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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람 아닌 것

문학동네시인선-18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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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66g | 130*224*20mm
ISBN13 9788954690836
ISBN10 89546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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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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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난한 흰빛의 최후를 수습한, 이 간결하고 맑은 슬픔은

결백을 달이고 달여 치명에 이른 순백의 맑은 독 같아서

험하게 상한 몸속의 사나운 짐승을 제압하는 일에 쓰인다네

차마, 검은 간 한 방울 떨어뜨려

흐린 제 마음 빛으로나 어둡게 받아야 하는 청빈의 송구한 맨살이라네
---「흰죽」중에서

한창때는 사람에 맞춰 따라오는 일들도 있었으니, 못자리하는 때 맞춰
무논에 개구리들이 알을 슬고 수초 사이로 물방개 소금쟁이 송사리들이 모여드는 일
김매기 끝난 논배미에 뜸부기와 물닭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품는 일
무더위에 풀 베고 돌아와 설핏 낮잠 드는 때 맞춰 문득 장대 같은 소나기가 장엄하게 지나가는 일
가을걷이하는 때 맞춰 참게와 장어가
새끼들을 거느리고 논과 수로를 떠나 하구로 몰려가는 일
사람들이 들판을 비우고 돌아가는 때 맞춰
살진 짐승들이 겨울나기 둥지를 틀고 굴을 파는 일
마실방에 모여 새끼를 꼬고
가마니를 치는 때 맞춰 첫눈이 오고 꿩과 토끼들이 사람의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는 일
---「때와 일」중에서

큰 거래는 쌀가마였고 작은 거래는 잡곡이나 과실을 말과 되로 담아 셈을 했던 그때
백미 한 가마니면 안 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그때
쌀로 돈을 사고 잡곡으로 물품을 사던 그때
달걀로 공책과 연필을 바꾸고 형제들 머리 깎은 삯은 일 년에 한 번 보리쌀로 건너가던 그때
가끔씩 물목이 단출한 보따리나 좌판이 마실방 툇마루에 펼쳐지던 그때
팥 한 되에 나이롱 양말 여섯 켤레, 들깨 두 되에 쫄쫄이 바지 두 벌, 양은그릇 열두 개에 서리태 네 되, 남도 꿀 됫병들이에 수수 반 말, 어쩌다 통 크게 쌀 한 말이 장남의 두꺼운 잠바와 맞바꿔지던 그때
---「우리, 오래된 미래」중에서

흰 무명천을 이마에 두른 어느 변방 씨족들처럼 김매기 호미를 허리에 차고
저기 흙 묻은 사람들이 가네
다시 벼와 찰보리를 기리고 섬기는 곳으로 가네
아무도 따르는 이 없이 저희끼리 두런두런 돌아보며 가네
---「흙 묻은 맨발들의 저문 노래」중에서

나는 그 옛날 어떤 막막한 몸이 이 땅에 떼어 던진 제 살 한 점이다

나는 캄캄한 흙속에서 사람이라는 종자로 싹을 틔운 최초의 기쁨이다

나는 척박한 땅에 사무치는 당신의 간절한 고수레 한 점이다
---「농부」중에서

햇빛 바람 물 풀 거미 개구리 우렁이 미꾸라지 거머리 맹꽁이 두꺼비 소금쟁이 소아재비 방개 새갱이 징거미 송곳까리 물자라 웅어 장어 털게 송사리 버들치 구구락지 참붕어 메기 가물치 땅강아지 잠자리 뜸부기 물닭 논병아리 참새 오리 백로 왜가리 들쥐 무자치 메뚜기 사마귀 방아깨비 나방 애벌레 벌 나비 너구리 고라니 들고양이 족제비 별빛 달빛 구름 이슬 태풍 천둥 벼락……
---「가을걷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빈손으로 떠난 오직 사람 아닌 것들의 목록」중에서

진화는 기후와 풍토에 몸을 맞춰 입은 게 아니라
피로 물든 개체의 의지와 감성으로 위장해온 가면의 연대기가 아닐까
다시는 물속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두 발로 초원을 들짐승처럼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우린 우리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숨을 죽이고 살았지
어둠 속에서 그 흔한 뿔이나 날카로운 이빨 하나 갈지 못하고 아무도 해치지 못하는
나에게만 치명적인
고독이라는 맹독성 침묵을 머금고 살았어
---「고독의 진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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