방해물이 앞을 가로막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한다. (…) 그럴 때는 가만히 기다리면서 침묵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낫다. 몸이 계속 리듬을 따르게 하되 마음을 말로 가득 채우지는 않는 작업을 하는 편이 낫다. 나는 이 기다림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때’라고 불렀다. (…) 처음부터 끝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더니, 여자들 중 한 명의 목소리가 나를 찾아와 나를 통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신체적 지식이었다. 몸이 바로 이야기다. 그리고 목소리는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을 쓰지 않는 늙은 몸〉, 473~474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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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르 귄은 큰 스승이다. 글쓰기에서나, 세상을 보는 관점에서나, 삶에 대한 태도에서나, 모든 면에서 그렇다. 문학의 거장이 페미니스트이자, 미 원주민과 동양과 노자에 애정을 가진 분이며, 동시에 환상 문학의 영원성과 보편성을 말해준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교외 어느 시골집 벽난로에 모닥불을 피우고 모여 앉아, 지혜롭고 자상한 어른의 말씀을 듣는 것처럼 마음이 벅차고 따듯해진다.”
- 김보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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