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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난임생활 (큰글자도서)

슬기로운 난임생활 (큰글자도서)

: 난소 기능성 저하에서 쌍둥이 임신 자연분만 출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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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200*292*20mm
ISBN13 9791169832199
ISBN10 116983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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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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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너야 너. 인생이 나를 지목했다. 난소 기능 저하가 극심한 너의 수치는 0.87. 전국의 가임기 여성들 101명을 대상으로 줄을 세운다면 하위권에 속할 너는 “축하합니다. 난임 지원 대상입니다.” 20대 후반 정도는 됨직하다 느껴왔던 내 30대 초반 생물학적 나이는, 실은 40대 중반대의 생식능력을 말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검 사 결과에 주먹이 불끈 쥐어졌지만 0.87이라는 수치는 내게 속삭였다.
---p.26 「난임 너야 너, 제 난소 기능 수치 점수는요」 중에서

친구는 ‘뭐 하냐, 밥 먹었냐’ 물음 대신, ‘잘 지내지’라는 어색한 안부 인사로 포부를 열었다. 분명 평상시 분위기와는 달랐다. 오랜만에 먼저 연락을 준 친구가 반갑기도, 고맙기도 했었는데…. 결국 친구는 나에게 임신 소식을 물어봤다. 내 안부가 궁금했던 건지, 내 임신 소식이 궁금했던 건지. 친구의 안부마저도 가볍게 넘기지 못하는 내 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기도 했다. 잠깐 손끝만 닿아도 가시를 바짝 세우는 고슴도치처럼. 하지만, 친구는 질문 몇 개를 더 무심코 던져놓았고 나는 결국 분노했다. 친구는 그저 별생각이 없었고 나는 예민했다.
---p.57 「난임 일상 속 빛바랜 우정」 중에서

난임을 계기로 여러 병원과 한의원을 오가며, 처음 내 몸을 들여다봤다. 기초체온이 낮아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다. 수족냉증, 고질적으로 심한 생리통, 자궁 후굴, 골반 틀어짐 등 내 몸의 이상 증상을 알게 되었다. 삼십 년 평생 별 관심이 없던 몸에 이제야 관심을 두기 시작하다니. 어리석은 일이었다. 내게 찾아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리다, 내 몸에 대해 처음 생각해봤던 것이다.
---p.108 「내 몸 바로 알기! 체질 개선의 시작」 중에서

난임병원에 다니기 전엔 늘 배란일에 민감했다. 배란일은 한 달 중 가장 의미 있는 날이다. 배란일에 맞춰 날을 잡아야 하는 부부관계가 마냥 격의 없이 뜨거울 수는 없었다. 배란일 전에 3~4일 정도 관계를 금했다가, 배란일에 맞춰하면 더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에 성욕을 일부러 억누르기도 했다. 아니 정확히는 남편의 끓어오르던 욕망 이 억눌림을 당했다고 해야 맞겠다.
---p.150 「부부관계 딜레마」 중에서

이식 후, 피검사가 있던 16일까지 온종일 누워만 지냈다. 착상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들만 먹을 때를 제외하곤 이불과 한 몸이었다. 먹을 때 앉고 화장실 갈 때 일어날 때 빼고는 시체 놀이만 했다. 딱히 병원에서 누워만 있으라고 한 건 아니었다. 과하게 움직이기라도 하면 배아 두 녀석이 찰싹 붙어 있지 않고 떨어질 거라 생각했던 거였다. 얄팍한 생각이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p.169 「첫 난자 채취와 이식의 순간」 중에서

1년 넘게 애달프던 애미 심정은 모르고 태연하게 저마다의 영역을 확보하던 중이었다. 초음파로 마음을 달래고 뚝뚝 감질 맛나게 떨어지는 수액 방울만 하염없이 헤아렸던 한 시간을 보낸 뒤 나갔다. 난임병원을 졸업하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난임병원을 무사히 졸업하고 나서도 일반 산부인과에서 큰 사건 없이 30여 주를 보내야 했다. 아이들을 별 탈 없이 분만하기 전까지, 난임은 끝나지 않는 이슈였다.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야 끝이 나는 싸움.
---p.235 「임신 5주, 선홍빛 피비침」 중에서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적인 난임의 기록들이지만 적어도 당신의 난임 일상이 제 감정적인 기록들을 통해 외롭지 않길 바랍니다. 자괴감과 실망감을 온몸으로 겪을 그대들이 덜 아프길 바랍니다. 제 지난날의 불안과 우울감을 관찰하면서, 웃게 될 훗날을 기약하길 바랍니다.
---p.279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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