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돈을 쓰는 직업이다. 돈을 벌려고 애쓰는 다른 직업과 달리, 공무원은 돈을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발전을 위해, 공무원은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예산을 짜고 집행해야 한다. 쓰레기 수거부터 인공위성 발사까지,
---「서문」중에서
행정의 눈먼 돈을 향한 일부 주민의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행위는 시민의식이 높아지지 않는 한 개선이 불가능하다. 공공서비스는 예산 투입에 대한 성과 확인이 어렵고, 집행으로 평가받는 관행 때문에 예산이 낭비되는 경향이 있다. 공공 갈등이 발생하면 행정은 실질적인 갈등 해결보다 주민 반응과 언론 보도를 지켜보며 눈앞의 문제 수습에 집중한다.
---「1장」중에서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이다. 주민의 참여와 감시를 통해 지역의 정치와 행정의 적합성과 반응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단체장의 비전 제시 능력과 실행력, 의회의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고 주민의 준법정신과 질서 의식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공무원의 갑질이 사라지자 민과 관의 효율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성 민원과 일부 지방의원의 갑질로 대체되고 있다.
---「2장」중에서
인구 위기로 촉발된 지방의 위기는 지방대학의 위기이기도 하다. 대학은 연구개발과 젊은 인재 육성은 물론 새로운 역할로 지역의 평생 교육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이게 지역과 대학이 함께 사는 새로운 블루 오션이다. 정부는 공평한 재정지원과 폐교까지 포함한 대학별 역할 조정에 나서야 한다. 대학을 연구와 교육 기능을 넘어 지역공동체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으로 조성해야 한다. 특히 노인, 여성, 청년, 비정규직을 위한 강력한 성인 학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3장」중에서
언론과 의회의 문제 제기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 공무원은 매일 유사한 일을 끈질기게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가끔 수사와 징계도 받고 불이익도 받지만 중단할 수 없는 과제다.
---「4장」중에서
권위주의 시대에 노동자의 투쟁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의 강고한 투쟁과 국민의 지지와 연대로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노조 행태는 안타깝게도 빛나는 역사를 구태로 만들고 있다.
---「5장」중에서
지방자치의 중요한 수단인 선거가 오히려 지역을 피폐화시키고 있다. 지방 선거, 총선, 대선, 보궐 선거 등의 잦은 선거는 주민의 의식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대가성, 연고성 투표를 고착했다. 게다가 농촌 지역의 각종 조합장 선거는 공공연한 매표로 주민들의 준법의식마저 마비시켰다. 몇몇 이해관계가 맞은 사람들이 조직한 시민단체는 선거 입후보자의 거점으로 활용되어 사사건건 행정에 시비를 걸고 있다.
공무원의 소신 있는 의사결정과 신속한 일처리를 위해 공정한 인사제도, 정책실명제, 옴브즈맨(ombudsman) 제도 등을 도입해도 단체장의 부당한 간섭을 막기 어렵다. 선거직의 특권 제한, 정당 공천과 선거제도 개선, 유권자의 엄격한 투표 심판,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그나마 효과가 조금 있을 것 같은데 이 모든 권한을 국회가 독점하고 있으니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6장」중에서
비서실에 포진한 캠프의 출신들은 스스로 문고리 권력이 돼, 보고 시간을 정하고 보고 내용을 사전에 협의하라는 월권도 저지른다. 그들은 단체장의 뜻이라며 인사안을 먼저 보려 하고 근무평정에 개입하려 한다. 언론과 의회의 민원 해결을 들먹이며 기준 없이 장기 교육생을 선발한다. 사정이 이러니 캠프 출신이 아닌 일반 직원도 비서실 근무를 하면서 비서실장의 의도라며 자신의 욕심을 채운다. 이들 역시 능력보다는 지연이나 학연 등의 연고와 친분으로 비서실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의 빠른 승진을 위해 기존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6장」중에서
그동안 아무런 보상 없이 관행적으로 위험 상황에 동원한 군인, 학생, 공무원은 부모와 노조가 반대해서 빠지게 됐다. 무조건적인 살처분에 반대하는 농가와 단체들이 늘어나고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고 있어 농림부의 일방적인 지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과연 살처분이 최선인지 의심스럽다.
---「7장」중에서
언론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기초자치단체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지방지 주재기자거나 보통 주간으로 발행하는 지역지 기자들이 대부분이다. 중앙지나 방송기자는 주재하지 않고 전국적인 통신사 기자들이 여러 지역을 겸임하며 가끔 시청에 출입하기도 하지만 시청 상주 기자는 대부분 지방지나 지역지 기자이다. J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는 30명이 넘는다. 여기에 인터넷 매체 기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별도의 생업이 따로 있고 기자증은 생업 지원에 쓰인다.
---「7장」중에서
미래에 필요한 일이 획일적인 8시간 노동으로만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불확실한 노동의 미래에 대비해 행정은 직접적인 소득 지원과 일자리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행정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중간에 기관이나 단체를 경유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정은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국민을 위한 등대가 되어야 한다.
---「8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