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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말을 버린다

: 이민용의 세상 읽기

리뷰 총점8.5 리뷰 4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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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40*210*19mm
ISBN13 9791166291609
ISBN10 11662916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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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 이 세 분, 이기영·서경수·박성배는 한결같이 불교학자이면서도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기독교와 불교를 넘나드는 혼성적인 자세를 취하기 쉬운 일인데, 철저하게 불교적인 입장에서 기독교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기독교적 틀로써 불교적 개념을 해석해 갔다. 따라서 기독교를 배척하거나 비교론적인 객관성만을 표방하는 것도 아니었다. 박성배 교수의 치열한 불교적 신행이나 이기영 교수, 서경수 교수의 불교적 합리성 추구를 바라볼 때, 나는 종교 간의 갈등이나 논리적 상충보다는 오히려 종교 간의 넘나듦을 체감했다. 혹은 흔히 말하듯 동양적/한국적 융화(融和)이거나 합일적 화해(和解)의 체현은 아닐까 생각했다.
--- p.26

불교학은 분명히 서구적 의미의 분류 방식을 따른 학문은 아니다. 아직도 불교학의 객관성을 내세우며 문헌학적 접근, 언어학적 분석, 철학적 사변을 표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불교학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역사학자가 접근하듯 타 종교인이나 다른 전공자도 불교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오히려 불교학의 장점이나 되는 양 말이다. 그래서 불교는 철학이고, 종교이고, 철학적 종교이며, 종교적 철학이며, 철학/종교 모두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다행히(!) 그 어떤 서구적 학문 분류 체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정의는 자기 분야의 속 좁은 틀을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학문이란 이름 아래 말이다.
--- p.60

불교는 종교이다. 그리고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고 불교에 대한 가장 간단한 자리매김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이 종교이어야만 하는가?” 하고 되물어 보자. 당연한 이야기를 되짚어 질문하면 오히려 전혀 새로운 답변도 가능하지 않을까? 적어도 질문의 형태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말이다. 우리가 ‘종교’라고 할 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독교가 종교이고, 이슬람이 종교이고 도교가 그렇고, 심지어 동양인의 일상생활과 삶의 지표를 마련해 준 유교마저 종교로 여긴다. 그러니까 종교란 이 모든 개별 종교들이 담길 수 있는 큰 바구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
--- p.80

한국 불교가 해외로 확대되는 가장 좋은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적산법화원일 것이다. 신라 시대 당나라 땅에 신라방이 형성되고, 그곳에 거주하는 신라인들이 다니던 절이 바로 적산법화원이다. 당토(唐土)에 신라 절이 있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것이 당 불교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인지, 아니면 거꾸로 그곳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그 내용은 지금 알 길이 없다. 신라 불교가 신라 땅을 넘어서 당나라까지 진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미상불 그것은 거대한 당토에 하나의 섬처럼 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미주 속의 이민 불교가 혹시 이런 섬과 같은 양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p.107

근대 불교학, 특히 서구 불교학이 빠진 모순은 불교학을 박물관적 대상물로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불교를 문헌 속으로 환원시킬 때 불교의 살아 움직이는 현장은 배제된다. 불교를 문헌 속에서 색출함으로써 불교를 책상 위의 상상력으로만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의 원형은 원전의 문헌 속에만 존재하게 된다. 불교의 현주소는 동양이기에 동양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현행의 종교이지만 서구에서는 학자들의 수집, 번역, 출판이라는 문헌적 과거로부터 출발하여 이 문헌을 소장하고 연구하는 도서관과 연구소에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다. 곧 불교를 ‘골동품 애호적인 지식’이나 ‘유물 관리적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 p.164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말을 떠들어댔다. 어떤 때는 신중을 기해 말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다. 그것이 과연 남과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느냐를 생각할 때 그 구절을 항상 떠올리곤 했다. ‘인언견언’(因言遣言), 즉 ‘말’로 말미암아 ‘말’을 버리게 된다는 구절이다.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표현이나, 의도했던 말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말의 뜻과 발설장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서인데 그것 자체를 없애야 하는 말이어야 한다니, 소위 말이 안 되는 역설적인 말이다. 어찌 보면 개구즉착‘(開口卽錯), 즉 입을 벌려 무엇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틀렸다고 하는 구절과도 서로 상통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p.271

이민 생활이 처한 여건이 단순할 수 없듯이 각자의 생활에 부합되는 종교 생활도 단순할 수 없다. 각기 처한 여건에 따른 종교 생활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 집안의 경제적 풍요가 곧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고 부처님이 점지하신 복이라고 단순화시킬 수도 없다. 그런 축복과 복은 일찍이 교회에서, 사찰에서 예수님과 부처님에 의해 추방된 지 오래이다. 그런 것은 복도 아니고 축복일 수도 없고 우리 욕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두 분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성공도 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부처님의 가피력이라고 계속 주장하면 우리의 일상생활의 모순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성숙한 이민 생활을 위한 ‘이민신학’과 ‘이민설법’의 또 다른 해석학과 성현들의 가이드라인이 매주 교회와 법당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어도 극락에 갈 수 있고 하나님의 은총을 듬뿍 입을 수 있다는, 세속과 초월의 세계가 일치하는 또 다른 새로운 ‘말씀’을 우리들의 교회와 법당에서 듣고 싶다.
--- p.291

실제로 다른 종족과 다른 종교와 공존하는 정신이 바로 ‘비폭력’인 것이다. 이 말의 원어인 산스크리트의 영어 번역은 폭력의 반대 개념인 ‘비폭력’으로 되어 있지만 오히려 ‘불상해’(不傷害), 곧 ‘다른 존재에 해를 끼치지 않는’이라는 말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것은 다른 생존물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어떤 일로도 괴롭히지 않고 자유스럽게 하는 일이다. 곧 서로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그리고 이 ‘불상해’(Ahimsa)는 ‘진리파지’(眞理把持, Satyagraha)를 근거로 한다. 이 진리의 내용은 사랑이고 인간은 누구나 이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 p.332

인생살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은 없다. 보행(步行)의 길일 수도 있고 인생의 행로(行路)일 수도 있다. 아마 영어와 불어의 어휘와 구문(構文)상의 차이에서 온 이 영문학자의 ‘보행의 길’과 ‘인생행로의 길’의 차이는 어떤 면에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재미 동포들에게 이민의 길은 인생 여정을 바꾸어 놓았다. 생업(生業)을 바꾸었다거나 잠시 인생 목표를 변경시킨 경우가 아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변신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행로까지 바뀌었다. 우리의 자식들은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더불어’ 올 수밖에 없었으니 그들의 행로마저 우리 마음대로 정했다. 그래서 이제 우리 재미 동포들은 전력(前歷)을 갖게 되었다. 과거의 이력과는 전혀 다른 이력을 만든 셈이다. 전력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이도 있지만, 오히려 지금의 경력을 내세우고 싶은 이도 생겼다. 낙엽 흩날리는 이 계절에 이제 영어로 말고, 오해를 불러올 불어로도 말고, 우리말로 “나는 어디 있는가?” 하는 소박한 질문을 제기해 보자. 그럴 때 과연 어떤 답변들이 가능할까 자문해 봄직하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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