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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1

: 3부 3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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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134*194*30mm
ISBN13 9791130699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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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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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는 봉순이 문제를 아직 꺼내놓지 못하는 자신의 감정을 다시 되씹어본다. 서울서 함께 내려온 김환의 모습도 눈앞을 지나간다. 형평운동에 깊이 관여했으며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청년들과 부단히 접촉하고 있는 관수의 근황도 머릿속에 떠오른다. 김환이 돌아왔기 때문에 관수의 현 위치를 검토해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아주 늙어버렸기 때문에 기대할 수 없는 혜관의 모습도 눈앞을 지나간다.
---「자살」중에서

고등계(高等係)에는 연학과 줄이 닿는 형사가 하나 있긴 있었다. 오륙 년 전 홍이가 하동서 진주경찰서로 넘겨졌을 때 약을 먹여놓은 사람인데, 그동안 부산으로 가 있다가 요즘 다시 진주로 돌아온 오형사, 그러나 연학은 이번 사건을 위해 그에게 접근하지는 않았다. 홍이의 경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홍이 진주로 넘어왔을 때는 이미 혐의가 없다는 그네들 심증이 있었고 사실 캐봐야 캐낼 건더기, 근거가 없었으니까 형사를 매수하는 데 위험이 적었다.
---「환의 죽음」중에서

환국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으나 다음 순간 두 손을 등 뒤에 감춘 소녀의 얼굴은 거의 잿빛이었다. 크고 뚜렷한 눈동자가 환국이를 노려본다. 그 눈빛은 살기였으며 어둡게 타는 불꽃이었다. 언제 그랬는지 소녀는 병원 안으로 사라졌고 환국이는 병원 밖에 나와 있었다.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고 차가웠다. 환국은 토할 것만 같은 현기를 느끼며 걸음을 옮긴다.
---「사춘의 상처」중에서

《청조(靑鳥)》 잡지사 사무실 문을 밀고 강선혜가 푸른 머플러를 너풀거리며 들어섰을 때 둘러앉아서 얘기를 하며 웃곤 하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었다. 아직은 가을인데, 책상과 의자와 사람 이왼 별다른 비품이 없는 사무실 안은 초겨울같이 썰렁했다.
---「수모」중에서

텅 비어버린 운동장을 질러서 건물 안으로 들어간 봉춘네는 몸을 부르르 떤다. 운동장의 바람 대신 교사 안의 냉기가 심장을 꿰뚫는 것 같다. 그것은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봉춘네는 교회당을 제외한 큰 건물에 대해서는 늘 무섬증 비슷한 것을 갖고 있었다. 기웃기웃하다가 봉춘네는 눈에 띄는 도어를 살며시 밀어본다. 난롯가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책을 읽고 있는 석이 뒷모습이 보인다.
---「사랑과 미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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