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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것

: 일상과 우주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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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0g | 125*200*10mm
ISBN13 9791192968131
ISBN10 119296813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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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언어라는 멋진 나비를 뒤쫓았던
세상 모르는 아이
그 세 살배기의 혼은
남에게 상처 입힌 것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천진난만한 채
100을 향한다
---「세상 모르고」중에서

제가 아주 겁이 많아요. 마감 한 달 전에 원고가 완성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 p.52

언어는 의미에 얽매이기 마련이지요, 아무래도. 특히 음성으로 소리를 내서 청중에게 전달하는 경우에는 그 말의 어조, 소리에 관련된 요소가 아주 중요하지요. 그것을 순수하게 파고들면, 아무래도 음악이 되어버리는데요. 저는, 물론 좋아하는 시는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음악 한 대목과 좋아하는 시 한 구절을 비교해서 어느 쪽이 소중하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소중하거든요. 그러니까 늘, 시는 음악을 좇지만 따라잡지 못한다는 기분이 강합니다.
--- p.106

시라는 것은, 산문과 달라서, 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울림이라든지 이미지라든지, 여러 가지 것을 동원해서 언어라는 놈을 전달합니다. 그러니까 무의미한 것을 시에 씀으로써 거꾸로 그 의미 이전의 세계를 만져서 느끼고, 손으로 더듬어…… 존재 자체의 리얼리티 같은, 뭔가 언어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느끼게 만든다, 그것이 시가 맡은 역할의 하나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p.112

시인으로서의 목표 따위는 없습니다만, 인생에서의 목표는, 이제는 즐겁게 건강하게 죽고 싶은 게 목표입니다. 노후의 즐거움은 역시 ‘죽는 것’이지요.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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