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추천사 1부 “정중히 반대합니다” 1장. 제로 아래로 가다2장. 중요한 숫자들3장. 대인플레이션(들)4장. 연준어 5장. 초전능한 시민 6장. 통화 폭탄 2부 제로금리 시대 7장. 양적 수렁 8장. 해결사 9장. 리스크 생성 기계 10장. ZIRP 체제 11장. 호니그 규칙 12장. 완전히 정상적인 3부 빵이 없으면 자산을 먹으라고 하세요13장. 보이지 않는 구제 금융 14장. 감염 15장. 승자와 패자 16장. 긴 붕괴 미주 용어 설명감사의 글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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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작가 알림신청Christopher Leonard
역김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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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없으면 자산을 먹으라고 하세요”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매우 인간적인 실수로 가득한 연준의 실체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펴는 정책이 언젠가부터 우리 일상에까지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경제가 성장할 때도 칭송을 받았고 2008년에 경제가 붕괴했을 때도 경제의 구원자라고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 구조를 나쁜 쪽으로 재조직할 수도 있는 고유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연준이 2010년 11월 ‘양적완화’라고 하는 급진적인 시장 개입의 여파는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례 없는 소득 불평등과 금융 리스크를 연준이 불러왔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연준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은행과 투자자들이 위험한 대출을 늘리도록 독려하려고 통화량을 무려 네 배로 증가시켰다. 연준의 의사결정자들은 이것이 일자리는 조금밖에 만들지 못하면서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장기적 리스크를 키울 대담한 실험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대로 진행했고, 곧 덫에 걸려버렸다. 그렇게 많은 돈을 찍어냈지만 퇴로가 없었던 것이다. 연준이 자기도 모르게 놓은 덫은 연준만이 아니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라고 여긴 렉스노드에 취직해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존 펠트너는 영문도 모른 채 아무 잘못도 없이 일자리를 잃었고(10장), 수많은 ‘존 펠트너’들은 임금이 지난 10년간 좀처럼 오르지 않아 카드빚,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에 잔뜩 짓눌려 있다. 이 모든 일의 주범은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소방수를 자처했지만 불과 10년 만인 2022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온 ‘연준’이다.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소방수를 자처했던 연준,2022년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주범이 되다지금 내 모습은 그동안 내가 선택했던 거의 최종 결과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문제점들은 단순히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그 여파가 지금에 이른 것이다. 양적완화는 금융 시스템에 거대한 유동성을 밀어 넣어주는 동시에 장기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하기에 장기채권 금리가 낮아지면서 장기채권의 투자 매력을 낮춘다. 돈은 넘치는데 장기채권의 매력이 사라졌으니 은행들은 수익을 내려고 만기가 훨씬 더 긴 채권이나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위험한 자산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연준은 몇 차례 양적완화를 되돌려고 시도했지만 그럴 때마다 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바람에 돈의 수도꼭지를 다시 열었다. 코로나19가 닥쳤을 때도 연준은 300년 동안 늘었어야 할 화폐량에 맞먹는 돈을 두 달 사이에 찍어냈다. 그 10년 사이에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격차가 극적으로 커졌다. 미국 기업들의 부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며, 이 부채가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재포장되어 월가의 거대 은행들 사이에서 거래되면서 은행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2008년 위기 직전에 모기지 대출이 어마어마하게 활황을 누리던 시기에도 그랬듯이 말이다. 미국 부채 디폴트 위기 등 민주적 기관들이 기능 마비를 겪을수록각국 중앙은행들이 전면에 나서서 벌여온 일미국 의회에서 종종 빚어지는 의회 갈등과 ‘국가 디폴트 협상’을 보면서, 전 세계인이 최강국 미국의 부도 위기를 우려 하는 상황이다. 정치적 갈등이 첨예해져 의회나 행정부가 제 기능을 못할수록, 전문성으로 빛나는 연준이 전면에 나서서 불편부당한 해법을 제시하는 듯이 활동하고, 각계각층의 여러 이견이나 조율 과정은 생략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연준이 어려운 경제 용어들로 장막을 드리운 채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집행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7장) “세계 각국에서 민주적 책무를 지니는 기관들이 점점 더 기능 마비를 겪으면서 중앙은행들이 경제 발전의 중심추 노릇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중앙은행이 이 일을 하라고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은 돈을 만드는 것뿐이었다. 어쩌다 보니 당면한 과제에 쓰기에는 가진 수단이 매우 협소한 것 하나밖에 없는 기관인 중앙은행에 세계가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더 오래 지속될수록 비용과 위험이 이득을 능가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었다.”(12장)사모펀드에서 연준으로 ‘엘리트 순환 경제’-버냉키, 파월 의장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이렇듯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펴낸 저자가 미국에서 가장 베일에 싸인 기관의 하나인 연준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지난 10년간 연준이 펼쳐온 정책이 어떻게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경제의 안정성을 위험에 빠뜨렸는지 추적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의사결정을 만장일치로 하는 연준에서 모두가 찬성한다고 할 때 “정중히 반대합니다”를 외친 캔자스시티 연은 행장 토머스 호니그가 있었음을 새로이 알게 된다. 호니그는 자신의 반대표가 FOMC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정면으로 연준 의장 벤 버냉키에게 도전한다. 이런 무모함에도 ‘내가 던지는 반대표가 연준 내에서도 이런 돈 풀기 정책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호니그의 생각은 상당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또한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연준에 등장하기 전 대형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서 일할 때 존 펠트너가 근무하던 렉스노드를 엄청난 이익을 챙기며 매각한 일 등 그의 삶의 궤적을 훑어본다.(15장) 그리고 그가 연준에 들어오기 전의 경험이 코로나19 이후 위기 대응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상세히 설명하며 언론에서 다루는 연준 이야기를 뛰어넘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책에 담았다.(7장)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칭해지는 제롬 파월이 역대 연준 의장 중 미국인의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는 것은 연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냉정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연준의 긴축이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이 시기에 이 책으로 연준을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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