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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 양장 ] 제안들-3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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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78g | 110*175*20mm
ISBN13 9791189356934
ISBN10 11893569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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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삶은 하나의 가설이다. 늙어서 죽는 사람들은 과거의 집합체다. 그들을 생각하면, 그들이 한 것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너를 생각할 때는, 네가 될 수 있었던 것들이 따라온다. 너는 가능성의 집합체였고 그렇게 남을 것이다.
--- p.16

너는 내가 원할 때 나에게 말하는 한 권의 책이다. 너의 죽음은 너의 삶을 썼다.
--- p.17

너는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읽기보다는 서점에서 서서 읽곤 했다. 너는 지난날보다는 오늘날의 문학을 발견하기를 원했다. 과거는 도서관에, 현재는 서점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현시대의 사람들보다 죽은 자들에게 더 관심이 있었다. 특히 너는 네가 ‘살아 있는 죽은 자들’이라고 이름 붙인 작가들을 읽었는데, 이들은 죽었지만 계속해서 출판되는 작가들이었다. 너는 지난날의 지식을 오늘날의 것으로 만드는 출판업자들을 신뢰했다. 너는 잊힌 작가들의 기적적인 발견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너는 시간이 이들 모두를 정리할 것이고, 따라서 내일이면 잊힐 오늘의 작가들보다 과거의 작가들이지만 오늘날 계속 출판되고 있는 작가들을 읽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 p.22

오직 살아 있는 자들만 일관성이 없는 듯하다. 죽음은 그들의 삶을 구성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종결시킨다. 그러면 우리는 거기에서 의미를 찾는 것을 체념한다. 의미 찾기를 거부하는 것은 하나의 삶이, 모든 삶이 부조리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의 삶은 완결된 것들의 일관성에 가닿지 못했다. 하지만 네 죽음이 네 삶에 일관성을 부여했다.
--- pp.25~26

예술에서, 덜어 내는 것은 완벽해지는 것이다. 너는 떠남으로써 음성(陰性)적인 아름다움에 안착하였다.
--- p.27

너는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상관없이 쓰인 것을 믿었다.
--- pp.43~44

너는 이미 구축된 우정에 이방인으로서 합류하기보다는 네 눈앞에서 구축되는 우정을 선호했다. 너는 이 후자의 우정이 태어나고 자라는 것을 봤다. 무슨 특별한 관심이 서로를 엮을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너는 모두가 동시에 시작함으로써 미래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65

너는 제스처가 몇 분 안에 이루어지고 그 흔적이 간직돼서 오랫동안 보일 수 있는, 오랜 반향을 가진 행동들만을 하고 싶어 했다. 너는 물질성 안에서 정지된 시간 때문에 그림에 관심을 가졌다. 그림을 그리는 짧은 시간은 그림의 긴 수명에 의해 계승된다.
--- p.68

너는 혼자 있을 때 지루한 것과 여럿이 있을 때 지루한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너는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있을 때 지루한 것을 무엇보다도 가장 두려워했다. 너는 자극이 없는 기다림의 순간들에 어떠한 미덕도 부과하지 않았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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