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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고아들

: 나는 동물 고아원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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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에세이 top2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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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8g | 128*188*20mm
ISBN13 9791198191915
ISBN10 119819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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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고아원의 자원봉사자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왔고, 각자 다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먼 고아원으로 달려와 몸과 마음을 다해 코뿔소의 보모 역할을 자처한다. 이는 모두가 페트로넬의 이념에 동의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미를 잃은 코뿔소 고아들에게 살아갈 기회가 있기를, 언젠가는 이들이 서식지로 돌아가 종족을 번성하기를 바라서일 것이다.
--- p.17

남아공에서 대만으로 돌아온 뒤에도 잭이 나를 들이받던 그 순간은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물론 TV 프로그램 예고편에서 코뿔소가 방송국 진행자를 들이받는 장면이 한 시간마다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음속에서 빅뱅이 터졌다. 동물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명이 어깨에 얹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밤중에 이 세상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다른 동물 고아원을 미친듯이 찾아봤다. 찾고 또 찾고,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불현듯 마음이 움직였다.
‘프로그램을 만들자!’
제목은 〈지구의 고아〉라고 해야겠다. 이 어미를 잃은 동물들은 의지할 데 없이 외로이 남겨져 지구의 고아가 되어버렸으니까.
--- p.37

“하지만 이 어린 생명들은 숲으로 돌아가야 해요. 이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야생에 돌아가는 게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에요.”
내게는 원동력이라기보다는 사명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보답도 바라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는 것이리라.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족이나 배우자, 친구에게는 보답을 바라지 않으면서 희생하지 않던가? 나무늘보는 레슬리의 가족이자 배우자이자 친구였다.
--- p.61

나는 차 보닛 위에 펼쳐 놓은 곰 가죽을 어루만졌다. 가슴이 바로 시큰해졌다. 1만 5천 루블(한화 약 30만 원)이라 했다. 이 돈이면 곰 가죽 한 장을 통째로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흥정도 가능했다. 길가에 세워진 불곰 무덤. 이곳에서 생명을 저울에 달아 매긴 가격은 참으로 저렴했다. 파제트노프 일가는 온 힘을 다해 불곰을 구조했는데……. 보전 속도는 파괴 속도를 영영 따라잡지 못하는 걸까?
--- p.112

인류가 생물종 하나를 멸종시키기는 아주 쉽다. 하지만 보전하고 복원하는 데는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 가족이 생물종 하나의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보처럼 들릴지 몰라도 파제트노프 일가는 후회나 두려움 없이, 생물과 생태계에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희생하고 있다.
--- p.114

취재 과정 중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보전 활동가들을 알게 됐다. 멸종위기종을 구하기 위해 몰두하는 환경인들이야말로 사실상 보전되고 보호돼야 할 ‘희귀종’이다.
--- p.192

어쩌면 그들의 죽음도 헛되이 희생되지는 않은 셈이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거듭되는 좌절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성공이나 실패, 삶과 죽음을 따지지 않고 보전과 구조에 집중하는 것도 자신의 각오를 다지는 방식의 일종이리라.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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