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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토지 8

: 2부 4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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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134*194*30mm
ISBN13 9791130699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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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윤도집댁에 당도한 두 사람은 인색스런 가모(家母)지만 음식 솜씨가 좋은 이 집에서 저녁을 치렀다. 깐깐하고 냉정한 성미의 윤도집과 역시 깐깐하고 능청스런 공노인, 서로 사이에 까칠까칠한 까시랭이 같은 것이 느껴졌던지 몇 마디 오가는 얘기는 겉돌기만 하였고 장승같이 앉아 입을 떼려 하지 않는 환의 존재도 거북했던지 윤도집은 초저녁에 자리를 떴고 사랑의 불도 초저녁에 꺼졌다.
---「영웅의 아들」중에서

길상이보다 두세 살쯤 위일까? 몸집이 작은 사내는 시종 여유 있는 미소를 띠며 술잔을 거듭했다. 그러나 미소 짓는 사내의 얼굴은 온유하기보다 오히려 그 미소로 하여 싸늘한 냉기를 느끼게 한다. 연장자인 권필응의 앞이어서 그랬는지 술버릇도 좋았고 단정한 몸가짐에는 잘 훈련된 흔적이 있었으며 평지를 같은 보조로 가듯이 억양 없는 나지막한 음성이었다. 어쨌건 좀 파악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는 상해에서 오는 길이며 이름은 신태성(申泰成)이라 했다.
---「황막하다는 것」중에서

저녁 무렵, 퇴근 때가 가까워지면은 속을 부글부글 끓이는 김두수였다. 요즘에 와선 그런 심화가 부쩍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털고 일어서려면 언제든 그럴 수 있었고 애초부터 김두수에게 이 자리는 잠정적인 것, 자신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거리에만 나가면 득의에 찬 얼굴, 존대해지는 걸음걸이, 도시 세상이 우습게 여겨지는 것은 이 년 전 회령경찰서에 왔을 당시와 다를 것이 없었다.
---「최종 보고」중에서

유쾌한 여행이었다. 다음 정거장이 하얼빈이다. 길상은 환이 화술에 말려들어 웃기를 몇 번 했는지. 그중에서도 조준구 골탕먹인 얘기가 젤 우스웠다. 아마 환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보기도 처음이겠으나 길상은 신기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지금껏 뇌리 속에 있던 인물과 이렇게 상반할 수 있는가 하고. 이따금 환이는 소년같이 웃었고 창밖을 호기심에 가득 차 바라보기도 했었다. 평범한 친구였다. 손위라는 생각도, 신비스런 그 과묵의 얼굴도 아니었다. 수백 개 화살같이 세게 날아오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불륜의 죄악을 안고 어둡게 타는 눈도 아니었다.
---「추적」중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어디서 어떻게 해서 불어오는 바람인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용정거리에 불어오는 바람, 길모퉁이를 스쳐가고 시장거리를 휩쓸어가고, 비 떨어지는 하늘을 보다가 급히 장독 뚜껑을 닫으면서 아낙들이 얘기를 나누는 여염집 안마당에 머물다 가고, 풍문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한때 두매가 하숙하고 있었던 집에서도 풍문에 대한 의견은 구구하였다.
---「화살같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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