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4기설’에서 ‘자연의 인간화’에 이르는 이 다섯 개의 소론은 혹시 저자가 앞서 펴냈던 사상사 3부작(『중국고대사상사론』『중국근대사상사론』『현대사상사론』)이나 미학 3부작(『미의 역정』『화하미학』『미학사강』)등 수많은 저술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저자의 근본적인 문제이식을 종횡으로 엮어 저자 자신이 세계관, 사회관, 정치관, 인생관 등을 이 책 한 권에 담아낸 뒤 절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해야 할 말을 다 담아내지 못한 듯 ‘기묘오설을 보충한다’는 취지로 『역사본체론』이라는 소책자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2년)
--- p.219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간접 기원이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문제’다. 유학이 발전하려면 달리 방책을 찾아내거나 다른 방도를 세워야만 하는데 이러한 ‘방책’과 ‘방도’를 어떻게 찾고, 세울 수 있는가? 나는 그 시대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유학 발전의 진정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유학과 그 전통이 직면한 당대의 도전은 안과 밖의 두 측면에서 유래하는데 모두 근대화와 관련이 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적응할지가 유학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가 되었다.
--- p.24 '유학의 4기를 말하다' 중에서
결론적으로 말해서 유학 4기 학설은 도구본체(과학기술-사회발전인 ‘외왕’)와 심리본체(문화심리구조인 ‘내성’)를 근간으로 삼아 개체 생존의 독특성을 중시했고, 자유로운 직관(아름다움으로 참됨을 열다)?자유로운 의지(아름다움으로 선함을 쌓다)?자유로운 즐김(자연스러운 개체의 잠재적 가능성을 실현한다)을 해석했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내성외왕의 이치’를 세워서 정감적인 ‘천지국친사’의 종교적 도덕을 충만하게 하고 본보기로 자유주의의 이성 원칙인 사회적 도덕을 이끌어내어(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실용이성’ ‘낙감문화’ ‘하나의 세계’ ‘도度의 예술’이라는 중국의 오래된 전통을 계승했다. 제4기와 제3기의 관계는 유학의 기본 정신과 특징의 연속에 있는 것이지, 개념과 언어의 답습이나 해석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유학 4기’ 또한 다른 주제와 범주에서의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요컨대 유학 4기에서는 다른 학파와 자유롭게 병존하고 절차탁마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개척해야 한다.
--- p.45~6‘유학의 4기를 말하다’중에서
이 글에서 서술한 것은 모두 변변치 못한 자료를 이용해서 매우 거칠게 한번 다뤄본 것이다. 예컨대 무巫에서 서筮, 사史, 예제禮制로 나아간 것은 단지 이상적인 형태로 단순화된 논리적 진술이지만 아마도 실제적인 역사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함께 설명되고, 들쭉날쭉하게 나아가 훨씬 다양하고 복잡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아직도 역사가들의 자세한 탐구를 기다리는 문제다. 이 글의 목적은 단지 논점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이지 전면적으로 탐구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일찍이 무술예의에서 활기차게 뛰어오르던 먼 옛날 조상들의 영혼과 생명을 큰 소리로 불러내어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기를 바라며, 이것이 매우 중요한 원천이자 매개고리이기 때문에 더욱 깊이 있고 정확하게 중국문명의 기본적인 특징과 전통적인 정신을 파악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날의 것을 이어받아 앞길을 개척하고 원래의 바탕 위에서 더욱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 p.94~95‘무사전통을 말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