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을 넘어 상대가 가진 것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인 질투심으로 나아가면 자신과 상대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감정으로 악화된다. 자신의 불행을 타인에 대한 적개심과 공격성으로 해소하려 드는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정서는 건강한 사회적 삶을 앗아간다. 사람들은 질투심을 느끼면 애먼 공격성으로 자존감을 지키려 든다.
---「1부, 비교는 ‘만족’이 아니라 ‘후회’를 낳는다, 24쪽」중에서
〈신호등〉에 등장한 “새빨간 얼굴로 화를 냈던 친구”와 “새파랗게 겁에 질려 도망간 친구”는 단순히 노란불의 모호함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걸 견딜 만한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신호등이라는 사회시스템을 만든 어른들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신호등〉은 사회 초년생의 혼란을 노래했지만, 그 이면에는 기성세대들이 만든 역설적 시스템과 이를 불신하는 젊은 세대의 구조적 불안이 깔려 있는 듯하다.
---「1부,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45쪽」중에서
그런 의미에서 짙은의 〈밤 기차〉 속 화자는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봄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떨치고 지나간 사건들을 새롭게 재구성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편지라는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리라. 그래서인지 〈밤 기차〉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려고 시도하며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서 이전보다 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부, 부정에서 긍정으로 나아가는 힘, 103쪽」중에서
아이젠버거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신체적 고통이 완화되는 것처럼, 진통제가 실연의 아픔을 줄여줄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도 했다. 실험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실연의 아픔, 배신의 고통, 따돌림의 상처를 더 잘 극복했다. 두통에도 타이레놀이 맞지만, 실연에도 타이레놀이다.
---「2부, 사랑은 아픔일까, 치유일까, 127~128쪽」중에서
이러한 심리적 기제를 잘 살린 노래가 바로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다. 노랫말을 보면 상대방을 그저 스쳐지났기 때문에 얼굴에 드러난 정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사람을 거꾸로 봤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왜 헤어진 상대방은 나를 알아보아도 나는 기억하지 못했던 것일까? 물론 나도 이 노래에서 화자가 옛 연인을 진짜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른 척할 수밖에 없는 상태임을 잘 안다.
---「2부, 사랑했던 기억들이 바래지는 이유, 138쪽」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내가 감동받은 영화나 소설을 추천하면 그것을 보고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까? 사실 이 질문은 수없이 많은 심리학 실험에서 반복, 검증되어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아무리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려고 노력해도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다’고 믿는 왜곡이 나타난다. 타인의 생각, 믿음, 감정, 선호 등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3부, 다른 사람이 나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 216쪽」중에서
문화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James Frazer의 ‘전염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어떤 것의 속성이 다른 것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퀴벌레나 대변이 담겨 있던 컵을 세제로 깨끗하게 씻고 살균 처리까지 해서 깨끗한 물을 담아서 주어도 사람들은 선뜻 물을 마시지 못한다. 마음속에서는 혐오하는 무언가가 컵에 닿는 순간 이미 혐오적 속성이 전이되었다고 속단하기 때문이다. 전염의 법칙은 부정성에 더 강하게 나타나지만, 긍정성일 때도 나타난다. 그런데 전염의 법칙이 꼭 접촉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이 매개가 되면 아무런 접촉이 없더라도 전염이 쉽게 일어난다. 멜로망스의 〈선물〉에서 별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예뻐 보였던 이유도 감정 휴리스틱 때문이다.
---「3부, 감정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226~227쪽」중에서
우리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니 나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해보자. 내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노래가 들어 있을 것이다. 또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을 때도 노래를 활용해보자. 대화가 없더라도 노래를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나오는 말, 287~288쪽」중에서