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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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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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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6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170*230*35mm
ISBN13 9788978895323
ISBN10 897889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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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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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비빔밥’이라는 정신이 있다. 비빔밥은 장르의 크로스오버(cross over), 퓨전(fusion)의 기술을 일찍이 가르쳐준 셈이다. 표준화, 획일화로 대표되는 모더니즘과 달리 다양성과 개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미학이 비빔밥에 있다. 비빔밥은 밥 위에 놓인 각종 재료를 과감히 해체하고, 먹는 이가 고추장이나 소스로 직접 퍼포먼스 하듯 비벼서 융합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건강식이다. 일본에서는 예쁘게 나온 음식 섞는 것을 금기로 여긴다. 하지만 한국인은 자기 앞의 그릇 안에 담긴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 비비는 것이 자연스러운, 주체성 있는 민족이다.
--- p.24

우리가 이룬 ‘한강의 기적’ 밑바탕에는 우리 민족의 근면성과 ‘빨리빨리’ 정신이 깔려 있었다. 사실 경제개발 계획 이전부터 이미 빨리빨리 사고(思考)는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박고 있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농경사회에서는 못자리-모내기-제초-추수를 제때 해야 한다. 시기를 놓칠 수 없기에 1년을 사계절과 24절기로 나누어 ‘빨리빨리’ 부지런히 일해야 먹고살 수 있었던 것이다.
--- pp.32~33

한국인은 ‘레지스탕스 민족’이다. 역사적으로 주변 강대국들에 의해 끊임없는 침입을 당해오면서 우리는 생존하는 법을 터득해왔다. 우리 민족은 외세에 맞선 독립운동부터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까지 불의에 저항해왔다. 레지스탕스 정신은 우리의 DNA다. 우리 민족의 특기가 ‘국난 극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저항 정신은 비판 의식으로 이어진다.
--- p.50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우리는 고대 그리스 비극만큼이나 처절한 현실의 드라마를 체험한 민족이다. 트라우마가 많은 우리는 웬만한 드라마에 감동하지 않는다. 한국의 TV 시청자, 영화 관객의 기대 수준은 높다.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드라마나 영화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에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흥미진진하며, 반전과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감독들은 더 빼어난 연출력을 발휘해야 했을 것이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잔혹 미학도 그 영향일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를 겨냥하며 수준을 높였고, 결국 세계인들을 매료시키지 않았을까?
--- p.76

신축성과 융통성의 보자기, 기동력 있게 휴대할 수 있는 보따리, 무엇이든 싸먹는 건강식 보쌈……. 보자기는 생활용품에서 의복이 되고, 보따리는 정착지를 찾아가는 피난민의 애환에서 현대작가의 예술품이 되었다. 보쌈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뉴요커, 세계 미식가들의 테이블로 진화했다. 이처럼 의생활, 주생활, 식생활까지 우리 민족은 늘 ‘복(福)’을 기원해왔고, 보자기, 보따리, 보쌈 등 일상에서 마음을 담아갔다. 한국인의 의식주, 소품 하나하나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세계인들은 지금 한국의 맛과 멋과 함께 심오한 철학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 p.121

오늘날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한류의 열풍 속에서 세계인은 한글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3년 1월 CNN은 “한국은 세계에 K-팝과 K-드라마를 가져왔다. 한국어는 다음이 될 수 있다(South Korea brought K-pop and K-dramas to the world. The Korean language could be next)”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CNN은 외국어학습 앱(APP) 듀오링고(Duolingo)의 조사를 인용해 중국어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수가 많다고 전했다.

2022년 최다 다운로드 언어 앱 1위는 영어, 2위는 스페인어, 3위는 프랑스어, 이어서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한국어가 7위였다. 그 뒤로 중국어, 러시아어, 힌두어 순이었다. 특히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외국어 1위이며, 태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CNN은 이 같은 한국어 붐은 한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 pp.132~133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의 IT 인프라 덕분에 광대역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어 모든 가정이 잠재적인 게임 스테이션으로 변모했다. 비디오게임을 통해 겨루는 E스포츠(Electronic Sports)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게임 실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 되었다. 2013년 베스트셀링 PC 실시간 전투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시리즈의 톱 15를 모두 한국인 게이머들이 차지하며 ‘대한게임국’으로 공인받았다. “프로게이머는 서울대 입학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 p.162

〈워싱턴포스트〉는 (……) 한국 요리의 세 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첫째는 자연과 시간이 핵심이다. 김치와 장류 등 발효식품처럼 1년 내내 즐길 수 있도록 재료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며, 소화기 건강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둘째는 ‘음식이 약〔藥食同源〕’이라는 철학이다. 김치는 건강한 섬유질과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를 함유할 뿐만 아니라 장내 생물군계와 면역체계 활성화를 돕는다. 또한 심장에 좋은 해산물과 인삼 등 균형 있고, 영양가 있는 채소와 허브가 식단에 기여한다. 셋째는 균형의 개념이 녹아 있다. 비빔밥 같은 대표 요리는 탄수화물, 섬유질, 단백질의 균형을 한 번에 만족시킨다.
--- p.189

2021년 7월 〈워싱턴포스트〉는 「K-팝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나(How K-Pop Conquered the Universe)」에서 K-팝 성공의 비결을 중독성 있는 노래, 현란한 포인트 안무, 유튜브 마케팅, 능수능란한 SNS 활용, 헌신적인 팬들의 활동 등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팬들이 안무를 따라하면서 SNS에 공유한다”면서 국제 수화를 차용해 만든 BTS의 「퍼미션 투 댄스」 안무를 예로 들었다. BTS, 제니퍼 로페즈와 작업했던 가수 시에나 라라우도 “트렌디한 댄스는 K-팝을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 pp.209~210

미국 대도시 어느 동네에서든 태권도장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오래전 필자가 맨해튼 첼시의 한 태권도장에 갔을 때 어린이부터 성인 그리고 여성까지 뉴요커들이 흰 도복을 입고, 한국어로 외치는 것을 보니 짜릿했다. 태권도(跆拳道/ Taekwondo)의 한국어 용어들은 김치나 불고기보다 훨씬 전부터 미국인에게 퍼졌다. 미국에서 태권도가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는 인성을 강조하는 수련체계에 있다. 철학이 있는 무술 태권도는 정직성(honesty), 성실성(integrity), 존중심(respect), 인내심(perseverance), 자신감(confidence)과 리더십(leadership) 등 인성교육을 강조했으며, 그 뿌리는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 이준구 대사범이 내렸다.
--- p.246

미국 각 주(State)에선 속속 ‘김치의 날(Kimchi Day)’을 선정하고 있다. 2022년 2월 17일 뉴욕주의회는 11월 22일을 뉴욕주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2020년 2월 버지니아주, 2021년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세 번째다. 뉴욕주의회는 론 김 하원의원이 발의한 ‘김치의 날’ 결의안에서 “뉴욕주에서 김치의 인기와 수요 및 수출 증가, 김치의 역사, 건강식품으로서의 우수성과 함께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이며 2013년 유네스코가 김치 준비·보존 과정인 김장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 매년 11월 22일을 뉴욕주 ‘김치의 날’로 제정한다”고 명시했다. 2022년 6월 워싱턴 DC 의회는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1월 22일은 배추와 무 등 각종 김치 재료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증강,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 효능을 낸다는 의미로 지정되었다.
--- p.264

은근과 끈기라는 DNA를 갖고 있는 한인 여성은 경쟁이 심한 스포츠에서 죽도록 연습하는 자세로 극기 훈련을 통해 정신력을 배양한다. 대개 취미로 골프를 시작하는 외국 여자 선수들과 달리 한국 선수들은 프로 세계에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집념을 보인다. 프로의 성공에는 돈이 따르기 마련이다. 여기에 끈기, 오기, 강단, 배짱, 평정심, 집중력, 목표, 침착성으로 똘똘 뭉친 정신력은 체력이라는 열등함과 악조건에서도 버틸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강한 정신력은 다른 민족이 따라잡을 수 없는 한인의 근성이다.
--- p.296

풍자(諷刺, satire)와 해학(諧謔, humor)은 우리 민족의 DNA다. 한민족은 오래전부터 예술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와 도덕적 모순을 가차 없이 풍자해왔다. 억눌림을 인내하면서 쌓인 슬픔인 한(恨)을 복수로 대응하지 않고, 그로부터 흥(興)으로 풀어내서 춤과 노래로 신명 나게 대중과 소통해왔다. 탈춤(가면극), 판소리, 그리고 풍속화와 민화는 각각 무용, 음악 및 미술이라는 장르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유머를 담은 예술이다. 속담과 수수께끼 역시 한민족의 지혜와 유머, 한국어의 기교가 어우러진 구비문학의 일종이다.
한국인은 한의 민족이자, 흥의 민족이다. 그 한을 흥으로 승화시키는 재능이 바로 오늘의 한류(Korean Wave)를 일으킨 원동력이 아닐까?
--- pp.307~308

오늘날 ‘클래식 한류(K - Classic)’가 음악계를 흔들고 있다. 세계 주요 콩쿠르에서 젊은 음악가들이 연달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때 러시아와 일본 출신 연주자가 휩쓸던 클래식계에서 한인 은하수가 빛을 발하는 중이다. 한국이 클래식 강국으로 부상한 것에 대해 세계 음악계는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들은 1960년대부터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첫 연주자는 1965년 피아노 신동 한동일이었다. 이후 김영욱, 정경화, 정명화, 강동석 등 제1세대 음악가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했다. 1980년대엔 바이올린 천재 사라 장이 등장했으며, 1990년대엔 첼리스트 장한나가 데뷔했다. 이 즈음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백혜선, 바리톤 최현수, 첼리스트 조영창이 메이저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날리던 2세대의 주역이었다. 2000년대 이후엔 피아니스트 김선욱으로 시작, 조성진 · 문지영 · 선우예권 · 임윤찬, 성악가 박종민 · 서선영 · 홍혜란 · 황수미 등이 메이저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제3세대가 K-클래식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 p.345

BTS는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그들의 경이적인 인기와 기록에 열광하며 대서특필했다. 〈롤링스톤〉은 2021년 6월호 잡지 54년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 그룹을 표지로 BTS를 싣고,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BTS의 대성공: 어떻게 이 젊은 슈퍼스타들은 음악산업의 규칙을 다시 쓰고, 세계 최고의 밴드가 되었나(The Triumph of BTS: How seven young superstars rewrote music-biz rules and became the biggest band in the worl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롤링스톤〉은 “마법의 카리스마, 장르를 초월하고, 매끈하면서도 개인적인 음악, 심지어는 무해한 남성성에 피부관리에 집중하는 남성성”을 지목하며 “이 모든 것이 마치 더 밝고 희망적인 시대에서 온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 p.377

한국인은 음식의 맛을 (눈으로) 보고, (식탁에서) 냄새를 맡고, (보글보글 끓는 전골이나 지글지글 익는 불고기) 소리로 들으며, 입 안에서 음미하고 온몸으로 (매운맛을) 느끼는 민족이다. 우리는 식사 후 “개운하다”, “시원하다”고 말한다. 마치 사우나에서 방금 나온 것처럼 온몸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한식이다. 한국인에게 식사는 이처럼 총체적인 체험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 음식에서도 이 짜릿한 흥분감, 한식이 주는 황홀경(food ecstasy)을 느끼지 못한다. 한식에 대한 욕구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원초적인 욕망인 듯하다.
--- p.414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2020년 3월 오피니언 칼럼 「한국은 민주주의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South Korea shows that democracies can succeed against the coronavirus)」에서 일부 논평가들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권위적인 통치와 위기관리 경영의 우수성을 입증한다고 논쟁하지만, 실제로 민주주의가 공중보건을 보호하는 데 훨씬 적합하다고 밝혔다. 그 예로 한국을 들며, 중국의 권위적이며 폐쇄적인 대응책과는 달리 한국은 교육, 투명성 및 자발적인 시민사회 참여로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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