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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짜 가짜 친구, 틀려 씨

라임 어린이 문학-42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9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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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276g | 153*225*8mm
ISBN13 9791192411231
ISBN10 119241123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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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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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족
아리고는 지독한 병을 앓고 있었다. 그 병의 이름은 바로 ‘완벽주의’! 이것은 최악의 적, 아니면 유일한 친구가 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아주 무시무시한 병이었다. 사실 겉으로 보기엔 통통한 얼굴에 미소를 담뿍 짓고 있어서 꽤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그러나 두 눈에는 뭔지 모를 두려움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학교에 입학한 첫날부터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학생인지, 또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보여 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빠와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했다.
아빠는 기쁨이나 만족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몹시 인색했다. 그럴수록 아리고는 ‘완벽함’에 더 집착했다. 숙제를 끝마친 뒤에도 지나칠 정도로 여러 번 확인을 한 후에야 마음을 놓았다. “이제 됐어!” 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야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중략)
엄마는 항상 속이 메스껍고 거북해서 고통스러워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 증세가 가장 심했다. 걸핏하면 화를 내고 윽박지르는 남편 때문에 위장병이 생긴 건지도 몰랐다. 그나마 하루에 몇 시간씩 파트타임으로 메차스피나 부인을 돌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중이었다.
아리고네 가족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 따스함의 부재’였다. 그들은 어떤 순간에도 다정한 포옹이나 사랑 가득한 입맞춤을 나누지 않았고, 그 누구도 건강한 웃음을 터뜨리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 p.7~11

못생기고 뻔뻔한 요정
아리고는 이불 끄트머리를 부여잡은 채 달달 떨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외마디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전한 음소거였다. 요정을 만난 것도 난생처음이었지만, 이렇게 못생기고 뻔뻔한 요정이라니! 아직 잠이 덜 깨어서 헛것을 보는 걸까?
아주 이른 아침이라, 아빠가 깨우러 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었다. 요정은 아랑곳없이 마구 떠들어 댔다.
(중략)
요정은 싱긋 웃더니 코를 하늘로 추켜들었다. 그러고는 으스대며 걷는 시늉을 했다. 잠시 뒤에는 아리고에게 다가와 손을 살살 쓰다듬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느긋하고 다정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상하면서도 그리운 감정이 차올랐지만, 떨림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아리고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얘, 내 친구가 되어 줄래?”
요정이 아리고의 눈을 빤히 바라보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 그러고는 아리고의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리고는 이 상황이 무척 당황스러웠다. 최면에 걸린 듯이 꼼짝하지 않은 채 요정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너는 날 모르겠지만, 나는 널 잘 알아. 너는 정말 귀여워!”
--- p.21~23

엉망이 된 농구 경기
아리고는 영 내키지 않았지만 배가 아픈 요정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무릎을 꿇고서 한 손을 뻗어 틀려 씨의 불룩한 배를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너무나 어처구니없어서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내가 이렇게나 아픈데, 너는 웃음이 나오니?”
틀려 씨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째려보았다. 아리고는 난감한 기분에 빠졌다. 상황이 이상해서 그런지 좀체 진지해지기가 어려웠다. 억지로 웃음을 참아 보기는 처음이었다. 아리고는 문득 로사 할머니의 손길을 떠올려 보았다. 어느새 손길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런데 틀려 씨의 배를 마사지하는 게 슬슬 힘들고 지겨워졌다.
“왜 아무 말이 없어?”
아리고가 물었지만 틀려 씨는 대답이 없었다. 그새 잠이 든 모양이었다.
아리고는 틀려 씨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자신의 방으로 몰래 숨어 들어온 작은 손님은 꽤 좋은 요정인 듯했다.
‘그런데 왜 나한테 왔을까?’
이유가 무지 궁금했지만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아리고는 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혹시라도 요정이 추울까 봐 몸 위에 손수건을 살포시 덮어 주었다.
‘그래, 내가 동화 속에 들어온 건지도 몰라. 할머니가 언제나 곁에 있고, 이상한 말을 하는 요정이 방문한 이야기 말이야.’
아리고는 몸을 긁적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따끔했다. 틀려 씨가 집에 있는 게 꿈이 아닌 모양이었다.
‘꿈이라 해도 나쁘진 않아.’
아리고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 p.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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