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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38g | 140*210*30mm
ISBN13 9788954691499
ISBN10 895469149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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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의 불행에서 기쁨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어릴 때 내가 엄마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에 그뒤로 엄마가 겪은 고통이 나에게는 일종의 보상으로 느껴졌다. 우주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원인과 결과의 합리적 질서가 회복되는 일이라고.
--- p.9

나는 지난 일을 생각하면 날마다 부글부글 끓는데 엄마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니 너무나 부당하다. 나는 종이에, 서랍에, 방에 기록과 메모와 생각을 남겨놓지만 그래 봐야 엄마의 기억은 하루하루 흐려진다.
--- p.78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둘 중 하나가 자기 몫을 하고 있지 않은 양, 양쪽을 잇는 다리 끝을 제대로 붙들고 있지 않은 양 어딘가 망가진 구석이 있다. 어쩌면 우리 둘이 같은 쪽에 서서 텅 빈 공허를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둘 다 같은 것에 굶주렸고 그래서 공허함이 되레 두 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가슴에 구멍이 있는데 그 상처가 영영 아물지 않는지도 모른다.
--- pp.142~143

나는 엄마가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어떻게 엄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엄마의 몸안에 내가 아는 엄마가 없을 때 어떻게 엄마를 돌볼 것인가? 자기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엄마가 또렷이 알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지금처럼 엄마를 돌볼 수 있을까?
--- p.146

엄마는 내 그림을 망치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 그것들은 내 삶의 순간과 기억의 기록이자 나의 성장, 엄마와 구분되는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했다. 어쩌면 엄마가 바란 것은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이 집, 내 신혼집이 사라지기를, 내가 깃들 수 있는 곳, 내가 안전히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사라지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내 결혼을 태워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 삶을.
--- p.152

점진적으로 엄마를 잃게 될 거라고 한다. 결국에 어머니는 내가 이사 나온 집, 익숙한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껍데기가 될 것이다.
--- p.198

“우리는 적극적으로 기억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같이 기억을 만들고요. 또 다른 사람이 기억하는 이미지에 맞게 기억을 재가공하기도 하죠.”
--- p.252

내가 엄마를 망가뜨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않았더라면, 우리도 더 잘 지낼 수 있었을지 모른다. 나는 어떻게 해야 엄마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이 아기에게 같은 짐을 지워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쩌면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냥 헛된 바람일지도.
--- p.298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죽을 만큼 사랑한다. 엄마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엄마가 그렇게 끔찍하게 못된 여자만 아니라면, 내가 다시 엄마를 정상궤도로 데려올 텐데.
--- p.303

나는 지금도 거의 보이지 않는 존재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건 오직 아기를 보기 위해서다.
--- p.312

엄마는 나 없이 이야기를 쓰려는 걸까? 나를 지우려는 걸까?
--- p.320

나는 결코 엄마한테서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다. 엄마는 내 골수 안에 있고 나는 결코 저항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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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니 도시는 두려움을 모르는 작가, 잔혹하고도 지독하리만큼 지적인 작가다. 나는 이 작품에 완패했고 동시에 고무되었다.
- 멩 진 (소설가)
애브니 도시는 외과의사처럼 정밀한 손놀림과 날카로운 지성을 가졌다. 칼날처럼 빛나는 위험하고도 아름다운 작품.
- 엘리자베스 길버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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