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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날들에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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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226g | 117*190*14mm
ISBN13 9791197710742
ISBN10 119771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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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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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온 힘을 다해 울었던 게 언제였나 생각해 본다. 어제는 많이 울었지만 온 힘을 다해 우는 것은 많이 우는 것과 다르다. 아이 같아지고 싶을 땐 온 힘을 들여야 하는 법이다. 언제나 아이 같은 마음이길 꿈꿨으면서 온 힘을 다하는 것을 종종 망각했다. 온 힘을 들여 내일은 조금 더 아이 같아질 수 있을까. 태초에 의도되었던 나로 빚어지는 생의 과정 또한 온 힘을 들여야만 하는 일일 테다. Chloe를 달래러 방을 나선다.
---「14번 글 | 2021.12.10 애틀랜타」중에서

겨울의 여행자는 부지런해야 한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바깥으로 나서고 해가 질 때 귀가하는 것. 마치 시계가 없던 시절의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처럼. 해가 가장 짧은 날이었다. 그러나 낮이 가장 긴 날인 것처럼 걸었다.
---「19번 글 | 2021.12.19 보스턴」중에서

과시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소란 떨지 않고 많이 읽고, 고요하게 읊조리듯 살고 싶다. 나의 작은 소망이다.
---「49번 글 | 2022.5.2 세종」중에서

고흐를 얼마간 이해하게 되었다. 지독하게 외로웠던 사람. 누구에게라도 납득시킬 수 없는 내 고독, 내 외로움인 것을 안다. 오롯이 끌어안고 가야 할 나의. 비범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술을 끌어안는 나의 슬픈 자화상.
---「74번 글| 2022.8.28 세종」중에서

“괜찮다. 괜찮아지고 있다.”
나는 과연 무슨 수로 그것을 확신하는가? 하루아침에도 무너져 내리는 ‘괜찮음’을. 갑자기찾아와 다만 죽음 만을 원하도록 뒤바꿔 놓는 것을.
---「87번 글 | 2022.8.19 세종」중에서

그치지 않는 눈물을 계속 훔치면서도 나는 절대자의 사랑받는 자로서 명예를 누리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약함이나 슬픔, 병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기꺼이 나를 끌어안으며 자기 아들을 내어준다. 용납되는 못난 나, 그래서 명예로워지는 나.
---「101번 글 | 2022.5.30 세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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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푸른빛만으로는 아직 한밤중인지, 동이 틀 준비를 마친 새벽녘인지 알지 못한다. 서글픈 기색이 서린 서정의 글은 울음보다는 웃음을 향해 있다. 그늘의 문장은 어둠보다는 다정한 안식처에 가깝다.
- 가랑비메이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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