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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ㆍ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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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ㆍ봄봄

을유라이브러리-1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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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28*188*20mm
ISBN13 9788932402840
ISBN10 893240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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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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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이 있는데 그 딸도 데릴사위를 해 가지고 있다 가 내보냈다. 그런데 딸이
열 살 때부터 열아홉 즉 십 년 동안에 데릴사 위를 갈아들이기를 동리에선 사위 부자라고 이름이
났지마는 열 놈이 란 참 너무 많다. 장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 고로 그담 딸을 데릴 사위
를 해 올 때까지는 부려먹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머슴을 두면 좋 지만 그건 돈이 드니까, 일 잘
하는 놈을 고르느라고 연방 바꿔 들였다.

또 한편 놈들이 욕만 줄창 퍼붓고 심히도 부려먹으니까 밸이 상해서 달 아나기도 했==지. 점순이
는 둘째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번째 데릴사 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 담으로 네번째 놈이 들어
을 것을 내가 일도 참 잘하고 그리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칠 않 는
다. 세째딸이 인제 여섯 살, 적어도 열 살은 돼야 데릴사위를 할터므 로 그 동안은 죽도록 부려먹
어야 된다. 그러니 인제는 속 좀 차리고 장 가를 들여 달라구 메를 쓰고 나자빠져라 이것이다.
나는 건성으로 엉, 엉, 하며 귓등으로 들었다. 몽태는 땅을 얻어 부 치다가 떨어진 뒤로는 장인님
만 보면 공연히 못 먹어서 으르렁거린다.

그것도 장인님이 저 달라고 할 적에 제 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예전 에 원님이 쓰던 것이라나
옆구리에 뽕뽕 좀먹은 걸레)를 선뜻 주었더라 면 그럴 리도 없었던 걸......그러나 나는 몽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곧이듣지 않았다. 꼭 곧이들었 다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 p.35
숙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의 키 자라기만 까맣게 기다리지 않았나. 언젠가는 하도 갑갑해서 자를 가지고 덤벼들어서 그 키를 한번 재 볼까 했다. 마는 우리는 장인님 이 내외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마주 서 이야기도 한마디하는 법 없다. 우물길에서 언제나 마주칠 적이면 겨우 눈어림으로 재보고 하는 것인데 그럴 적마다 나는 저만침 가서 '제에미 키두!'하고 논둑에다 침을 퉤, 뱉는다. 아무리 잘 봐야 내 겨드랑(다른 사람보다 좀 크긴 하지만) 밑에서 넘을락 말락 밤낮 요모양이다.

개 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보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뼉다귀가 움츠라 드나보다, 하고 내가 넌즈시 그 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하러 가면 서낭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의 키 좀 크게 해줍소사. 그러면 담엔 떡 갖다 놓고 고사드립죠니까.' 하고 치성도 한두 번 드린 것이 아니다. 어떻게 되먹은 긴지 이래도 막무가내니….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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