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강력추천
어느날 인도

어느날 인도

: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리뷰 총점8.3 리뷰 38건
정가
13,800
판매가
12,42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34g | 130*188*30mm
ISBN13 9788994799612
ISBN10 89947996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첫 번째 잡화 꾸러미 리듬
골목
스카프
버스
빨래
낙타

두 번째 잡화 꾸러미 거리
오토릭샤
오토바이


세 번째 잡화 꾸러미 공존
개1
개2

불가촉천민

네 번째 잡화 꾸러미 경계
똥1
똥2
기차
학교
고속도로

다섯 번째 잡화 꾸러미 소란
단도
침낭
오 루피
게스트 하우스
지하실

여섯 번째 잡화 꾸러미 이색
사두
볼펜
인사
사막
립스틱

일곱 번째 잡화 꾸러미 명멸
무희
화장터
지팡이
장작

여덟 번째 잡화 꾸러미 얼굴
아지1
아지2
제러미
미스터 머스태쉬
주인 아저씨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상혁
대학에서 시를 전공한 후 홍보, 기획, 편집 등 산발적인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 유럽, 러시아, 캐나다, 중국, 인도 등 무계획 배낭여행을 틈틈이 떠났으며 길치라는 장점(?) 덕분에 특이한 여행 경험이 많다.
안구건조증 작가 / 공상 기획자
Email : poemist@gmail.com
저자 : 남우주
2010년부터 나이브 아티스트(naive artist)로 국내외 전시 활동 중이며, 현재 클래식 감상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나이브 아티스트 / 잠 수행자
Email : artpoetholic@naver.com
저자 : 정석재
디자인,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이미지 크리에이티브를 꿈꾸고 있다.
전방위 디자이너 / 11년째 솔로남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곳에 가면 신기루가 돼.
그는 빨래를 내려친다. 이미 기절한 물고기나 짐승을 확인 사살하듯 그의 행위는 단호한 데가 있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운동. 내가 잠시 다른 쪽에 눈을 돌린 사이에도 그는 몇 벌의 옷을 내쳤을 것이다. 그가 내려칠 때마다 세상이 파문처럼 흔들린다.
---「빨래」 중에서

난 삶이 두렵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거니까.
다 해봤어.
마리화나, 술, 담배, 그 밖의 다른 마약까지.
사막을 벗어나는 것 빼고는.

...그냥 빨리 늙어버리고 싶어.

12년 동안 사파리(safari) 일을 해온 22살의 페루
---「낙타」 중에서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죽음은! 예측할 수 없어! 오면 오는 거라고! 친구처럼!
럭키가 고개를 여러 번 돌려가며 고함치듯 대답한다. 나는 막다른 길에 쫓기면 고개를 숙인다던 꿩처럼 얼굴을 파묻고 럭키의 허리를 꽉 잡는다.
마침내 도로에서 벗어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 오토바이는 오렌지빛 전등이 켜진 상점 앞에 멈춰 섰다. 네댓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술을 주문하고 있었다. 럭키는 럼 한 병을, 나는 킹피셔 두 병을 샀다.
---「오토바이」 중에서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조금 큰 개가 보초를 서듯 고개를 반듯이 들고 이쪽을 쳐다본다. 우뚝 뻗은 앞발 위로 건강한 가슴근육이 드러난다. 이방인의 행동거지에 팽팽하게 제 근육을 당기고 섰다. 그러다가도 암캐가 나타나면 헥헥거리며 발의 근육을 풀고 암캐의 꽁무 니를 쫓아간다.
어느 골목에선 대 여섯 마리가 불량배처럼 몰려다닌다. 같이 있음의 위협을 아는지 돌리는 고갯짓이나 행동이 거침없어 보인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칠까 시선을 피하고 천천히 걸어간다. 뒤에서 달려들지 않을까 골목이 끝날 때까지 등에 잔털이 곤두선다.
---「개1」 중에서

락쉬미처럼 이곳의 아이들은 대게 맨발이고 이방인을 보면 거침없이 Hello money!를 외치거나 Hello food!를 날리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헬로우 파이브!를 고집하는 락쉬미. 하늘에 고정된 시선이 땅으로 내려오면 집요한 생존의 욕구로 변하는 아이.
락쉬미에겐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을 바라보는, 마치 저 너머의 세계를 끝까지 보고 말겠다는 일탈의 시선과 부끄러움 없는 헐벗고 굶주린 시선.
---「오 루피」 중에서

와츄루네임?
분디의 인사법이다. 이들은 이름에 집착한다. 분명 기억하지 못할 게 틀림없지만, 내 이름을 건네주고 사람들의 이름을 받았다. 여기에서 이름은 곶감 같다고 할까. 이름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느낌.
어제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이 오늘 또 물어본다.
아마 내일 또 물어볼지도 모른다.
---「인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상처 받은 영혼을 치유해주는 인도여행에세이

수많은 인도여행기가 있지만 이 책은 인도의 공간과 사람을 들여다본 거주여행자의 촘촘한 현미경적 시선이 돋보인다. 책을 덮고 나면 미지와 불가사의가 조금은 해독된 듯 느껴지기도 하고 문득 배낭을 챙겨 인도로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 책속에서 만나게 되는 인도를 통해 독자들의 삶에 대한 애착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며 느낀 실존의 황홀과 통증이 그것을 읽는 내 가슴에도 울컥, 스며들곤 했다. 숱한 신들, 사랑, 이별, 죽음, 예술 등의 이야기를 아날로그적인 인도 풍경과 사귀며 풀어가는 그 아름답고 슬픈 사연을 따라가 보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신기루가 돼.” 신기루처럼 아른거리는 인도, 그 자체를 담다!

강렬하면서도 알 수 없는 매력으로 흐릿한 인도를 담은 《어느날 인도》.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도 여행기를 담았다. 제목처럼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인도가 떠오를 때 《어느날 인도》를 펼쳐보자. 어느새 델리의 어느 작은 골목에 들어선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인도에서 어느 것도 순서대로, 규칙대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 거리의 시끄러운 오토릭샤 소리, 이방인을 주시하는 눈빛, 출처를 알 수 없는 낯선 냄새, 많고 많은 개와 소, 거리에서 똥을 누는 아이들, 이 골목을 벗어나면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두렵지만 그래서 설레는, 그래서 어느 날, 문득 가고 싶은 인도를 느껴보자.

리듬, 거리, 공존, 경계…… 여덟 가지 인상으로 남은 인도를 구체화하다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잡화점’이라는 부제처럼 책을 여는 순간, 우리는 기묘한 물건으로 가득한 어느 잡화점에 들어선다. 그곳에는 인도에서 만난 여덟 가지 인상을 구체화한 낙타, 오토릭샤, 지팡이 등 여덟 가지 인상에 묶인 36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싶다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잡화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이제 하나하나의 존재들과 만나자. 인도의 수많은 사람과 곳을 접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저자와 함께 인도를 만나자.

인도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사람, 사람

길치라는 장점 때문에 더 많은 곳을 가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저자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이미 이방인이 아닌 한 명의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담긴 사진들. 《어느날 인도》에는 유독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인물??사진이 많다. 그만큼 저자가 가는 곳마다 피하지 않고 그의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는 순수하고 호기심어린 눈빛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구걸하는 당찬 꼬마 락쉬미, 나이보다 훨 늙어 보이는 데이비드, 항상 기억이 뒤죽박죽인 아지, 대화하기 참 어려운 미스터 머스태쉬. 나열만으로 셀레는 인도 사람들의 눈빛은 《어느날 인도》에서 만날 수 있다.

사막이 좋아?/얼마 남지 않은 불씨에 낙타 똥과 잡목을 집어넣으며 데이비드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사막을 좋아해. 그렇고말고. 여기서 태어났으니까./음… 그리고, 사막을 좋아하지 않아. 여기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너희 나라에서 일할 수 있을까?/데이비드가 몇 차례나 심각하게 물어왔다./글쎄, 일할 순 있겠지. 근데 어디나 사는 건 다 비슷하지 않아?/내가 우물쭈물 대답하자 그는 아무 말 없이 깊은 눈으로 불꽃을 바라본다. 내세나 윤회를 믿지 않는 모슬렘 데이비드.
239쪽 [사막]에서

살아가는 일이 힘들 때는 인도로 가자

작가는 말한다. 매혹적인 불안을 즐기는 것, 이별을 즐기는 것, 미워한 사람들이 무지무지 애틋해지는 것, 신문에 어떤 기사가 났는지 알 수 없는 것,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는 것을 아는 것, 예전과 생판 달라진 나를 만나는 것,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지나친 환상도 비하도 없는 딱 그만큼의 인도를 드러낸다. ‘여행자’라는 신분은 결국 그 곳에선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갠지스 강에서 한참동안 고요한 죽음을 목도하고, 길바닥에 엎드려 절하고, 손으로 밥을 비비고, 강물에 몸을 적신다. 그렇게 인도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면서 자신을 다스리며 욕심을 비우는 법을 배우고, 누구보다 순박한 인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어진 마음속을 삶의 충만함으로 다시 채우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는 인도라는 아름다운 거짓말에 홀리기도 하고, 불결하고 더럽고 가난한 나라라고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인도는 단 하나의 표준도, 단 하나의 고정된 정형도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 존재를 드러내는 인도. 비운 만큼 채워지는 곳이 바로 인도 여행이다.

회원리뷰 (38건) 리뷰 총점8.3

혜택 및 유의사항?
여덟 개의 키워드로 바라본 거대한 아대륙의 시적 자화상 [어느 날 인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김*철 | 2014.02.07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인도라는 땅이 얼마나 크고 광막한지는, 가 보고 직접 체험하지 않은 이들은 모릅니다. 절대 알 수 업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도보다는 미국이 훨씬 큰 나라입니다. 커도 조금 큰 정도가 아니라 면적상 세 배가 넘습니다. 국토만 큰 것이 아니라 경제력 역시, 인구당 수치, gross 넘버, 공히 압도적입니다. 그런데도 양국을 다녀 와 보면, 오히여 미국보다도 인도가 더 큰;
리뷰제목

인도라는 땅이 얼마나 크고 광막한지는, 가 보고 직접 체험하지 않은 이들은 모릅니다. 절대 알 수 업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도보다는 미국이 훨씬 큰 나라입니다. 커도 조금 큰 정도가 아니라 면적상 세 배가 넘습니다. 국토만 큰 것이 아니라 경제력 역시, 인구당 수치, gross 넘버, 공히 압도적입니다. 그런데도 양국을 다녀 와 보면, 오히여 미국보다도 인도가 더 큰 나라 아닌가 착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잘살게 된지 얼마나 오래라고, 가난한 나라를 볼 때면 으레 드는 우월감 따위가 있게 마련이죠. 그런 근거 없는 속물 의식이 어느 정도 시야를 가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여전히 큰 나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여기서 "크다"고 하면, 보는 이를 압도하는 위엄이나 파워 따위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알면 알수록 내가 부족했구나 하는, 늪 속에 발이 푹푹 빠져 들어 신체 겨냥이 힘들다 할까, 그럴 때의 막막함에 보다 가까운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광막한 나라를 잠시라도 체험한 후, 그 느낌과 생산적 감상을 질서 있게 정리하는 건 오히려 무망한 일입니다. 정서적 흥취나 짤막짤막한 단평, 개인적 소회만 적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글쓴이의 솜씨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애초에 인도라는 나라를 글자 몇 개, 숫자 약간량으로 표현하는 일이 지극히 어렵고, 유한한 생을 살아 온 개인의 짧은 소견으로 그 유구한 역사를 지닌 땅에 대한  논리적 분석이 잘 먹혀 들 가망이 없어서입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시(詩)"로 뭘 시도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동양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도 본업이 시작(詩作)이었고, 헤르만 헤세의 대표적 <싯다르타>의 다른 이름은 <인도의 시>이기도 했습니다. 피사체가 지나치게 거대할 때에는 시의 초공간적 속성을 수단으로 전체의 얼개를 바라보는 편이 낫다는 이유도 이에 한몫 거들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세 사람의 공저자가 쓴 책입니다. 한국 호적에 등재된 정식의 이름이 있지만, 이들은 마치 영화 <맨 인 블랙>에 나오는 요원들마냥, 익명에 가까운 이니셜(J, K, 그리고 SANGJA라고 합니다)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의도가 뭔지야 독자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겠지만, 피사체의 찰나적 인상이나 시적(詩的) 감흥을, 주체의 신원을 최대한 숨긴 상태에서 무책임한, 따라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포착하고자 할 때에는 이런 방식도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인도를 줄글이나 논리적 사고를 통해 그 윤곽조차 포착하는 작업이 가망 없다는 전제 아래에서요. 지금까지 인도 여행을 소재로 한 여러 책들이 나와 있었고, 그 중 <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어져>는 리뷰어 클럽 작년 2기에 미션으로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이나 인도 여행서가 많이 나왔지만, 지금 이 책과 같은 포맷은 또 처음이라 독자로서는 신선하고, 또 행복한 체험입니다.


"장(章)"은 독특하게도 "잡화 꾸러미"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저자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내가 보고 들은 것은 진짜 인도였을까?" 마치 거리 어느 구석에서나 "보편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노인이 꾸린 잡화점처럼, 모호하고 질서 없는 가운데 모락모락 피어나는 신비함처럼, 인도와의 마주침이란, 혹은 사귐이란, 그렇게 다차원적인 미완성으로 겪어 내고, 또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아닐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리듬

이는 저자들에 따르면 낙타와 친한 녀석이라고 하는군요. 일찍이 니체는 탄생이라는 업보와 고통을 안고 세상에 나온 생령들 가운데 이 낙타를 가장 불쌍하고 저주 받은 운명으로 꼽은 적이 있었지만, 그 역시 철저히 인간의 관점만을 앞세운 단견일 뿐입니다. 낙타 입장에서야,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처럼 그 무언의 수행과 고난을 통해 보는 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의도로 그러는지야 누가 알겠습니까? 인도는 참으로 극명한 모순이 엇갈린 땅입니다. 지독히도 내팽겨지듯 엉망으로 정비된 땅에, 과연 안전점검을 받기나 하는지가 의심스러운 만원 버스, 그리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향긋하고 내일을 바라는 희망섰인 내음이 풍기는 게 아닌, 그저 더럽기만 한 빨래, 이 둘의 공통점은, 그 동작의 파동 끝에 리듬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리듬의 주기가 너무 길면(따라서 진동수가 작으면) 인간은 그 유장함을 제한된 인식 능력으로 미처 깨닫기 어렵습니다. 인도가 그 지나치는 객(客)들에게 노출하는 리듬도 이와 같습니다.


거리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인도는 이 Rickshaw라는 것이 대중 교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 과속하는 행태나 무법상 역시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죠. 저자는 자신이 탄 릭샤와, 바로 그 옆을 스쳐지나가던 다른 릭샤로부터, 엄청난 속도의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물론 이는 체감의 속도일 뿐입니다. 자, 그런데, 이런 체감의 속도를 물리학 용어로는 이른바 상대속도라고 합니다. 모든 물리량의 측정과 발현도 결국은 relativity에 좌우될 뿐이라는 데에는, 현대인 누구나가 다 동의하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저 기나긴 역사와 광대한 넓이, 심오한 폭을 지닌 아대륙의 정신 세계를 측량하는 현실의 척도가 부재하다는 사실 역시, 이 짧디짧은 순간의 두 릭샤의 교차, 조우로 잘 상징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그를 바라보는 눈과 눈의 청탁과 사잇각의 첨도(尖度)에 달려 있다고나 할까요.


공존

소를 엉뚱하게도 신성한 동물로 숭배하는 인도에서, 개만큼은 여전히 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이런저런 발길에 채이는 신세입니다. 그 개들의 옆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의 취급을 받지 못하는 불가촉 천민이라는 존재가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피사체들의 묘한 연관 지점에, "공존"이라는 키워드가 놓여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도는 차별과 공존, 화해와 거리두기가 묘하게 공존을 이루는 나라입니다. 이 공존의 논리는 참으로 뿌리 깊고 오묘한 질서상을 담고 있어서, 불가촉천민 그들도 자신의 신분을 받아들이고 저 피안에서 요구하는 거대한 룰을 일상에서 실천하기에 바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인도는 지금 과거 정체 속에 인간의 영혼이 타락하던 시기가 아니라,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른 활기찬 경제적 발전의 현황을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도시로 진출하면, 그가 과거에 뭘 하던 사람인지, 출신 카스트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도 관심이 없고, 아무도 캘 수 없습니다. 우리는과거 개발기에  호적을 세탁하고, 족보를 조작하고, 한자 한문 한 마디 모르면서 엉터리 조상을 들먹이고 신분 위조에 나섰습니다. 헌데 인도인들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Let It Be. 공존의 유장한 리둠과 구속력을 아는 까닭이라고 하겠습니다.


경계

공존이 있는가 하면 여전한 경계지움 역시 인도인들의 의식에서 떠나지 않는 롸두입니다. 똥, 그렇죠, 사방에 널린 것이 똥입니다. 과연 이 나라에 위생이라는 관념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하는 주제가 바로 똥입니다. 전근대를 넘어서 근대의 빛을 모든 인간의 마음 속에 밝히고자 하는 시도, 그 구체적인 영조물이 "학교"인데요. 이 "학교"역시 경계를 신비스럽게 표상하는 존재입니다. 속도과 질주를 대륙에 선포하는 기차와 고속도로 역시, 이 경계의 본질을 자국인과 이방인에게 깨우쳐 줍니다.


소란이색(異色)을 거쳐 모든 모호함의 집합체인 명멸로 승화하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얼굴, 얼굴입니다. 사실 이 책은 부제를 "얼굴"로 잡아도 좋겠다 여겨질 만큼, 많은 얼굴 사진들이 제시된 편집입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사실 이  "처음"이란 저의 표현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에의 모상이자 대리인이기 때문이죠)은 "아지"입니다. 그는 한국처럼 모든 것이 엄격한 프로토콜에 의해 작동되는 나라에서라면 용납이 안 될 허술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기억을 잘 못할 뿐 아니라,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기억을 왜곡하기까지 하는" 습성을 가졌다고 합니다. 문제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를 거쳐가는 객들에게는 없던 문제도 잔뜩 만들어 선사할 타입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목구비가 뚜렷하니 잘생긴 전형적인 아리아인 타입입니다. 본디 인도는 영국인들보다 훨씬 앞선 시점에 프랑스인들이 도래하여, 플라시 전투 이전 시대만 해도 더 기세좋은 보무로 대륙을 누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흔적은 지금도 남아, <파이 이야기>의 소재로도 쓰인 퐁디셰리(Pondicherry)라는 모호한 권역을 형성하고 있죠. 저자들이 만난 제러미, "인도는 그저 재떨이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멘트를 날리는 중년 구도자(?)도 그 중 하나죠. 수염을 멋지게 키운 채 제 할 일만 몰두하고, 돈에 관련된 소통에만 귀한(?) 에너지를 할당하는 얄미운 사내들도 다 그런 풍경의 일부입니다. 그들은 이방인을 풍경이나 보듯 외면하고, 시대의 대세인 금전의 획득에만 전 신경을 곤두세우며, 타지인들이 궁금해하는 정신적 가치와 종교적 열정에 걸쭉한 침을 뱉습니다. 그런 혼란과 난맥 속에 인도의 태양은 오늘도 지고, 내일도 저 멀고 흐린 달의 꽁무니를 좇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지를 부옇게 물들이고 나설 것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어느날 인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만***약 | 2014.01.26 | 추천2 | 댓글2 리뷰제목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중국은 정치 체제에 집중을 했고 인도는 종교에 몰두 했다고 한다. 해마다 불어 오는 계절풍에 의지하며 살던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닥치는 가뭄에 절망하면서도 그들만의 종교를 만들어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였다. 산맥의 양쪽에서 같은 아시아라고 하지만 우리와는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작은 대륙 인도다. 최근 인도로 베낭여행하는 것이 또 다른;
리뷰제목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중국은 정치 체제에 집중을 했고 인도는 종교에 몰두 했다고 한다. 해마다 불어 오는 계절풍에 의지하며 살던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닥치는 가뭄에 절망하면서도 그들만의 종교를 만들어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였다. 산맥의 양쪽에서 같은 아시아라고 하지만 우리와는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작은 대륙 인도다. 최근 인도로 베낭여행하는 것이 또 다른 유행이 되었다. 유럽중심의 베낭여행에서 맛 볼 수 없는 다른 느낌이 있으리라. 


[어느날 인도]역시 이런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게 멋진 사진과 인도에서 느낀 생각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왜 인도에 갈까? 책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대부분 인도에 대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도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가난, 카스트, 소, 종교, 화장 그 속에서 이 사람들은 무엇을 얻어오고 어디에서 "힐링"을 느꼈을까?


내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복을 기원하고 도네이션을 요구한다. 조직적이고 부드럽고 신속하게 진행되는 기원의식, 지금 얼마를 낼 수 있느냐는 말에 정신을 차린다.~~~맥주가 있느냐는 말에 한 잡화점 주인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면박을 주었다. "여기는 성지야, 맥주라니!"~~나는 웃돈을 좀 얹어 주고 맥주를 받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에서 맥주를 공수해 왔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을 쓴 사람들은 진정한 인도여행을 한 것 같다. 4대문명의 핵심과 종교의 뿌리를 본토에서 체험하고 왔다. 기원과 도네이션, 맥주와 성지.....


* 요즘 유행하는 사진과 에세이가 있는 여행집이지만 지은이들의 생각이 유쾌하다.

* 인도역사는 언젠가 한번 공부해 보고 싶은데 땅크기 만큼이나 넓고 인구수 만큼이나 복잡하다.


* 이 책은 YES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2
포토리뷰 인도 여행을 통해서 바라본, 의미 있는 철학적 사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하**럼 | 2014.02.1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자주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간혹 삶이 버겁다고 느껴지거나, 무언가를 갈구하고 싶은데 그것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을 때, 시간을 내어 일부러 재래시장을 돌아보거나, 5일장 같은 시골의 장마당을 구경하는, 일종의 습관처럼 여겨지는 비슷한 것이 내게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특별히 찾아볼 물건이나 구매하고 싶은 무엇이 있어서 가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그곳에 가는 이유는, 장;
리뷰제목


자주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간혹 삶이 버겁다고 느껴지거나, 무언가를 갈구하고 싶은데 그것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을 때, 시간을 내어 일부러 재래시장을 돌아보거나, 5일장 같은 시골의 장마당을 구경하는, 일종의 습관처럼 여겨지는 비슷한 것이 내게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특별히 찾아볼 물건이나 구매하고 싶은 무엇이 있어서 가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그곳에 가는 이유는, 장터 안에 모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의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그동안 나를 골치 아프게 했고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일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랄까 같은, 한결 가벼운 기분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여정이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잠깐 동안의 마실 같은 여정인데도 그 속에 생각지 못한 생활의 충전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이제는 주저 없이 길을 나서게 될 때가 많다. 누군가는 말하기를 여행은 우리 영혼의 비타민이며 새로운 희망을 찾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래서 여행은 아마도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바쁘게 살아온 누군가에게 행복한 휴식일 수도 있고, 살아갈 희망이 희미해졌다고 느껴지거나 혹은 문득 삶의 회의가 느껴져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는 사람에게, 인생에 대한 어떤 가치 있는 의미를 부여하고 계기를 마련해주는 기반이 되어 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여건이라면, 이 책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진한 감동과 재미를 담은 여행 에세이로 대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인도여행을 통해 그곳에서 보고 느꼈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경한 풍경을 토대로,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과 인문적 사유를 담은 에세이다. 인도라는 나라를 두고 누군가는 신비의 나라 혹은 성자의 나라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행환경과 그 편의성의 요소만 생각해본다면, 사실 인도여행은 여행자에게 있어서 그리 좋은 여행지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인도라는 나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는듯하다. 그렇다면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기 위해 가려고 하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그 해답의 일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싶지 않나 싶다. 책 속에는 인도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의 모습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이 단순한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않는 것은,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을 다시금 겸허하게 되돌아보게 하며, 더불어 진지하고 의미 있는 사색의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도의 곳곳을 돌며 그 안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그들에 힘겹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순박한 삶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고, 그와 연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안에는 어떤 이념도 없고 사상도 보이지 않는다. 남들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도 없으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짓지도 않는듯하다. 그저 오늘 하루를 아무 일없이 무사히 보냈으면 하는 평화로운 일상만이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저자가 안내하는 시선에 따라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때로 우리가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순수한 감성들이 어느새 일깨워지고 있음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책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인도사람들의 생활상을 보면, 아무래도 여러 면에서 우리의 그것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차이만큼이나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우리보다 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비례하여 행복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난하다보니 남루하고 초라한 생활을 영위해야 하고,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조금은 어두운 모습일 것 같아 보이지만 사진이나 그들의 간략한 인터뷰를 통해서 나타난 그들의 모습에는 어떤 비애감이나 좌절감도 결코 느껴지지 않는다. 눈을 돌려 잠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경제와 실용이 강조되어지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경쟁의 소용돌이에 내몰리면서 그 피곤함과 긴장감은 점차 확대되어 가는듯해 보이는 것 같다. 물론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일하는 덕택으로 과거에 비해 우리의 물질적 생활이 나아진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무언가로부터 혹은 누군가로부터 힐링을 받아야 할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지 않나 싶다. 이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가 적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분명 독자들에게 마음 속 깊이 위안과 함께 의미 있는 힐링을 전달해 줄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타인의 삶의 자세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진정으로 배울 것인가에 있다. 지금 현재 자신의 삶이 왠지 불안하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자연에 순응하고 욕심을 절제하며 비움의 삶을 터득해가는 이 책속 인도인들의 삶에 모습을 조금만이라도 닮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6.0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3점
목적에 따란 평이 달라질듯..가본적 없는 인도의 뜬구름같은 이야기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w******g | 2015.01.19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