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 마치 온 우주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과 같다는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태명을 ‘우주’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인터넷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었습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던 280일과 태어난 이후의 100일의 시간을 더한 380이란 시간에 배란일 15일을 빼면 365일, 즉 1년의 시간이 나온다.” 아이가 엄마 몸 밖으로 나온 지는 100일이 되었지만, 아이가 ‘존재’하게 된지는 1년이 되는 날인 것입니다.온 우주가 우리에게 찾아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우주는 윤이가 되었습니다. 뱃속의 작은 존재는 제법 무거운 아기가 되었습니다. 초음파로 보던 까만 존재가 울고 웃는 밝은 아기가 되었습니다. 우주처럼 귀한 아이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1년 동안 무럭무럭 자라서 이렇게 밝게 웃는 상태로 엄마 아빠를 바라보고 있는 윤이에게도 너무 고마운 마음입니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시편 100편 3절)
저는 앞으로도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육아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혹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잊어버릴까 두렵습니다. 다양한 기념일들을 통해서 매번 다시 상기시키고, 잊을만하면 또 묵상하고, 또 기억하고, 또 기도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생명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리라 다짐해봅니다.같은 마음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주변의 소중한 존재들을 사랑으로 품어주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원합니다.
“윤아!
사실 네가 태어난 이후로는 눈에 보이는 너의 성장을 지켜보느라 과거에 대해서 더 많이 묵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 네가 처음 생겼을 때의 감정, 네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나고 있던 시기의 일들, 아빠가 품었던 결심과 다짐들, 모두 모두 이번 백일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깊게 묵상해보려고 해.익숙함에 속아서 너의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게! 아빠가 처음 결심했던 그 마음들을 기억해내고, 더욱 멋진 모습들을 보여줄게!사랑해 윤아!”
---「김은진, 『성경 대신 젖병을』 26-27p」중에서
윤이가 유독 저를 고생시키는 날이 있습니다. 더 많이 울고, 더 짜증내고, 평소와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날들이 종종 있습니다. 나름대로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쓰면서 계속 마음을 다잡고 있지만, 그래도 답답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전에 정말 윤이가 너무 심하게 울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그러던 중, 오늘은 아내가 오전 근무만 하고 점심 즈음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다음 낮잠을 자는 시간에 윤이가 또 한 번 엄청나게 울면서 저와 아내를 괴롭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내가 제가 오전에 겪었던 어려움을 그대로 경험하면서, 저에게 공감해주고 "정말 힘들었겠다"라며 이해해주니 마음이 너무너무 편안해지는 걸 느꼈습니다.같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참된 위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움'은 무조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앞으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훈련'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고린도후서 1장 4절)
고린도후서의 저자는 하나님의 위로에 대하여 두 가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시는 분이십니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우리 개인을 위로해주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은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이십니다. 즉, 하나님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또 동시에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도록 성장시키십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러 어려움과 환난들이 모두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환난 중에 위로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또 다른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는 자'로 성장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원합니다.
“윤아!
오늘 하루 종일 엄마랑 아빠를 아주 공평하게 둘 다 힘들게 하더니 지금은 풍선 가지고 신나게 놀고 있구나. 그래도 너 덕분에 엄마랑 아빠랑 한 팀으로 같이 성장하고 배우게 되는 것 같아! 이왕이면 안 울었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렵겠지?엄마랑 아빠가 서로를 위로해주는 관계로 성장해가듯이, 앞으로 윤이가 커가면서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어. 그렇게 서로 위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짜 기쁨이라는 걸 앞으로도 조금씩 배워가자! 저녁에는 오랜만에 물놀이도 해보자!
사랑해 윤아!”
---「김은진, 『성경 대신 젖병을』 41-42p」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