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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5부 3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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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134*194*35mm
ISBN13 9791130699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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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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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입구와 달라서, 동대문 시장을 끼고 있는 4정목에서 5정목에 이르는 길가 점포는 땅에 엎드린 듯 낮은 데다가 구건물이 뒤섞이어 초라하고 을씨년스러웠다. 게다가 진열된 상품도 별로 없어 휑뎅그렁했다. 유리창 안에 시꺼멓게 칠을 한 관(棺)과 백골의 관이 포개어진 광경이 명희 눈에 띄었다. 삼베 피륙이며 향로 촛대 따위도 눈에 들어왔다. 장의(葬儀)에 소용되는 물품을 파는 장의사 같은 점포였다. 명희는 그 앞을 서둘러 지나쳤다.
---「소식」중에서

봄이 가고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여옥은 비로소 병자(病者)가 되었다. 누가 보아도 그는 병자였지만 미라는 아니었다. 해골도 아니었다. 이 병자를 두고 그의 오빠 내외와 명희는 기뻐했다. 또 한 사람이 기뻐했다. 그는 여수에 있는 최상길이었다. 며칠 전에 그는 서울에 다녀갔고 서울 온 김에 들렀다고 말은 그렇게 했다.
---「산행」중에서

그동안 모화는 살아갈 길을 뚫어보려고 많이 생각했지만 별무신통이었다. 군수품을 만드는 어포공장, 통조림공장에 나가볼까도 생각했으나 수입은 쥐꼬리만 한데 그나마 감독하고 교제를 해야만 자리 하나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고 시골이나 섬으로 돌아다니면서 도붓장사를 하려고도 했다. 입치레는 된다는 얘길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먼저 시작한 도부꾼들이 단골을 다 점령해버렸다 하며 말리는 사람이 있었다.
---「모화 일가」중에서

뺨을 연달아 갈긴다. 그러더니 선자를 벽면 쪽으로 끌고 가서 벽에다 머리를 짓찧기 시작했다. 쓰러지니까 발로 차고 짓밟고 이시다는 완전히 짐승이 되었으며 들린 사람 같았다. 학생들 속에서 고함과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일본학생들만은 차갑게 구타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서운 폭행이다. 선자의 비명과 이시다의 으르렁거리는, 포효하듯 외쳐대는 소리, 무시무시한 폭행이다.
---「적과 흑」중에서

담배 연기를 후우 하고 내어뿜는다. 그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다. 함께 술을 마시다가 환국이 흘려버린 말이었다. 어머니가 양현을 며느리로 삼으려 하시는데, 그게 가능할까?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그 순간 영광은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양현에게 사랑을 고백한 일도 없었고 자신의 신부로 꿈꾸어본 적도 없었는데, 그러나 영광은 때때로 양현을 소유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다. 그것은 불가능에 대한 몸부림 같은 것이기도 했다.
---「사랑의 피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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