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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의생활

쿠바와 의생활

: 쿠바에서 만난 생활의 치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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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80g | 128*200*18mm
ISBN13 9791192128337
ISBN10 1192128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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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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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환자가 될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모두가 한시라도 빨리 몸을 위한 “기본적인 위로와 안식”을 찾아내야 한다. 이 능동성이야말로 의醫를 외부 서비스로 이해하는 환상을 깨뜨려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위로와 안식을 구할 수 있을까? 병을 제거해 주고 죽음을 책임져 주겠다는 약속이 사라진 장소에서, 몸은 어떻게 행복을 찾는가? 이 질문에는 정해진 대답이 없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우리의 몸이 서로 다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70억 명의 호모 사피엔스는 각자의 생로병사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신체의 잠재력을 보여 준다. 내가 이 책에서 하려는 것도 이 가능성 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이다. 나는 뜻밖의 사람들 덕분에 의醫에 대한 편협한 상상력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만 나오는 카리브해의 쿠바였다. 그곳에는 신체의 리얼리티 앞에서 진솔하고 겸손하게 답을 구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인트로_의생활 선언」중에서

말, 말, 말. 시냇물처럼 끊이질 않는 말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마을 진료소, 콘술토리오consultorio가 나왔다. 그 장면이 머리에 콱 박혀 나도 모르게 현장에 발을 들였다. 수다와 의醫의 교차가 쉽게 상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두 눈으로 직접 본 나조차도 그랬으니 말이다. 쿠바에서는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 풍경이 없다. 쿠바인들은 이사를 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도시든 시골이든 튼튼한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사회라서 그런 것일까, 생활의 모든 대소사는 육성으로 실시간 공유된다. 그렇다면 마을에서 이 정보의 흐름이 가장 풍성하게 집중되는 장소는 어디일까? 이곳의 ‘소셜 네트워크’의 오프라인 근거지는 학교도, 시장도, 노인정도 아니다. 그곳은 콘술토리오다. 가족주치의가 상주하는 곳, 간호사가 출퇴근 도장을 찍는 곳, 갓난아기부터 임종을 앞둔 노인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방문하는 마을 진료소다.

이 수다 -진료소에는 각자 자기 역할이 있다. 환자들은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헤비 토커’heavy talker다. 콘술토리오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들은 동네의 잡다한 소식을 공유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 간호사는 걸어 다니는 ‘검색 엔진’search engine이다. 주민들의 숟가락 개수부터 최근 이들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일상의 사소한 변화 하나라도 사람들의 안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주치의는 모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종합해 내는 ‘리스너’listener다. 이 정보는 진료하는 동안 적재적소에 활용된다.

생로병사의 보편성은 관계를 평등하게 만든다. 콘술토리오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의 도움에 빚지며 사는 ‘마을 주민’으로서 동등하게 만난다. 지금 등교하고 있는 의대생은 몇 년 전에는 내가 부모님이 안 계실 때마다 돌봐주던 옆집 꼬맹이였고, 몇 년 후에는 나와 가족들을 돌봐주는 동네 주치의가 될 것이다. 사춘기 시절 이웃집 아저씨의 도움을 받고 방황을 끝냈던 청년은, 훗날 독거노인이 된 이 이웃이 무탈한지 매일 체크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것이다. 가족주치의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노인들은 주치의의 간식을 챙기는 도우미를 자처하며 콘술토리오에 당당하게 들어올 것이다.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뚜렷하게 자각하게 된 의생활의 모습이었다. 생로병사의 화제가 이토록 공공연하게, 그것도 병원과 의사와 간호사까지 십분 활용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쿠바가 가진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이 자원 덕분에 쿠바 주치의 제도는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간과한 채 쿠바 의료 제도의 뼈대만 복사하여 다른 장소에 이식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쿠바 의醫의 정수는 쿠바인들의 의생활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의사에게 마을 소식을 물어다 주는 민첩한 정보원, 발이 달린 ‘소셜 네트워크’다. 길거리에서 즉석으로 벌어지는 의사와 환자의 상담 코너 역시 이상할 것 없다. 의사는 언제든지 모임에 초대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셀럽’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둘의 만남이 동화처럼 아름다우리라는 달콤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콘술토리오의 현장은 전투적일 때가 더 잦다. 원래 공동체는 원초적인 감정을 지지고 볶는 곳 아니겠는가? 자율성이 커지면 주민의 고집도 강력해지고, 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의사의 내공 역시 자란다. 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별별 일이 다 생긴다.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집밥이 그리워서 탈출한 어린 임산부를 잡으러 가족주치의와 간호사가 마을을 들쑤시고 다니는 것은 예삿일이다. 환자가 과로로 쓰러진 의사를 발견해서 들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원래 소동으로 가득 찬 것이 삶이 아니겠는가?

소동의 한복판에서 얻어지는 결실도 있다. 바로 의학의 대중화다. 아니, 대중의 ‘의학-화化’가 더 정확한 표현일 테다. 쿠바인들은 의학 지식이 풍부한 편이다. 병명은 물론이요, 전문적인 의약품 이름도 곧잘 외운다. 의사의 진단에 견해를 보태거나 반문을 제기하는 일도 잦다. 의사와의 잦은 만남이 저절로 교육 현장이 되는 것이다. 지식은 쿠바인들이 소통의 주체로 설 수 있는 근간이 된다.
---「2부 마을 〉 3. 주민 :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자리」중에서

의대에는 학생 수만큼 교수 숫자도 많다. 덕분에 학생 한 명마다 비교적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의대뿐만 아니라 병원에도 의사는 넘쳐 난다. 콘술토리오와 폴리클리니코에서 매주 당직을 서는 동안 학생들은 수많은 의사들과 접촉하게 된다. 배우는 입장에서는 이런 호사가 없다.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의 밀도를 유지하려는 의지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후학 양성에 진심으로 임한다. ‘나는 이토록 교육에 애쓰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자의식조차 없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학생에게 다가간다.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 교수 한 명보다는 진솔한 교수들 여러 명이 배움터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가랑비에 옷 젖듯, 일관된 배움의 태도로써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감화시키기 때문이다. 쿠바 교수들에게 ‘낭만닥터’라는 별명을 붙여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정작 본인들은 이게 왜 낭만인지 납득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낭만닥터들의 첫번째 지도 원칙은 질문을 거절하지 않는 것이다. 쿠바처럼 인터넷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곳에서는 정보의 원천이 책 아니면 사람뿐이다. 교과서를 읽어도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교수님께 여쭤보는 수밖에 없다. 덕분에 의대에서 사제 간의 문답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3부 학교 〉 3. 교수 : 낭만닥터의 하루」중에서

미사여구로 가려지지 않는 삶의 민낯 앞에서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떻게 해야 생로병사를 긍정하면서도 결핍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진정한 치유가 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풍요가 결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면, 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쿠바와 의생활』에서 나는 쿠바인들이 이 질문 앞에서 나름대로 찾아낸 답을 스케치하고자 했다. 이 현장 스케치가 불충분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질문의 크기에 비해 답의 규모가 지나치게 미시적이라고 여기실 수도 있다.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쿠바에서 몇 년을 살면서 목격했던 의醫의 저력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모습을 드러내다가 사라졌다. 치유에는 뚜렷한 형태가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어려움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근본을 묻는 질문일수록 대답은 평범한 생활 속에서 구해야 한다. 근본을 통찰하는 힘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지리멸렬한 생활 속에서도 나의 실존을 긍정하는 역량이다. 그래서 의생활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의생활을 가꾸는 숙제로 돌아가야 한다. 쿠바 의생활은 힌트가 되어 줄 뿐이다.
---「아우트로_결핍 없는 생명의 시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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